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왜 연령 올리나?…촉법소년 처벌의 '역설'
[EBS 뉴스]
이른바 '촉법소년'의 기준선을 한 살 낮추는 문제를 놓고 연일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음 달이면 윤곽이 나올 텐데, 관계 부처 안에서도 셈법은 복잡해 보입니다.
결국, 소년 사법의 본래 목적인 '교화'를 통해서 재범의 고리를 끊어낼 실효적인 대책이 중요할 텐데요.
먼저, 영상보고 오겠습니다.
[VCR]
만 14세 미만
범죄 저질러도 처벌 없는 '촉법소년'
형사처벌 대신 '보호 처분'
실효성 논란 가열
여론조사 81% "연령 낮춰야"
vs 전문가들 "재범률만 높일 것"
일부 해외국가는 15세로 연령 올리기도
촉법소년 논란 속
소년범죄 예방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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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숫자에 가려진 소년 범죄의 실태와 해외 선진국들의 선택까지 전문가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한세대 경찰행정학과 박선영 교수 스튜디오에 자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정부가 촉법소년의 연령 기준을 한 살 낮추는 방안을 본격 논의 중입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촉법소년 제도', 원래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진 건가요?
박선영 교수 / 한세대 경찰행정학과
소년법의 기본 취지는 미성년자에 대해서는 변화의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교정교화와 교육을 통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소년법에 의해 10세~13세의 촉법소년은 보호처분만을 받습니다.
14세에서 18세의 범죄소년은 보호처분이 기본이지만, 범죄의 경중에 따라 전과기록이 남는 형사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세계 모든 소년사법은 보호처분이 기본이고 예외적으로 형사처분을 하고 있습니다.
14세를 13세로 낮춘다는 것의 의미는 형사처벌이 가능한 연령을 기존의 14세에서 13세로 낮추겠다는 것입니다.
촉법소년은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은 오해구요, 보호처분을 통해 보호관찰, 6호시설 위탁, 소년원 입원 등의 형사적 제재를 받게 됩니다.
사실상 조금 안타까운 것은요, 형법에서 처벌하지 않겠다고 한 형사미성년자인 촉법소년을 소년법에 포함하여 보호처분을 하는 국가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뿐입니다.
다른 국가들은 촉법소년을 소년법에 넣지 않고, 어떤 형사적 제재도 하지 않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복지적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오히려 지원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건데 사실 이 촉법소년 연령에 대한 논쟁은 지금 수년째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이 소년 범죄의 실태를 좀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일 텐데 실제로 이 소년 범죄 건수라든지 양상이 어떻습니까?
박선영 교수 / 한세대 경찰행정학과
특히 경찰이 법원에 송치한 촉법소년의 숫자가 2만명 이상으로 증가했다는 부분에 대해 많은 우려들을 하고 계신데요, 여기서 몇가지 사실을 고려하셔야 합니다.
첫째, 2만 여건의 촉법소년 중에서 실제로 법원에서 보호처분을 받은 비율은 30%, 7천명 정도입니다.
나머지 70%인 1만3천명 정도는 법원에서 심리불개시/불처분 등으로 어떠한 처분을 받지 않았습니다.
사건자체가 너무 경미한거죠.
강력처벌 기조로 인해 과거에 비해 학교폭력, 폭력, 추행 등의 사건이 많이 접수된 결과입니다.
둘째, 경찰이 법원에 송치한 촉법소년의 비행명을 보면, 강력범죄에 해당하는 살인, 강도, 강간, 방화는 과거의 6.9%에서 3.9%로 오히려 감소하여 흉포화는 아니며, 강력범죄중에 강간/추행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사실상 경미한 추행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다보니 법원에서의 심리불개시/불처분이 증가하게 된 것입니다.
셋째, 절도와 사기 등 돈이 필요한 범죄가 과반수를 차지합니다.
아동청소년들의 강해진 소비욕구와 유흥과 쾌락을 조장하는 사회 분위기가 영향을 주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넷째, 기타 범죄에는 불법카메라 촬영, 사이버모욕죄, 사이버 성범죄, 킥보드 규정위반 등이 차지하는데요.
과거에 없었던 신종범죄가 출연하여 범죄의 기회가 확산된 거죠.
서현아 앵커
건수가 조금 늘어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흉포화라는 단어랑은 좀 거리가 있다는 설명이신데요.
만일 촉법소년 연령을 한 살 더 낮추면 처벌 대상이 되는 청소년들은 얼마나 늘어나게 되는 겁니까?
박선영 교수 / 한세대 경찰행정학과
사법연감과 경찰통계로 추산해보면 보호처분을 받은 13세는 약 4,500명 정도입니다.
이들이 범죄소년에 추가되는 거죠.
강력처벌이 범죄예방에 실질적 효과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입증된 바가 없습니다.
형사처벌에 대해 가장 뜨겁게 논쟁하는 미국에서는 다수의 연구들이 나왔는데요, 대다수의 연구에서는 형사처벌이 효과가 없고 역효과가 내서 오히려 재범이 증가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역효과의 이유로는 미성숙, 낙인효과, 전과기록으로 인한 고용제한, 범죄학교효과, 분노와 부당함이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결국 처벌이 능사가 아니고, 오히려 범죄의 길로 더 깊숙이 떠밀 수도 있는 이런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신 건데요.
사실 또 하나 고민이 범죄의 양상이 지금 달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무인 점포라든지 SNS를 이용한 딥페이크라든지 이런 신종 비행이 빠르게 번지고 있는데 이것도 면밀하게 파악을 해야 대응도 가능한 거겠죠?
박선영 교수 / 한세대 경찰행정학과
예, 맞습니다.
청소년들의 소비욕구와 성적인 호기심은 강하고, SNS를 통해 정보가 공유·확산 되는데, 성인에 비해서 충동조절능력은 떨어지고, 문제해결 능력이 떨어지고, 부모의 보호력은 점점 더 약화되고 부모와 학교의 대응능력은 떨어지니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청소년의 특성, 신종범죄, 사회 안전망의 붕괴, 유해환경 등을 다각도로 분석되야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고 비행청소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현재 우리나라는 만 14세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요.
다른 나라들은 어떻습니까?
박선영 교수 / 한세대 경찰행정학과
전세계 가장 많은 국가가 채택한 보편적인 형사책임 연령은 우리나라와 동일한 14세입니다.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등의 유럽국가는 우리나라 보다 높은 15세입니다.
우리나라의 연령하향의 핵심은 형사처벌 가능 연령이기 때문에 국가간 형사처벌 연령을 비교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형사책임연령과 형사처벌 연령을 동일한 14세로 잡아 높았지만, 캐나다는 형사책임연령은 12세, 형사처벌 연령은 14세 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도 형사책임연령은 12세이지만, 형사처벌 연령은 16세입니다.
미국의 50개 주에서 가장 많은 23개 주가 형사처벌연령이 14세이고 5개주는 15세, 5개 주와 워싱턴 DC는 16세입니다.
많은 주가 상향 조정한 이유는 형사처벌 역효과 연구들이었으며, 뇌발달 나이입니다.
뇌과학자들의 뇌 연구에 따르면 인지능력, 추론능력, 판단능력, 충동을 제어하는 능력 등을 관장하는 전두엽은 25세까지 발달하며, 최소 14세는 되어야 기능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회원국가에게 14세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했는데요, 그 근거로 뇌발달 결과를 제시하였습니다.
인간의 뇌는 아무리 시대가 달라져도 발달 속도가 동일하기 때문에 현대 사회의 청소년들은 정보와 지식이 많아진 것이지, 뇌 기능은 과거와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연령을 낮추자라는 주장의 어떤 근거 중의 하나로 요즘 아이들 발달이 빠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뭐 이런 게 있는데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아이는 아이다, 이런 얘기가 될 수 있겠네요.
결국 목적은 재범을 막고 사회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일 텐데 우리가 참고할 만한 모델도 있을까요?
박선영 교수 / 한세대 경찰행정학과
예, 범죄가 발생해서는 안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피해자가 생기는 것입니다.
고려할 만한 해외사례로는 미국/캐나다/중국 등은 학습권 보장을 위해 소년원을 교육부가 공립학교로 운영하는 점, 정신적 문제가 있는 비행청소년들에 대해서 사회에서 집중적인 치료를 하는 점, 문제의 출발이 가정의 문제라는 점을 고려하여 가족치료, 가족상담을 강화하고 부모의 올바른 양육을 지원하고 모니터링하는 점, 경찰단계의 경미범죄를 다루는 법적 권한을 준 점, 보호처분 중에 피해자에 대한 배상과 사과를 할 수 있도록 해서 피해자의 피해회복을 강화하고 소년들의 반성을 이끌어 내는 점 등입니다.
비행청소년 문제는 결국 관리/감독의 문제입니다.
강력처벌로는 절대 방황하는 청소년을 변화시키지 못합니다.
보호처분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사회안전망인 가정/학교/지역사회를 재건해야 합니다.
보호관찰관 한명이 담당하는 소년의 숫자를 55명에서 OECD 국가 평균인 27명으로 현실화, 스쿨폴리스 한명이 담당하는 학교의 수를 10개 학교에서 3개 학교로 현실화 , 소년원의 숫자를 확대하고 인력을 확충하며 공립학교로 운영해야 하며 경찰단계에서 촉법소년에 대한 훈방과 사전개입이 가능하게 하고 모든 학교에 상주 상담사 2~3명을 배치하여 위기청소년을 조기에 발굴하고 위기가정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결국 이 촉법소년 논쟁의 핵심은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라는 데 있을 텐데 결국 이 소년들이 다시 범죄의 길로 빠지지 않을 '인프라'부터 단단하게 구축하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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