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보유세 낮다? … 취득·양도세 합치면 부동산稅 적지 않아
실효세율은 0.15%로 낮지만
종부세 누진·거래세 합치면
세금총액 OECD 평균의 2배
국가마다 감면·공제방식 달라
부동산 과세 종합 검토해야

정부가 집값 안정을 목표로 보유세 강화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과 세계 주요 도시의 보유세를 비교한 기사를 공유하며 "나도 궁금하다"고 썼을 정도다. 우리나라의 보유세 수준이 국제와 비교했을 때 어느 수준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의 명목상 보유세율이 국제 통계상 주요국 대비 낮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나라마다 세금 누진 체계가 다르고, 다양한 감면·공제 제도가 있어 세율을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 특히 취득세·양도세를 합친 전체 부동산 관련 세금 부담은 우리나라도 결코 가볍지 않다. 보유세를 높이려면 취득·보유·양도를 아우르는 과세 체계 전체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금 통계와 한국지방세연구원 등에 따르면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2023년 기준 0.15%다. 미국(0.83%), 영국(0.72%), 일본(0.49%) 등 주요 나라보다 낮다. OECD 평균인 0.3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실효세율은 시가 대비 세금을 뜻한다.
해외 주요 도시를 봐도 비슷한 경향이 확인된다. 뉴욕의 실효세율은 시가 대비 0.8~1.0% 수준으로 알려져 있고, 도쿄는 고정자산세(1.4%)와 도시계획세(0.3%)를 합쳐 명목세율이 1.7%에 달하지만 각종 감면을 빼면 실효세율은 1% 정도로 내려온다.
하지만 각 나라에서 부동산 보유세가 실제로 매겨지는 상황을 보면 단순 수치 비교만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 보유세는 지방세인 재산세와 국세인 종합부동산세(종부세)로 나뉘어 있다. 문제는 종부세가 누진제로 최고세율이 5%에 달한다는 점이다.
다주택자나 법인은 세금 부담이 더 크다. 그래서 1주택자가 재산세만 부담할 때는 실효세율이 0.1~0.2% 수준에 머물지만, 고가 주택에 종부세가 추가되면 0.3~0.6%까지 뛴다. 서울 강남·용산 등에 소재한 초고가 아파트의 경우 올해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한 세금 부담이 시가의 1%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같은 측면 때문에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 비율이나 총조세 대비 보유세 비율 등 다른 지표는 OECD 평균과 엇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난다. 특히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까지 합한 전체 부동산 세금 부담으로 따지면 우리나라의 세 부담이 결코 낮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해외 주요 도시는 보유 단계에 세금이 집중되고 거래·처분할 때는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부동산을 거래할 때 최대 3%의 취득세를 내야 하고, 팔 때는 최고세율이 45%에 달하는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반면 뉴욕, 도쿄 등은 보유세 비중이 크지만 1주택 장기 보유에 대해 양도세를 낮게 부과하거나 비과세하는 제도를 운용한다. 런던도 취득 단계의 인지세(SDLT)가 최대 12%로 높지만, 양도세는 장기 보유 시 상당 부분 감면된다. 실제로 보유세와 거래세를 모두 합한 한국의 부동산 세금 총액은 GDP 대비 2.67%로 OECD 평균(1.27%)의 두 배를 넘는다.
이 같은 측면 때문에 세무 전문가들은 보유세를 논의한다면 단순 세율 비교만 하는 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보유세를 높이려면 취득·보유·양도를 아우르는 부동산 과세 체계 전체가 다시 설계돼야 한다는 것이다. 세무업계 관계자는 "보유세가 낮다고 어느 한 세목만을 잣대로 삼아 성급하게 올리고 낮추면 시장에 예기치 못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지방세연구원도 우리나라와 해외 보유세를 비교한 연구자료에서 "보유세 국제 비교는 지방세 과세 확충 관점에서 시사점을 줄 뿐이지, 그 숫자 자체만으로 보유세 증가 또는 감소 대안의 근거는 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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