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영화 뜨자 때아닌 뜨개질 열풍···‘프로젝트 헤일메리’ 속 라바볼이 뭐길래

정교한 과학 이론으로 구축된 SF 영화가 의외의 방식으로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지난 18일 국내 개봉한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속 뜨개질 소품 ‘라바볼’이 전 세계 젠지 세대의 손을 바쁘게 만들고 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북미 개봉 첫 주말 8058만 달러를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했다. 2026년 개봉한 북미 영화 중 최고 수치다. 국내에서도 개봉 첫날 7만 6000여명의 관객을 모으며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와 함께 극장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 같은 흥행은 뜻밖에도 ‘뜨개질’이라는 유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극 중 뜨개질 소품인 라바볼은 주인공 그레이스(라이언 고슬링 분)가 중학교 과학 선생님 시절 수업 시간 아이들과 퀴즈 시간에 사용했던 지구 모양 공이다. 그가 인류 생존을 위해 우주 탐사를 떠나면서 가지고 간 특별한 추억이 담긴 물건이다. 라바볼은 오로지 홀로 헤쳐나가야 하는 극한의 공간인 우주에서 주인공에게 일종의 ‘정서적 앵커’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설정은 영화의 미학과도 맞닿아 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하드 SF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차가운 금속과 디지털 인터페이스 대신 손의 질감이 느껴지는 아날로그 소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레이스가 착용한 따뜻한 색감의 티셔츠와 스웨터 역시 같은 맥락이다. ‘체온이 느껴지는 시각적 언어’로 소품이 적극 활용된 것이다.

영화를 인상 깊게 본 관객들은 최근 뜨개질 열풍과 맞물려 ‘라바볼 뜨기’ 나아가 ‘주인공 스웨터 뜨기’가 하나의 놀이처럼 이어지고 있다. 이미 각종 커뮤니티에는 라바볼 뜨개 도안과 결과물, 그리고 각자의 시행착오들을 공유하며 영화에 대한 여운을 나눈다.
이 흐름은 이미 확산 중이던 ‘디지털 디톡스’ 트렌드와 맞물린다. 끊임없이 연결된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젠지 세대는 의도적으로 느리고 반복적인 행위를 선택하고 있다. 뜨개질은 그중 가장 상징적인 활동이다. 단순한 손놀림이지만 집중을 요구하고, 결과물이 눈에 보인다는 점을 매력으로 손꼽고 있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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