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의 핫스팟] 삼천당제약, 폭탄 돌리기 시작됐나

김현우 기자 2026. 3. 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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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스팟(HotSpot)'
삼천당제약 주가 400% 급등
호재 속 최대주주 지분 처분
과열 땐 작은 악재에도 폭락
냉정한 가격·비중 관리 필수
삼천당제약이 호재성 기대감에 400% 폭등했지만, 실적 괴리와 최대주주 지분 매각 등 위험 요소가 크다. 맹목적인 환상과 조급함에 빠지면 계좌가 녹아내릴 수 있다. 화려한 서사에 흔들리지 말고 철저한 가격·비중 관리와 명확한 탈출 시나리오를 세워 냉정하게 투자 심리를 통제해야 힌다. /챗GPT 제작 이미지

주말 골퍼들의 카톡방에는 주기적으로 '간증 글'이 올라온다. "이 드라이버 샀더니 비거리가 30야드 늘었다"는 사이비 종교에 가까운 찬양이다. 귀가 얇아진 김 부장은 며칠 밤낮을 홈쇼핑·유튜브 리뷰를 뒤지다 결국 아내 몰래 비상금을 털어 200만원짜리 신형 드라이버를 지른다.

배송을 기다리는 며칠 동안 김 부장의 머릿속은 이미 타이거 우즈다. 가볍게 툭 쳐도 공이 빨랫줄처럼 날아가 페어웨이 한가운데 꽂히는 눈부신 슬라이드(긍정 생각)가 자동 재생된다.

대망의 주말 1번 홀 티박스. 동반자들의 시선을 즐기며 새 드라이버를 쥔 김 부장의 어깨엔 잔뜩 힘이 들어가 있고 그립을 쥔 손가락은 하얗게 질려 있다. 결과는? 경쾌한 타구음과 함께 공은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오른쪽 산속으로 사라진다. "아웃오브바운즈(O.B)입니다!" 캐디의 명랑한 외침에 김 부장의 멘탈도 함께 날아간다.

채가 문제였을까? 아니다. '이 채만 잡으면 무조건 버디를 잡는다'는 과도한 집착과 힘 잔뜩 들어간 어깨가 문제였다. 러시아 양자물리학자 바딤 젤란드 씨가 주창한 <트랜서핑> 식으로 말하자면 김 부장이 스스로 과잉 에너지(잉여 포텐셜)를 만들어 균형력을 깨버린 셈이다.

코스닥 황제주 '삼천당제약'을 보고 있으면 1번 홀 티박스에 선 김 부장의 하얗게 질린 손가락이 떠오른다.

삼천당제약은 펄펄 끓었다. 25일 종가 기준 111만5000원을 찍으며 코스닥 황제주에 등극하더니 26일에는 115만800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경구용 인슐린 유럽 임상 1·2상 임상시험계획(IND) 제출·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복제약(제네릭) 기대감·최대주주가 직접 등판해 예고한 "체급을 바꿀 중대한 소식"까지 호재 종합 선물 세트다.

그런데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85억원 남짓. 게다가 최근 1년간 이 종목에 대해 분석 보고서를 낸 증권사는 사실상 한국투자증권 딱 한 곳뿐이다. 화룡점정으로 그 "중대한 소식"을 예고한 최대주주는 26만5700주의 지분 처분 계획을 공시했다. 물론 "세금 재원 마련"이라는 설명표가 붙어있긴 하지만 주주들 입장에선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게 사실이다.

이 뜨겁고 혼란스러운 과열 구간에서 삼천당제약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트랜서핑> 틀로 쪼개보자. 핵심은 '내가 지금 얼마나 제정신이 아닌가'를 점검하는 데 있다.

트랜서핑으로 본 투자 심리 5단계

△중요도: 내 어깨에 힘이 들어간 이유 트랜서핑에서 가장 경계하는 것은 중요도를 높이는 일이다. "이 종목 놓치면 벼락거지 된다" "이번엔 진짜 다르다"며 의미를 부여할수록 판단력은 가출한다. 지금 삼천당제약은 뉴스도 차트도 군중의 환호도 너무 강하다. 이 3박자가 맞물리면 투자자는 회사의 본질을 보는 게 아니라 벤츠를 뽑고 싶은 자기 욕망을 차트에 투영하게 된다. 머릿속에 '무조건 간다'는 문장이 맴돈다면 이미 과잉 에너지를 풀가동 중인 거다. 이 긴장감은 결국 고점 추격매수와 손절 기준 증발이라는 참사로 이어진다.

△균형력: 기대감이 너무 크면 호재도 악재가 된다 시장이 한 방향으로 과도하게 의미를 몰아주면 자연계의 법칙처럼 반대 방향의 균형력이 작동한다. 지금 삼천당제약은 호재 하나에 주가가 불을 뿜는 구간이다. 하지만 이런 구간에선 기대치가 너무 높아져서 웬만한 좋은 뉴스가 나와도 "생각보다 별거 없네"라며 되레 주가가 패대기쳐지는 마법이 일어난다. 경구 인슐린? 이제 겨우 임상시험계획(IND) 제출 단계다. 임상 결과 확인과 승인까지는 첩첩산중이다. 기대감이 주가를 견인한 종목은 대중의 기대 심리가 단 1도만 식어도 감기몸살을 앓게 마련이다.

△슬라이드: 포스터 한 장으로 압축된 환상 <트랜서핑> 3편의 핵심인 슬라이드다. 앞서 김 부장이 드라이버를 사며 상상했던 그 완벽한 스윙 영상 말이다. 지금 투자자들의 머릿속엔 "세계 최초 경구 인슐린 성공·글로벌 대형 제약사(빅파마) 기술수출·실적 폭발·주가 1000만원"이라는 슬라이드가 자동 재생 중이다. 문제는 현실과 환상의 괴리다.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임상 설계·상업화 동반자(파트너) 선정·실제 매출 발생까지는 각각 숨이 턱턱 막히는 고비들이다. 그런데 시장이 흥분하면 이 길고 험난한 기록영화(다큐멘터리)가 한 장의 짜릿한 영화 포스터로 압축돼 버린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슬라이드를 산산조각 내는 거다. "내가 지금 비싸게 주고 사는 건 실제 약인가 아니면 약이 될지도 모른다는 웃돈(프리미엄)인가?"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

△유도 전이: 계좌를 녹이는 감정의 롤러코스터 급등주를 본다·나만 소외됐다는 조급함(FOMO)이 밀려온다·원칙을 무시하고 전 재산을 쏟아붓는다(몰빵한다)·주가가 조금 빠지면 공포에 질려 손절매한다·다시 오르면 억울해서 재추격한다. 내 행동이 먼저 무너지는 연쇄 반응이 유도 전이다. 27일 장 마감 기준 삼천당제약은 111만1000원(-4.06%)으로 마감했지만 장중 고가 119만원에서 저가 107만4000원을 미친 듯이 오르내렸다. 이런 널뛰기 장세에서는 방향을 기가 막히게 맞춰도 심리가 흔들려 계좌가 녹아내릴 수 있다.

△나의 좌표: "얼마 갈까요?" 묻기 전에 "얼마면 털까요?" 초보들은 늘 남에게 "이거 더 갈까요?"라고 묻지만 고수는 자신에게 "나는 어디서 들어가고 내 예상이 빗나갈 경우 어디서 도망칠 것인가?"라고 묻는다. 내 좌표가 없으면 시장의 광기가 내 멱살을 잡고 흔든다. 세 가지만 메모장에 적어보자. △이 주식은 실적으로 가는가 이벤트로 가는가 △내가 밤에 발 뻗고 잘 수 있는 최대 손실액은 얼마인가 △내일 당장 그 잘난 '중대한 소식'이 안 나와도 버틸 수 있는 매수가인가. 이 세 줄의 대답이 궁색하다면 당신은 지금 주식 투자를 하는 게 아니라 에버랜드 T익스프레스 탑승권을 비싸게 암표로 사고 있는 것이다.

화려한 서사보다 냉엄한 가격·비중 관리

코스닥 1위·황제주·체급을 바꿀 소식. 모두 가슴을 웅장하게 만드는 단어들이다. 한데 차가운 자본주의 시장에서 내 계좌를 지켜주는 건 냉엄한 가격과 철저한 비중뿐이다. 아직 안 샀다면? 지금은 호주머니에 손을 깊숙이 찔러 넣고 구경할 때다.

급등주는 비싸도 더 비쌀 수 있다는 환상 때문에 사는 거다. 이런 종목은 백발백중으로 맞춰도 심리전에서 지기 십상이다. 이미 보유 중이라면? '내 수익을 어떻게 지킬까' 방어막을 칠 때다. 호재가 실제 숫자로 찍힐 때, 기대만 무성하고 결과가 없을 때, 일정이 밀릴 때를 대비해 시나리오별 탈출(엑시트) 라인을 그어둬야 한다. 삼천당제약은 기회의 종목이기 이전에 지독한 의식 관리가 필요한 종목이다. 남들이 외치는 서사에 취하지 말고 뇌에 들어간 힘을 빼자. 정보가 부족해서 돈을 잃는 게 아니다. 내 감정이 과잉돼서 돈을 잃는 거다. 주식을 분석하기 전에 거울 속 벌겋게 상기된 내 얼굴부터 분석하시라.

☞트랜서핑=러시아 양자물리학자 바딤 젤란드 씨가 고안한 개념이다. 어떤 대상에 과도한 중요성(잉여 포텐셜)을 부여하면 자연의 균형력이 작용해 오히려 원하는 결과와 멀어지게 된다는 심리적·물리적 원리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