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명의 벽돌책] ‘모든 사람 연결하겠다’던 페이스북은 어떤 오류를 저질렀을까

스티븐 레비의 ‘메타 페이스북’(부키) 번역서 표지에는 제목 아래 ‘플랫폼 제국을 넘어 메타버스의 창조자로’라고, 띠지에는 ‘두렵지 않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적혀 있다. 두 문구를 본 사람은 이 책이 메타버스나 가상현실을 그럴싸한 비전으로, 마크 저커버그는 용기 있는 선지자로 묘사하리라고 예상하게 된다. 실제로는 정반대다.
뉴스위크 수석 기자와 기술 문화 잡지 와이어드의 선임 기자를 지낸 저자는 가상현실을 길게 다루지 않았고, 그 전망을 밝게 보지도 않는다. 792쪽 분량의 책이 가장 비중 있게 다루는 주제는 소셜미디어의 사회적 책임이다. 그래서 이 책은 마크 저커버그를 영화 ‘소셜 네트워크’ 속 음험하지만 귀여운 구석이 있는 너드로 그리지 않는다. 이 책 속 저커버그는 대제국을 건설한 뒤 제국의 악행 때문에 혼란스러워하는 초대 황제이며, 구세주 콤플렉스가 심하다.
이 책은 월터 아이작슨이 쓴 평전 ‘스티브 잡스’(민음사)와도 다르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이라는 기업이나 아이폰 같은 제품이 아니라 잡스라는 인물을 파헤치는 책이고, 비판이 섞여 있기는 해도 잡스에게 대체로 우호적이다. ‘메타 페이스북’은 저커버그를 강하게 비판한다. 저자는 집필 방향이 바뀐 뒤에도 저커버그를 비롯한 임직원들의 인터뷰를 허락한 페이스북에 감사한다고 책 말미에 적었는데, 이 점만큼은 정말 높이 평가해야 한다.
또한 ‘메타 페이스북’의 초점은 저커버그에 맞춰져 있지 않다. 저자는 결말에 이르러 ‘저커버그는 저커버그일 뿐’이라며 그 성격을 뭐라 규정하는 것은 소용없는 짓이라 단언한다. ‘메타 페이스북’의 초점은 저커버그가 아닌 페이스북에, 그리고 더 나아가 인터넷 시대 초기를 휩쓸었던 이상주의와 성장주의가 가져온 악영향에 맞춰져 있다. 한때 페이스북의 사훈이었던 ‘빨리 움직여서 파괴하라’는 행동 방식은 물론이고, ‘모든 사람을 연결하겠다’는 순진한 발상 역시 거대한 오류였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답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그 질문을 고민하는 이들에겐 이 책이 좋은 출발점이자 귀한 참고 도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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