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조 내던진 외국인 “더 판다 vs 바닥 쳤다” 갑론을박 [코주부]
외인 3월만 30조 ‘셀 코리아’
“시총대비 비중 낮아” 반론도
중동 리스크 장기화와 환율 급등, 누적된 차익실현 매물이 겹치며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올해 2월 이후에만 51조 원 넘게 팔아치우는 등 기록적인 ‘셀 코리아(Sell Korea)’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아직 외국인의 보유 비중이 높아 추가 매도 우려가 여전하다는 비관론이 나오지만, 반대편에서는 전체 시가총액 대비 매도 비중을 고려할 때 외인 매도 비중이 낮고, 텅 빈 외국인 수급이 지수 반등시 지지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고개를 들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19일부터 7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하루 코스피 시장에서 3조 8882억 원의 매물 폭탄을 쏟아낸 것을 포함해 3월 들어서만 총 30조 3827억 원을 순매도했다. 2월 이후 누적 순매도액은 51조 4557억 원에 달한다. 반면 개인은 이 물량을 고스란히 받아내며 같은 기간 30조 6878억 원을 사들였다.
외국인의 극단적인 매도세는 복합적 요인이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이 따른다.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에 더해 지난해 코스피가 75.63%, 올해 초 29.06% 급등하며 누적된 차익 실현 욕구를 급격한 환율 상승이 더욱 자극했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외인 추가 매도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가증권시장 내 외국인 보유 비중은 이날 기준 36.98%로 1년 전(32.6%)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의 매도는 1월 이후 상승분에 대한 기계적 포트폴리오 조정 및 수익 실현 성격이 짙다”면서도 “외국인은 불확실성을 가장 기피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반전 이벤트가 있기 전까지는 매도를 이어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대편에서는 기록적인 매도 규모 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코스피 시가총액이 4000조 원대로 불어난 점을 감안하면 절대적인 매도 금액만으로 시장의 충격을 과대평가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외국인 순매수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해보면 3월 현재 -1.1% 수준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6.0%)를 제외하면 역대 최저”라고 분석했다.
외인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와중, 지수가 5400에서 하단을 방어 중인 만큼 중동 사태가 해결되고 외국인이 돌아온다면 추가 상승 여력이 더 커졌다는 관측이다. 실제 현 국내 증시 대장주 외국인 지분율은 바닥권에 근접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26일 기준 49.1%로 지난 10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SK하이닉스 역시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주로 부각된 2024년 이후를 기준으로 보면 지분율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펀더멘털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닌 만큼, 텅 빈 외국인 수급이 향후 강력한 반등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연구원은 “전쟁 리스크, 터보퀀트 쇼크,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 현재 시장을 짓누르는 주요 매크로 악재들이 지금보다 더 악화하지만 않는다면 외국인들의 기계적인 비중 축소와 차익실현 유인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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