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서 패싱 당하는 장동혁…"알아서 할 테니 오지 말라"

김민주 기자 2026. 3. 27.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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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지역 행사 '0'…"지도부 없어야 이긴다"

인적 쇄신 요구에도 극우 대변인 박민영 재임명

"쇄신 매몰차게 거절 당해, 선거 어떻게 치르냐"

극우 성향 '국힘 비례 청년 공개 오디션' 지원자

전한길 변호인이거나 이태원 참사 모욕하거나

'룸살롱 폭행' 이혁재 심사위원 위촉 논란까지

조갑제 "지방선거 극우파 국힘 크게 망해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7일 외부 일정을 마치고 국회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6.3.27. 연합뉴스

"(선거운동을) 수도권에서 알아서 할 테니 장동혁 대표는 오지 말라. 나도 흰색 옷을 입고 선거운동을 한 적 있다. 본 선거 기간에는 철저하게 흰색 옷만 입었다. 당에 대한 민심이 좋지 않을 때는 개인 후보를 봐달라고 일부러라도 색을 빼는 거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후 시민언론 민들레와 통화에서 한 말이다. 최근 국민의힘 내부에선 장 대표의 방문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장 대표의 지난 일주일 동선을 보면 지난 20일 울산, 22일 대구를 찾았지만 당 내부 행사에 그쳤다. 민생현장을 둘러보며 선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행보는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현장 최고위원회를 연 뒤 지역 후보들과 시장 등을 방문하는 모습과는 극명하게 대비됐다.

시도당·당협위원장과 후보들 사이에선 지방선거를 위해 당 지도부가 빠져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은 지난 2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장동혁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의 방해가 없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면서 "(장 대표가) 와서 도움이 되는 선거 지역이 단 한 군데도 없다.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서울시장 후보를 전면에 앞세워서 후보들과 함께 뛸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박수민 의원도 지난 2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와 거리두기를 했다. 박 의원은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돼 있고, 이번 선거는 철저하게 서울적 사고에서 치러야 한다"면서 "정책 선거, 현장 선거에서 정치 선거로 비화되면 유불리 문제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주도의원 후보에 출마한 강경문·강재섭·김지은 후보는 국민의힘 색깔인 빨간색 대신 흰색 유니폼을 입었다. 왼쪽부터 강재섭·김지은·강경문 예비후보. 2026.3.25. 김지은 예비후보 페이스북

후보들의 '당색' 빼기도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 출마한 추경호 의원, 제주 도의원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강경문·강재섭·김지은 예비후보, 경기도의원 송경택 예비후보, 성남시의원 김건우 예비후보, 안양시의회 허원구 예비후보 등은 흰색 점퍼를 착용하고 선거 운동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25일자, '흰 옷' 입은 국힘 예비후보들…'빨간 당색' 지웠다).

정치권에선 이런 상황이 윤석열과 제대로 단절하지 않아서 오는 여파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은 최소한의 인적 청산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공천 미등록이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이며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 대표에게 '노선 변화와 인적 쇄신'을 재차 요구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오 시장이 인적 쇄신으로 지목한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을 지난 26일 보란듯이 재임명했다.

박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으로 지난해 친한(한동훈)계이자 시각 장애인인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을 향해 "장애인 공천이 부당하다"고 비하해 구설에 오른 인물이다. 또 2022년 대통령실 근무 당시, 자신의 계정(ID)으로 작성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전라도 지역 비하 글이 발견돼 파문이 일기도 했다. 박 대변인 ID로 작성된 글은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저장소에서 통용되는 표현이 사용됐다.

오 시장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서 "(당 지도부에 노선 변화와 인적 쇄신을 요구했는데) 정말 매몰차게 거절당한 셈이 됐다"며 "실천 방안에 대해서 다시 한번 논의를 하지 않으면 이런 상황에서 전국적인 선거를 어떻게 치르겠냐"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 점퍼를 입을 것인지' 묻는 진행자의 말엔 "이렇게 답변드리겠다. 빨간색 입고 싶다. 입게 해달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오전 서울시청 기획상황실에서 열린 중동 상황 대응 서울시 비상경제대책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3.23. 연합뉴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방선거용으로 띄운 '국민의힘 비례 청년 공개 오디션'에 지원한 인사들도 논란이 되고 있다. 지원자들 상위 20명 가운데 약 30%에 해당하는 6명이 윤석열을 옹호하는 극우 성향으로 드러났다.

지원자 중 이승훈 경기도의원 청년 후보는 오디션 자기소개서에 "이태원 (참사) 사고 당시 특정 세력(안진걸 및 공산사회주의 추종 세력)과 민주노총의 정권 전복 전략 및 개입 정황을 포착하고 대응했다"고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성직 경기도의원 청년 후보는 극우 유튜버 전한길 씨의 자문 변호사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그는 지난 19일 유튜브 전한길 뉴스에 출연해 "저희 자유한길단의 가치는 첫 번째 윤(윤석열)어게인, 두 번째 부정선거 척결, 세 번째 가짜보수 척결"이라며, 윤석열 내란과 부정선거 음모론을 옹호했다.

또 룸살롱 폭행, 세금 체납 등 과거 이력이 문제가 된 방송인 이혁재 씨가 청년 공개 오디션 심사위원 위촉이 돼 논란이 번지고 있다. 이 씨는 윤석열 무죄를 주장하고, 서부지방법원 폭동 사태를 민주화 운동이라고 옹호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해촉해야 한다'는 의견과 '과거의 잘못만으로 판단해서 안 된다'는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광역의원 비례 청년 공개 오디션 본선에서 예선 합격자들에 대한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 2026.3.26. 연합뉴스

결국 당 지도부가 쇄신에 실패하면서, 보수 진영에선 차라리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이 완전히 망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발언까지 나온다.

보수 논객으로 알려진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지난 26일 CPBC 라디오 '김준일의 뉴스공감'에 출연해 "이번 선거를 통해 극우파를 심판해야 한다"며 "극우파 국민의힘은 크게 망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국민의힘이) 철저히 망해야 살아날 수 있다. 어중간하게 망해도 안 된다"면서, "특히 부정선거 음모론자와 불법 계엄 옹호자, 두 부류는 걸러내야 한다"고 했다.

minju@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