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선박, 위안화 내고 호르무즈 통과”…‘돈 내면 테러 지원, 안내면 피격’ 해운사 진퇴양난

박양수 2026. 3. 2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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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면서 일부 선박들로부터 통행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해운 전문 데이터 업체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극소수의 선박은 현재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직접 통제하며 호위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정 항로만을 이용하고 있다.

지난 13일 이후 총 26척의 선박이 이같이 이란이 사전 승인한 경로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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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수비대, 사전 승인 선박만 호위
달러 제재 피해 위안화 결제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상의 화물선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면서 일부 선박들로부터 통행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미국 달러화가 아닌 중국 위안화로 통행료를 지급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해운 전문 데이터 업체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극소수의 선박은 현재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직접 통제하며 호위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정 항로만을 이용하고 있다.

지난 13일 이후 총 26척의 선박이 이같이 이란이 사전 승인한 경로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이후 기존의 일반적인 항로를 이용한 기록은 전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사들은 IRGC와 연계된 브로커와 미리 접촉해 국제해사기구(IMO) 등록번호, 소유 구조, 화물 명세서, 목적지, 승무원 명단 등 전방위적인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IRGC 심사를 통과하면 승인 코드와 항로 지침이 발급된다. 승인된 선박은 IRGC의 호위를 받으며 이란 영해를 따라 이동하게 된다.

보고서는 최소 두 척의 선박이 통행료를 지불했으며, 결제는 중국 위안화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미국의 금융 제재로 달러화 거래가 막힌 이란이 제재망을 피하기 위해 위안화를 결제 수단으로 채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상당수 선박은 통행료를 내는 대신 외교적 개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건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인도 정부는 자국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어떠한 비용도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최근 조현 외교장관과 통화에서 비적대적 선박은 이란 당국과 조율해 통항할 수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이달 들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142척 가운데 67%는 이란과 직접 연관된 선박으로 분석됐다. 최근 며칠간 이 비율은 90%까지 치솟았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67%를 제외한 비(非)이란 선박은 그리스(15%)와 중국(10%) 등 소속으로 파악됐다.

억류 위기에 처한 선사들은 이란 측의 통항 허가를 받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IRGC와의 거래가 심각한 법적 후폭풍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클레어 매클레스키 전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규제총괄은 “IRGC는 미 국무부가 지정한 ‘외국 테러조직’(FTO)”이라며 “이들에게 물질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은 민사상 책임을 넘어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리스크로 인해 대부분의 다국적 해운사가 간접적으로라도 IRGC와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운업계에서는 이란 당국의 승인 없이 항로를 통과할 경우 공격 위험이 크고, 승인 절차에 따를 경우 제재 위반 가능성이 있어 ‘진퇴양난’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양수 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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