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내 모습 찾은 기분" 오타니 이전에 그가 있었다…3볼넷에 결승포 폭발, '콤보 메뉴'는 무려 2년 만

한휘 기자 2026. 3. 27.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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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ALKOREA] 한휘 기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이전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선수였던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이 부활의 날갯짓을 하는 걸까.

트라웃은 2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다이킨 파크에서 열린 2026 MLB 정규시즌 개막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원정 경기에 2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1홈런) 3볼넷 1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이날 트라웃은 본인의 장기인 '눈야구' 실력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1회 첫 타석부터 휴스턴의 '에이스' 헌터 브라운을 상대로 1-2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7구 승부까지 간 끝에 볼넷을 골라 출루에 성공했다. 이어 호르헤 솔레어의 타석에서 2루 도루도 성공했다.

비록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트라웃은 계속해서 출루에 성공했다. 3회 초 2번째 타석에서 5구 만에 볼넷을 얻어냈다. 5회 초에도 또 5구 만에 볼넷으로 1루를 밟으며 브라운이 5회도 못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공을 지켜만 보던 트라웃은 7회 초 4번째 타석에서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여전히 0-0의 균형이 이어지던 가운데,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트라웃은 AJ 블루보를 상대로 0-1 카운트에서 2구를 통타해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시즌 마수걸이 솔로포를 터뜨렸다.

시속 108.5마일(약 174.6km)의 타구 속도가 기록됐다. 비거리는 403피트(약 122.8m)에 달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알 수 있는 타구였다. 이 한 방으로 에인절스가 리드를 가져갔고, 8회와 9회에 각 1점씩 더해 3-0 승리를 수확했다.

2020년대 들어 끔찍한 암흑기에 시달리는 에인절스다. 이를 방증하듯 2022시즌부터 4년 연속으로 개막전에서 패했는데, 이번에 5년 만에 승전고를 울렸다. 원정 개막전 승리는 2013년 4월 2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13년 만이다.

이날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트라웃은 오타니의 급부상 이전 2010년대 MLB의 '아이콘'이었던 선수다. 2011년 빅리그에 데뷔해 2019년까지 통산 1,199경기에서 타율 0.305 285홈런 752타점 200도루 OPS 1.000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남겼다.

MVP 3회 수상, 실버 슬러거 7회 수상, 8년 연속 올스타 선정, 2012시즌 아메리칸리그(AL) 신인왕 석권 등 굵직한 업적을 쌓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부상이 잦아지며 불안감을 남기더니 2021년을 기점으로 몰락이 가속화됐다.

2022시즌 119경기에서 40홈런을 날리고 OPS 0.999를 기록해 오타니와의 '꿈의 듀오'가 정상 가동됐으나 이것이 마지막이었다. 오타니는 이후 다저스로 떠났고, 트라웃은 2024년 데뷔 후 가장 적은 29경기 출전에 그쳤다.

트라웃은 지난해 우익수 겸 지명타자로 포지션을 옮겼다. 하지만 130경기 타율 0.232 26홈런 64타점 OPS 0.797에 그쳤다. 규정타석을 채운 시즌 중 유일하게 OPS가 0.8을 밑돌았다. "트라웃은 끝났다"라는 반응이 속출했다.

하지만 트라웃은 올해 개막전에 보란 듯이 중견수로 돌아왔다. 그리고 보란 듯 맹활약을 펼쳤다. 부상 방지를 위해 도루 시도를 줄인 그가 한 경기에 홈런과 도루를 동시에 기록하는, 이른바 '콤보 메뉴'가 나온 것은 2024년 4월 7일 이후 약 2년 만이었다.

트라웃 본인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MLB.com의 에인절스 담당 기자 렛 롤린저에 따르면, 트라웃은 경기 후 "중견수로 뛰고 2루를 훔치다니, 다시 내 모습을 찾은 기분이다"라며 "정말 '즐거운' 승리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금 당장 은퇴해도 명예의 전당은 첫 투표에 들어갈 거라는 평가를 받는 트라웃이다. 하지만 아직 그의 열정은 식지 않은 듯하다. 통산 2,000안타와 500홈런 등 '마일스톤'도 여럿 남아 있다. 어디까지 갈 수 있을 지도 지켜봄 직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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