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여파] ③ '나프타 대란' 막연한 불안...일각 "플라스틱 대체 공정 존재"
플라스틱, 한국 NCC 나프타 의존...CTO 석탄·ECC 가스 등 대체 경로 존재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7/551718-1n47Mnt/20260327210729315wvfv.jpg)
[인천=경인방송] 비닐·포장재 등 석유화학 제품 원료가 되는 나프타 가격이 2배로 튀어오르며 관련 업계는 이미 호르무즈 봉쇄 여파를 겪고 있습니다. 종전 시점을 알 길이 없고 나프타 공급 차질로 생활용품 전반에 걸친 가격 인상이 예상됨에 따라 종량제 봉투 사재기에 나서는 등 소비자 사이에서는 막연한 불안이 확산하는 모습입니다.
업계는 전쟁이 장기화하면 '나프타 대란'이 어디까지 갈지 가늠조차 쉽지 않다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4월을 넘어 5월부터는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물량 확보 전쟁이 일어나리란 예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플라스틱을 만드는 원료로 보면 나프타 비중이 절대적이지만은 않다"며 대란까지는 과장일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플라스틱은 100% 나프타(NCC)에서만 나오는 게 아닙니다. 석탄(CTO)이나 천연가스(ECC) 등 대체 경로도 존재한다는 겁니다.
오늘(27일) 한국화학산업협회는 "나프타(납사)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기업들은 이익은 거의 포기한 채 가동률을 조정해 가동을 유지하고 최대한 오래 버티자며 다들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라며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업계는 "플라스틱만 해도 우리 실생활에 안 쓰이는 데가 없는 만큼 압박감이 크다"고 했습니다.
나프타는 원유를 증류할 때 30~200도 구간에서 분리되는 가벼운 석유 성분(탄화수소 혼합물)입니다.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 화학물질 생산에 쓰이는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데, 일명 '석유화학의 쌀'로 불립니다.
화학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나프타 국내 전체 유통 물량의 절반 가량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70%를 중동지역에서 조달해왔기 때문에 이번 해협 봉쇄로 공급 물량 자체가 줄고 가격이 톤당 1000달러를 웃도는 수준으로 연초(1월) 대비 2배 가량 비싸진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나프타 수출제한 및 수급안정을 위한 규정'을 고시하고 오늘 0시부터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이에 대해 화학협회는 "정부와는 협조해 최대한 가동률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며 "정부 수출 제한 발표는 납사 가격이 워낙 오르기도 했고 수급이 어렵다보니 불가피한 조치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업계는 "사실 중동에서 나프타뿐 아니라 원유 자체가 못 들어오는 이 자체가 위기"라며 "나프타 수급 상황에 따라 가동률을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지금으로선 나프타 보유분은 공장이 돌아가긴 할 정도"라며 "다만 장기화하면 당연히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LG화학(NCC 2공장)에 이어 오늘 롯데케미칼도 여수 공장 가동을 멈춘 상태입니다. 롯데케미칼은 당초 정기 보수(TA) 일정을 당겨 전체 생산시설 가동을 중단한 겁니다.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7/551718-1n47Mnt/20260327210730637jvnv.jpg)
◆ 인천 대표 SK인천석유화학 등 정유·석화 기업들, 정부와 '나프타 수급 안정' 노력
현재로선 일선 정유·석유화학 기업들 거의 모두 일개 사기업으로서는 움직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업계는 "개별 기업 단독 결정이나 시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국내 수급이 문제가 없도록 생산, 수급 조절 모두 정부 정책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인천 지역 대표 정유기업으로 일부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SK인천석유화학도 마찬가지입니다. SK인천석유화학은 중동 의존도가 아예 없지는 않지만 최근 미주 등지로 조달처를 다변화하며 중동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인천지역 경우 남동국가산업단지(남동공단)가 있는 남동구엔 석유화학 공장만 933개가 있습니다. 이 중 94% 가량인 881개가 남동공단에 몰려 있습니다. 공단엔 석유 밸류체인 상 마무리 가공 단계인 도료(페인트)·플라스틱 착색제·비닐 제조·신발 원료·산업용 플라스틱 가공 기업들이 입주해 있습니다.
인천서구중소기업경영자협의회는 "요즘 워낙 경기가 안 좋다보니 인천 지역 중소기업들은 기존에도 힘들었다"며 "무엇보다 자금난이 가장 큰데 더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봤습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수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동일한 나프타 물량을 두고 어디에 쓰느냐 문제가 될 것"이라며 "결국 산업 밸류체인 상 다운스트림 기업까지 파급은 피할 수 없다. 유가상한제처럼 가격 변동에 대해 정부가 원자재가에 대해 개입하는 것이 적당할 수 있다"고 보기도 했습니다.
이어 "이란전 초반 주유소에서 가격 올리듯이 극단적인 수급 혼란은 없더라도 결국 물량에 의한 고통보다 물량 수급 과정에서 일어나는 가격 변동으로 인해 중소기업들이 힘들어지는 것은 불가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소비자 사재기 움직임...일각 "플라스틱 NCC 비중 절대적 아냐" 막연한 불안 경계
일부 소비자 사재기 불안이 번지고 있지만 일각에선 과도한 우려라고 봅니다.
산업 구조와 고용 생태계를 연구해온 주무현 전 한국고용정보원 연구본부장은 "석탄(CTO), 천연가스(ECC) 등 대체 경로가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는 구조적으로 나프타 의존도가 세계적으로 높은 편"이라며 "국내 설비 구조 상 단기적인 가격 충격을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다만 중소기업까지 이르는 플라스틱 등 화학 제품을 만드는 영역 자체는 나프타 비중이 정말 엄청나게 높다거나 절대적이다, 이렇게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플라스틱 제조 원료에서 나프타가 차지하는 비중 등을 감안하면, 복잡한 공급망 구조 속에서 중소기업 등에 미치는 즉각적인 영향력이나 수급 대란 여부에 대해선 더 정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공급망 전체가 마비되는 식의 대란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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