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발전소 공격’ 열흘 시한…韓·이란 정부는 소통 ‘엇박자’

윤호 2026. 3. 28.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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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가짜뉴스가 잘못된 주장” vs 이란 “투기세력이 허위정보 유포”
오만 무산담 주 경계 인근 라스알카이마 북부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 인근 페르시아만 해상의 화물선들.[로이터]

[헤럴드경제=윤호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발전소에 대한 공격을 오는 6일까지 열흘 더 유예하겠다며 이란에 종전협상을 촉구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위험이 여전한 가운데, 한국과 이란 정부는 이에 대한 소통을 두고 엇박자를 내 우려를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 정부의 요청에 따라 발전소 파괴의 기간을 미 동부시간 기준 4월 6일 오후 8시로 열흘 중지(pause)한다는 것을 알린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이란에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 시설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가 종전 협상을 이유로 23일 닷새간 공격을 유예한 뒤 시한을 다시 열흘 늘린 것이다.

이는 일단 협상 국면을 유지해 합의 도출을 도모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4월 6일’이라는 시점은 개전 6주 차로, 트럼프 행정부가 당초 거론한 전쟁 기간인 ‘4∼6주’의 종료 시기와 가깝다.

이번 전쟁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좋지 않고 유가와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어 전쟁을 설정한 시간 이상으로 지속하기에는 부담이 상당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과 관련해서는 “가짜 뉴스 매체와 다른 이들이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으나 현재 대화가 진행 중이고 아주 잘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란 측은 한국에 정반대 입장을 낸 바 있다. 주한이란이슬람공화국대사관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지난 24일간 미국과 어떠한 협상이나 대화도 진행된 바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며 “이와 같은 허위 정보의 유포와 확산은 시장 참여자들을 기만하고 인위적 영향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허위정보 유포 배후에는 해당 정보의 출처와 연계된 투기 세력들이 존재하며, 이들은 에너지 및 주식 시장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부당한 이익을 얻고 있다”며 “확인된 바에 따르면, 이들 투기 세력은 해당 허위 정보가 유포되기 직전과 직후의 수분 사이에 수백만 배럴 규모의 원유 거래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상군 투입을 포함한 강력한 군사 옵션도 시사해 향후 열흘이 이란전의 향방을 결정할 중대 분수령으로 예고됐다. 미국은 현재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대비해 육군 정예 82공수사단과 해병원정대 등 수천 명의 병력을 중동에 증파중이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예는 외교적 협상과 군사적 압박을 동시에 작동시키려는 정치적 데드라인 설정이라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한을 설정해 미국이 원하는 협상안을 정해진 시간 내에 가져오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지속할 수 있다는 최후통첩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시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이 주도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은 부담이 따른다”며 “국제사회의 공조 하에 현재 상황을 조망하면서, 한국이 제한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선제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미 동맹으로서 참가 여부도 결정해야겠지만 참가 방법과 수단에 대해서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 이란 정부는 상호간 소통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내 귀추가 주목된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는 사전 합의가 있으면 한국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장관이 최근 조현 외교장관과 통화에서 한국 선박 명단과 각 선박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란과 양자 차원에서 한국 선박 통항 문제를 논의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란에 한국 국적 선박 정보를 제공한 적도 없다고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쿠제치 대사의 ‘선박 정보 요청’ 발언에 대해 “한-이란 외교장관 통화 계기에 우리 측이 요청한 정박 중인 배의 인도적 상황 발생시 안전 조치에 관해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 내 정박 중인 한국 선박에서 물자 부족 등 인도적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란 측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한 것이지, 한국 국적 선박 통항 문제를 두고 양자 협상을 진행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중동 정세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 내 우리를 포함한 모든 선박에 대한 항행 안전 보장 및 글로벌 에너지 공급 정상화를 위한 긴장 완화 조치를 이란 측에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최근 중동 상황이 역내를 넘어 글로벌 안보와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역내 평화와 안정이 조속히 회복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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