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한계 극복하는 AI·블록체인 플랫폼···개헌 숙의 '온라인 공론장' 시동
국회 토론회서 개헌 관련 주요 의제와 공론장 역할 논의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기존 여론조사의 한계를 느껴 이를 극복하기 위한 플랫폼을 개발했습니다. 숙의부터 참여 보상, 질적 콘텐츠 확보, 가치 순환으로 정책 제안의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찾았습니다.”
디지털 공론장 플랫폼 ‘라텔(Ratel)’ 개발사 바이야드의 최종석 대표는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토론회에서 이같이 온라인 숙의 공론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개헌 관련 논의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디지털 공론장 플랫폼을 통해 기존 여론조사의 한계를 극복하고, 국민 참여형 정책 제안 가능성을 모색하는 시도가 본격화하고 있다.
27일 민병덕 국회의원실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 바이야드와 함께 개헌 관련 공동 프로젝트의 첫 단계로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토론회에서 기초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주요 개헌 의제가 논의됐다.

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 10~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6.7%가 개헌에 찬성해 반대(33.3%)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헌 방식으로는 ‘단계적 개헌’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68.7%로, 전면 개헌보다 합의 가능한 의제부터 순차적으로 추진하는 방식이 더 지지를 받았다. 첫 국민투표 시기로는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적절하다는 의견이 45.1%로 가장 많았다.
개헌의 핵심 의제로는 기본권 강화(78.7%), 지방분권 및 지역균형발전(73.3%),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대한 국회 통제 강화(66.0%) 등이 꼽혔다. 특히 계엄과 관련해서는 국회 사후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즉시 무효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72.2%로 나타나 민주적 견제 장치에 대한 요구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기존 여론조사는 표본 편향, 정보 불균형, 조작 가능성, 기관 간 결과 불일치 등의 한계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바이야드는 ‘라텔’ 플랫폼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플랫폼은 이용자가 주요 쟁점에 대해 학습하고 토론을 거쳐 의견을 형성하도록 설계됐으며, 참여 보상을 통해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구조를 갖췄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익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참여자가 남긴 심층 의견 데이터를 개인 맞춤형 AI 에이전트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시민 참여 데이터를 개인의 의사결정 체계를 반영한 지능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최종석 대표는 “깊이 있는 논거와 숙의된 의견이 상위에 노출되도록 설계해 콘텐츠 자체가 플랫폼의 핵심 자산이 되도록 했다”며 “국민이 토론에 참여해 생성한 데이터를 자신의 AI로 활용할 수 있다면 참여 동기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 입법조사 과정에도 적용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참석한 전문가들은 온라인 숙의 플랫폼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개헌을 위해 권력구조에 대한 구체적인 조항에 대한 접근과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허석재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개헌이 어려운 상황이 갖는 단점과 장점을 함께 고려해 합의를 형성해야 한다”며 “분권형과 혼합형 등 헌법의 구체적인 조항에 대해 어떻게 고칠지에 대한 공론화 등도 필요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선거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개헌 논의의 본질은 대통령 임기나 형식이 아니라 선거제도와 권력구조에 있다”며 “득표율과 의석의 괴리로 ‘국민을 닮지 않은 국회가 형성돼 있으며,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얽혀 선거제 개혁이 어려운 상황으로 이 부분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초 조사를 바탕으로 4월부터는 ’대국민 참여형 숙의 로드맵‘이 본격 가동된다. 민병덕 의원실은 전문가 세미나를 통해 주요 쟁점을 정리하고, 이후 블록체인과 AI 기술을 활용한 온라인 공론장 참여형 조사를 실시해 국민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수집된 결과는 향후 입법 활동에 반영될 예정이다.
민병덕 의원은 “개헌은 단순한 조문 수정이 아니라 국가 운영 방식과 미래 방향을 재설계하는 일”이라며 “1987년 헌법이 민주주의 회복에 기여했지만, 현재의 사회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력 구조의 비효율, 반복되는 정치 갈등, 지역 불균형, 기본권 확대 요구 등은 더 이상 정치권 내부 논의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헌법은 국민 삶을 담는 그릇인 만큼 무엇을 바꿀 것인가뿐 아니라 어떻게 국민과 함께 만들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앞으로의 개헌은 디지털 공간에서 축적된 국민 의견과 합의를 바탕으로 완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민구 (science1@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란 “美에 지옥 보여줄 것”…지상병력 100만명 조직
- "'그알' 김상중 리얼 연기 덕분에" 李대통령, 이번엔 "쓰다만 소설"
- 배우 이상보 사망설…소속사 측 "확인 중"
- 안중근 순국일에 ‘방귀 영상’ 조롱…도 넘었는데 “처벌 어려워”
- "'살려달라'며 뛰어와"...주차장 흉기난동, 20대 여성 심정지
- 월가 보너스 3.8억 '사상 최대' 찍었지만 한숨 쉬는 이유
- "파병 대신 무기(Iron) 보내자"...이준석, 美핵심 안보매체에 제3의 길 제시
- 이란戰에 '헬륨 대란' 오나…"韓 반도체 타격 우려"
- 하버드 졸업장 올린 이준석…“전한길, 또 아무말 대잔치”
- 곽재선 회장 "한·일 양국 미래 협력 확대 필요"[제15회 IB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