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 하나도 어렵다”…초고령 사회, ‘효도 가전’이 바꾼 일상의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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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밥솥 앞에 선 70대 김모 씨는 예전처럼 버튼을 한참 들여다보지 않는다.
커진 글씨와 단순해진 메뉴 덕분에 '취사'까지 걸리는 시간은 몇 초로 줄었다.
쿠첸이 선보인 '골든 밥솥'은 글씨 크기를 기존보다 약 1.5배 키우고, 자주 쓰는 기능 6개만 전면에 배치했다.
고령층이 가장 힘들어하는 동작을 보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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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밥솥 앞에 선 70대 김모 씨는 예전처럼 버튼을 한참 들여다보지 않는다. 커진 글씨와 단순해진 메뉴 덕분에 ‘취사’까지 걸리는 시간은 몇 초로 줄었다. 사소해 보이는 변화지만, 매일 반복되는 동작에서의 피로는 확연히 달라졌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밥솥 시장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쿠첸이 선보인 ‘골든 밥솥’은 글씨 크기를 기존보다 약 1.5배 키우고, 자주 쓰는 기능 6개만 전면에 배치했다. 복잡한 메뉴 구조를 줄이고 ‘한 번에 끝나는’ 조작 경험을 만든 것이 핵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령층은 기능이 많을수록 오히려 사용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직관성을 높이는 설계가 구매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가전은 이제 ‘편리함’을 넘어 ‘신체 보조’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낙상은 고령층 사고 중 가장 치명적인 변수로 꼽히는데, 이를 기술로 줄이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흐름이다.
바디프랜드의 웨어러블 AI 헬스케어 로봇 ‘733’은 대표적인 사례다. 전원을 켜면 안마의자가 스스로 일어나 사용자의 승하차를 돕는 ‘스탠딩 설계’를 적용했다. 단순 마사지 기능을 넘어, 앉고 일어나는 과정 자체를 지원하는 구조다.
무릎 관절이나 하체 근력이 약한 사용자에게는 이 ‘몇 초의 보조’가 낙상 위험을 크게 낮추는 역할을 한다.
침대와 소파 같은 생활 가구도 빠르게 ‘헬스케어화’되고 있다. 단순 휴식 공간이 아니라 신체 부담을 줄이는 기능이 결합되는 흐름이다.
코웨이가 내놓은 ‘리클라이닝 마사지셋’은 척추 견인과 온열 마사지를 결합한 제품이다. 특히 버튼 하나로 상체를 눕히고 다시 세워주는 ‘자동 리클라이닝’ 기능은, 근력이 약한
고령층이 가장 힘들어하는 동작을 보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가구가 아니라 ‘집 안의 보조 장치’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의 중심에는 ‘효도’라는 단어의 의미 변화가 있다. 과거에는 자녀가 대신 해주는 것이 효도였다면, 지금은 스스로 생활할 수 있게 돕는 것이 더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령층이 늘면서 ‘돌봄 대상’이 아니라 ‘독립적인 소비자’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해졌다”며 “앞으로는 기술이 일상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능력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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