배우 배성우가 감내해야 할 시선 [인터뷰]
1번 주연 배성우, 음주운전 사건과 공백기 고백
"사과드릴 수 있어 감사" 배성우의 정면돌파

배우 배성우가 주연작으로 돌아온다. 작품보다 배성우 개인을 향한 시선이 더 쏠리는 분위기다. 음주운전 논란 이후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대중은 싸늘하다. 그만큼 음주운전은 무거운 죄다. 쉽게 지워지지 않을 꼬리표다.
배성우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논란 이후 참석한 공식석상에서 "안녕하세요"라는 말보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이 먼저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영화 '끝장수사' 제작보고회를 통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이번에도 가장 먼저 사과를 전했다. 자신이 저지른 일로 상처받은 이들과 피해를 입은 이들, 그리고 다시 대중 앞에 서게 된 모든 과정에 대해 "죄송하다"고 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그는 "빚진 마음으로 영화 개봉까지 7년을 기다렸다. 안타까운 마음보다 제가 잘못한 일이라 죄송함이 컸다"고 재차 사과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잠을 설쳤어요. 원래 인터뷰나 공식석상에서 말하는 걸 어려워하는 편은 아닌데, 오랜만이기도 하고 그간의 일들 때문에 걱정이 많았습니다. 영화를 개봉하게 된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에요. 관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논란 이후 처음 선보이는 주연작이다. 주연 배우로서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는 작품이지만,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냉랭하다. 이에 대해 배성우는 "어떤 결과를 논하기보다 작품을 통해 사과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것 같아 감사하다"며 "제 잘못을 인정하고 속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이후 5년…
배성우는 2020년 11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지인과 술자리를 가진 뒤 운전을 하다 음주 단속에 적발됐으며 이듬해 2월 벌금 7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그는 주연을 맡은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서 중도 하차했고 모든 활동을 중단하며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이전에도 특별한 취미 없이 지냈기 때문에 생활 자체가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면서도 "다만 더 조심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면 안 되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고 말했다.
전성기를 누리던 배성우의 추락이었다. '내부자들' '더 킹' '안시성' '꾼' '변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등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온 그는 업계에서 '믿고 보는 배우'로 평가받았다. 그만큼 대중이 느낀 실망감도 컸다. 배성우는 논란 이후 대중의 반응에 대해 "저지르면 안 되는 일을 저지른 제 잘못이다"며 "게다가 저지른 잘못이 너무 컸다"고 반성했다.
3년간의 자숙을 마친 그는 2023년 영화 '1947 보스톤'으로 복귀했다. 이후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 디즈니플러스 '조명가게' 등을 통해 활동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주변의 도움도 컸다. 배성우가 하차한 '날아라 개천용'에는 소속사 대표인 정우성이 대체 배우로 합류했다. 연출자들은 배성우를 캐스팅했다는 이유로 덩달아 뭇매를 맞았다. '조명가게' 연출을 맡은 김희원은 그의 캐스팅 배경을 설명하며 직접 설득에 나서기도 했다.
배성우는 주변의 도움을 묻는 질문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입을 떼려다 멈추기를 반복했다. 그는 "뻔하지만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함께 작업을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더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전했다.
7년 만에 빛 보는 '끝장수사', 관객 반응은?
'끝장수사'는 좌천된 형사 재혁(배성우)에게 찾아온 마지막 기회, 두 명의 용의자가 얽힌 살인사건의 진범을 잡기 위해 신입 형사 중호(정가람)와 함께 서울로 향하며 벌어지는 범죄 수사극이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는 한 명의 관객으로서 접근하는데, 관객의 입장에서 봐도 재미있는 작품이었어요. 형사 버디물이라는 전형적인 부분이 있지만 그 안에 변주가 있어서 흥미로웠어요."
'끝장수사'는 2019년 촬영을 마쳤으나 코로나19와 배성우를 둘러싼 논란으로 개봉이 연기됐다. 연출을 맡은 박철환 감독은 제작보고회에서 "여러모로 속상함이 컸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배성우는 "감독님과는 촬영 이후에도 종종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배우들과도 관계를 이어왔다. 개봉이 확정됐을 때 정말 감사하고 다행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성우와 정가람의 티키타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배성우는 극중 일명 강력반 '진돗개'로 불리며 한 번 물면 어떤 사건도 절대 놓지 않는 집념과 본능적인 수사 감각을 지닌 형사 재혁 역을 맡았으며, 정가람은 재혁과 정반대 성향의 인물로 뇌와 재력, 열정까지 갖춘 인플루언서 출신 신입 형사 중호 역을 맡았다. 배성우는 "제가 먼저 캐스팅된 뒤 정가람 배우가 합류했는데 정말 반가웠다"며 "외모와 달리 순박하고 수더분한 친구다. 서로 의견을 조율하며 호흡을 맞춰갔다"고 전했다.
배성우는 '끝장수사'에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개봉이 연기된 이유와 뒤늦은 개봉 과정 모두 자신의 논란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작품은 작품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번 일을 겪으며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인간 배성우 역시 작품의 일부라는 걸 알게 됐어요. '끝장수사'를 떠올리면 더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는 실수하지 않고, 더 조심하며 살아가겠습니다."
김연주 기자 yeonju.kim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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