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관 졸속 지명’ 공판… 인사검증 실무자 “시간 없어 제대로 검증 못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이뤄진 헌법재판관 지명 과정에서 대통령실이 국가정보원 등 주요 기관의 검증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못했다는 실무자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는 27일 ‘헌법재판관 미임명 및 졸속 지명’ 의혹 등으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정진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주현 전 민정수석, 이원모 전 공직기강비서관 등의 6차 공판을 열었다.
한 전 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와 충분한 인사 검증 없이 후보자를 지명한 혐의(직권남용)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공판에는 헌법재판관 후보자였던 이완규 전 법제처장과 함상훈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인사 검증 실무를 맡았던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 김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국정원 소속인 김씨는 신분 노출을 막기 위해 차폐막 뒤에서 증언했다.
특검은 김씨를 상대로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1차 검증보고서, 국정원 신원조사, 경찰청 세평 조회 등 필수적인 검증 절차 없이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이 이뤄진 경위를 물었다. 이에 대해 김씨는 “(이원모 당시 비서관으로부터) ‘오늘 내일 중으로 인사 검증을 빨리 끝내라’는 취지로 지시를 전달받았다”며 “국정원 신원조회만 해도 3일 이상 걸리는데 하루 이틀 만에 검증을 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 나왔었다”고 했다.
김씨는 결국 주요 기관 조회를 생략한 채 두 후보자가 자체적으로 제출한 자료와 인터넷 검색 결과 등을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했다. 그는 “시간이 부족해 제한된 자료로 사실관계에 맞게 작성할 수밖에 없었다”며 “공직자는 주어진 시간 안에 결과물을 내야 하는 만큼 그 범위에서 최대한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절차가 부실했다는 비판은 있을 수 있지만 위법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이 전 비서관 측은 인사 검증의 방식과 기간은 전적으로 대통령실의 재량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직권남용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0일 김씨와 함께 인사 검증 실무를 담당했던 서원식 전 행정관을 증인으로 불러 헌법재판관 지명 당시의 상황과 윗선의 지시 경위를 계속해서 심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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