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인사이드] ‘형사 성공보수’ 복원 논쟁… 변호사 숙원 된 이유

손덕호 기자 2026. 3. 2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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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항소심 재판부가 형사 사건 '성공보수'를 인정하면서, 11년간 유지돼 온 대법원 판례가 흔들리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조사에 따르면, 형사 사건 성공보수가 금지된 후 동일한 변호사가 형사 사건을 수임할 경우 승소율이 민사보다 6.2%포인트(P) 낮고, 저소득층 사건은 추가로 1.9%P 더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영국·독일·프랑스 등은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이유로 형사 사건 성공보수를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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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년 형사 사건 성공보수 금지”
최근 항소심 “성공보수 인정” 판단
① 착수금 인상으로 ‘사실상 성공보수’ 대체
② 전관 변호사에 고액 수임료 집중·고착화
③ 부정행위는 별도 법률로 엄정 처벌해야
대한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형사성공보수 정상화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손덕호 기자

지난달 항소심 재판부가 형사 사건 ‘성공보수’를 인정하면서, 11년간 유지돼 온 대법원 판례가 흔들리고 있다. 변호사가 의뢰인이 목표한 결과를 이끌어냈다면 보수를 받을 수 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그간 변호사 시장이 왜곡돼 왔다고도 지적했다. 변호사 4만명 시대에 형사 사건 성공보수는 업계의 대표적 숙원으로 꼽힌다.

◇대법원 “형사 사건 ‘성공’은 변호사 노력만으로 어려워”

변호사 보수는 착수금과 성공보수로 나뉜다. 과거에는 형사·민사 모두 허용됐지만, 대법원은 2015년 형사 사건에 한해 성공보수를 금지했다.

당시 전원합의체(당시 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형사 사건의 ‘성공’을 불기소, 무죄, 집행유예 등으로 보면서도, 이는 변호사의 노력만으로 좌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수사기관과 재판부 판단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성공보수를 인정할 경우 부당한 영향력 행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였다. 이에 따라 형사 사건 성공보수 약정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한다’며 민법상 무효로 봤다.

그러나 최근 항소심은 정반대 판단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 재판부(당시 재판부 최성수 임은하 김용두 부장판사)는 유무죄 판단이 변호인의 변론과 증거 다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결과에 따른 보수도 정당한 대가라고 판시했다. 이 판결로 대법원 판례 변경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건은 한 법무법인이 의뢰인과 ‘무죄 확정 시 3000만원 지급’ 조건으로 계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의뢰인은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고도 성공보수를 지급하지 않았고, 소송으로 이어졌다. 1심은 기존 판례에 따라 변호사 측 패소로 판단했지만, 2심은 이를 뒤집었다.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올라가 있다.

◇“착수금 상승, 저소득층 방어권 약화”… 日은 ‘허용’

항소심 재판부는 성공보수 금지 이후 시장 왜곡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변호사들이 성공보수를 대신해 착수금을 높이면서 의뢰인의 초기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특히 고액 착수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저소득층은 충분한 법률 지원을 받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조사에 따르면, 형사 사건 성공보수가 금지된 후 동일한 변호사가 형사 사건을 수임할 경우 승소율이 민사보다 6.2%포인트(P) 낮고, 저소득층 사건은 추가로 1.9%P 더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관예우 문제도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재판부는 “고위 법관·검사 출신 변호사에게 거액 수임료가 집중되는 구조가 오히려 고착화됐다”고 했다.

일본 한 법무법인이 형사 사건 성공보수 가격표를 홈페이지에 게시해 놓고 있다. /인터넷 캡처

해외에서는 국가별로 제도가 엇갈린다. 미국·영국·독일·프랑스 등은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이유로 형사 사건 성공보수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형사 사건도 성공보수를 받을 수 있다. 일본 한 법무법인은 홈페이지에 무죄 판결 100만엔(약 942만원), 불기소 50만엔, 보석 결정 40만엔, 구형보다 가벼운 판결 30만엔 등 가격표를 게시해 놓고 있기도 하다.

미국은 형사 사건 성공보수 약정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보수를 높이고 전액 선급 방식으로 사실상의 성공보수 관행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등 변호사 단체는 형사 사건 성공보수 복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변협 관계자는 “국민의 방어권 보장과 변호인의 정당한 직무 수행에 대한 합리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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