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장 보겠다는 이스라엘, 협상 순조롭다는 미국…누굴 믿어야 해

최승진 특파원(sjchoi@mk.co.kr), 한상헌 기자(aries@mk.co.kr) 2026. 3. 27.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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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쟁서 엇갈리는 이·美
이스라엘 “호르무즈 봉쇄한
혁명수비대 해군사령관 제거”
레바논 남부에 병력 추가 투입
이란, 美 종전조건에 답변 전달
피해보상·호르무즈 권리 요구
트럼프 “석유통제권도 옵션”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 [EPA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을 이유로 이란 발전소·에너지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공격을 열흘간 추가로 연기한 가운데 이스라엘이 대이란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맹공’을 경고하면서도 협상에 무게를 두고 있어 이란에 대해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을 총괄하고 있는 알리레자 탕시리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사령관을 사살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카츠 장관은 “탕시리 사령관이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통행을 방해하고 기뢰를 매설하는 등 테러 작전을 직접 지휘해왔다”고 주장했다.

카츠 장관은 “이스라엘군은 IRGC 대원들을 끝까지 추적해 한 명씩 제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지역에 병력을 늘리며 이란 편에 선 헤즈볼라에 대한 공세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제162사단을 레바논 남부 지역에 추가로 투입해 ‘정밀 지상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레바논에 배치된 이스라엘군 병력은 총 5개 사단으로 늘었다.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 지역 국경 인근에서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를 향해 자주포를 발사하고 있다. [AFP =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은 또 정예 공수부대와 특공부대로 구성된 제98사단을 추가로 파견할 준비를 마쳤다. 이스라엘군은 “보안 구역을 공고히 하고 국경 인근의 헤즈볼라 위협을 완전히 밀어내기 위해 지상군 병력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카츠 장관은 헤즈볼라의 위협이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국경에서 리타니강에 이르는 지역을 보안 구역으로 설정하고 직접 통제하겠다고 공언했다.

반면 미국과 이란은 상호 공격을 삼간 채 종전을 위한 조건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 유예 시한을 두번째 연기한 배경에도 협상의 의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이란에 15개항으로 구성된 종전 조건을 제시했고, 이에 대해 이란이 공식 답변을 전달했다고 이란 타스님뉴스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 측은 전날 밤 전달한 답변서에서 적대적 침략·테러 행위의 즉각 중단, 전쟁 재발 방지를 위한 객관적 여건 조성, 전쟁 피해에 대한 배상 보장, 역내 모든 저항 세력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종전 이행 등을 요구 조건으로 제시했다.

2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시민들이 이란 미사일 모형을 탑재한 차량 옆에서 반미·반이스라엘 집회를 열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이란은 또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주권이 합법적 권리임을 재확인하며 상대 측의 약속 이행이 반드시 보장되고 인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 측은 미국의 협상 제안을 ‘3중 기만 공작’이라고 규정하는 등 비판했다. 미국이 협상을 내세워 평화를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해 세계를 속이고, 국제 유가를 낮게 유지하며 이란 남부 지상 침공을 위한 준비 시간을 벌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란은 지상전 대비에도 나섰다. 이는 협상을 위한 압박인 동시에 만일의 사태에 준비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타스님뉴스는 군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지상전을 위해 100만명 이상을 조직한 것 외에도 최근 며칠간 바시지 민병대, IRGC, 정규군(아르테시) 센터에는 참전하겠다는 이란 청년들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르그섬 하르그 석유터미널의 모습. [EPA = 연합뉴스]
미국도 더 많은 군사적 선택지를 확보하기 위해 중동에 병력을 최대 1만명 증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이들이 중동에서 정확히 어디에 투입될지는 불분명하지만, 이란의 원유 수출 전초 기지인 하르그섬을 포함해 이란 영토를 타격할 수 있는 사정권에 들어갈 수 있다고 WSJ는 추측했다.

미국의 병력이 실제로 투입된다면 앞서 중동으로 각각 파견된 해병원정대 5000명, 82공수사단 수천 명에 더해 대규모 증원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 가운데 해병원정대는 이르면 이번 주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진행한 내각회의에서 이란의 석유 통제권을 장악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란의 석유 통제권을 장악하는 것도 고려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베네수엘라 사례를 거론하며 “선택지 중 하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와 협력해 우리는 아주 잘하고 있다. 우리는 막대한 돈을 벌어들였고 베네수엘라는 역사상 지금 가장 잘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전 이란으로부터 받았다고 소개한 ‘선물’이 이란이 총 10척의 유조선으로 하여금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가게 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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