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두 영부인과 검찰의 이중잣대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 배우자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 특수활동비로 의상 80여 벌을 구입했다는 의혹을 지난 23일 ‘혐의 없음’ 처분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경찰이 김 여사의 횡령 혐의 등을 재수사한 뒤에도 불송치(무혐의)한 데 대해 잘못이 없다고 봤다.
경찰은 검찰의 재수사 요청에 따라 김 여사 계좌, 카드 사용 내역 등을 확인했지만 특활비가 사용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혐의를 부인하는 김 여사도 조사했다고 한다. 검찰은 경찰 재수사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데다, 김 여사가 의상 구매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관봉권의 경우 띠지 사진만으로는 추적이 불가능해 추가 보완 수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다른 검사들 사이에서는 “‘사비로 의상을 구매했다’는 김 여사 주장을 제대로 확인하려면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어야 한다”는 반박이 나왔다. 앞서 경찰이 특활비 사용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한 만큼, 자택 압수수색도 마음만 먹으면 가능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김 여사에 대한 경찰 조사는 서면으로만 이뤄졌다. 수사관이 피의자 얼굴을 맞대고 관련 질문을 쏟아내는 대면 조사와 비교하면 사실상 요식 행위에 가깝다는 비판이 나온다.
검찰이 김정숙 여사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것에 대해 여론은 잠잠하다. 검찰 결정을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가 현 여권 인사라는 점이 반영됐을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야당인 국민의힘을 크게 앞선다.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사건이었다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김건희 여사는 영부인이 되기 전부터 각종 의혹을 받으면서, 전 국민에게서 미운털이 박혔다. 검찰은 2024년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하고 무혐의 처분했다.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적어도 대면 조사는 했다. 이후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검찰 결정을 뒤집고 김 여사를 주가 조작 혐의로 기소했지만, 1심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과 검찰의 판단이 일치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 자택을 처음 압수수색한 것도 특검이 아닌 검찰이었다. 통일교가 ‘건진 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각종 청탁을 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였다. 그럼에도 김건희 여사 사건을 수사했던 당시 검사들은 ‘수사 무마’ 의혹과 ‘전성배 관봉권 띠지 분실’ 의혹과 관련해 특검 수사 대상이 돼 조사를 받거나 압수수색을 당했다.
검찰이 김건희 여사에게 적용된 수사 기준의 절반이라도 고려했다면 김정숙 여사에 대한 보완 수사 ‘포기’는 없었을 것이다. 민주당 강경파는 검사의 수사 개시 권한에 이어 보완 수사권마저 박탈하려 하고 있다. 검찰이 벌써 수사권을 스스로 내려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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