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내주 사업자 대출 점검…강남 3구·모집인 대출 정조준
사업자 등록일 최근·영업점-소재지 떨어진 대출도 대상
적발시 형사처벌 경고…사기죄 성립시 징역 최대 10년
금융감독원이 다음주부터 개인사업자 대출 용도 외 유용 점검에 나선다. 은행·상호금융권 대출 가운데 강남 3구에서 받은 대출과 모집인을 통해 받은 대출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본다.
사업자 등록일이 최근인 차주의 대출과 취급 영업점과 담보물건 소재지가 떨어져 있는 대출도 대상이다. 적발될 경우 필요에 따라 행정제재나 대출 회수를 넘어 형사 처벌을 예고하고 있다.

27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30일부터 은행권, 상호금융권을 대상으로 개인사업자 대출 점검에 나선다. 사업 운전자금 등의 목적으로 대출을 받았음에도 주택 구매 등에 활용하는 용도 외 유용을 색출하기 위해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들로부터 서면으로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보고 있다"며 "철저히 준비해 오는 30일(월요일) 바로 점검을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현재 개인사업자대출을 4가지 고위험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상세히는 △강남 3구에서 받은 대출 △모집인을 통해 취급된 대출 △사업자 등록일이 최근인 차주의 대출 △취급 영업점과 담보물건 소재지가 떨어져 있는 대출이다.
통상적인 용도 외 유용은 차주가 서류상 대출 목적을 개인사업자의 운전자금을 허위로 기재하고 실제로는 주택구입에 사용하면서 발생한다. 브로커와 함께 필요 서류를 위·변조해 대출을 받기도 한다. 대출 모집인이 브로커로 나서는 경우도 있다.
이같은 용도 외 유용을 막기 위해 금융회사들은 개인사업자 대출을 내줄 당시 차주로부터 사업계획 설명 등의 증빙 자료를 받는다. 이를 토대로 대출 자금이 받을 당시의 용도에 맞게 사용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차주에게 추가 자료를 요구한다.
은행연합회 자금용도외 유용 사후점검준칙을 보면 은행들은 대출 취급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대출금 사용내역표를 건별로 요구해 자금 사용내역의 적정성 여부를 점검한다. 차주가 법인(신설법인 제외)인 한도거래여신의 경우 일상적인 상거래 대금 결제 목적 사용여부 확인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실시한다.
차주는 사용내역표에 계약서, 영수증, 계산서, 통장거래내역 등 증빙자료를 첨부해야 한다. 부동산임대업자가 주택 또는 오피스텔 구입 목적으로 대출받은 경우 임대차계약서, 전입세대열람원, 주민등록표의 추가 확인을 통해 임대용 부동산을 사업목적에 맞게 사용하는지 확인한다.
상호금융권도 유사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자체 점검 중이다. 그럼에도 금감원이 지난해 6·27 대책 이후 점검을 실시한 결과 약 2만건의 개인사업자 대출 중 127건, 금액으로는 588억원이 적발됐다. 이 가운데 91건, 464억원에 해당하는 대출을 회수했다.▷관련기사:금감원장 "대출 용도외유용 적발시 즉각 회수…강남3구 철저히 점검"(2026.03.22)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7일 자신의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부동산 투기 자금으로 쓰려고 부동산 구입자금 대출을 하지않으려는 금융기관에서 사업자금이라 속이고 대출받아 부동산 구입용으로 쓰면 사기죄로 형사처벌 된다"고 경고하자 금감원이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실제로 금감원은 최근 사업자대출 용도 외 유용 시 기존 대출 상환일이 아닌 '적발일'로부터 신규 대출을 내주지 않도록 하는 공문을 각 금융협회에 발송했다.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이찬진 원장은 "용도 외 유용이 확인되면 관련된 금융회사 임직원, 대출 모집인 등에 대해서는 엄중 제재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관련기사:이찬진 "지배구조 개선안 내달 결론…10월 법안 반영 예상"(2026.03.26.)
금융업권법 상 행정제재나 대출 회수를 넘어 형사 처벌로 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이찬진 원장은 "위규 행위를 넘어서 범죄 행위에 이르는 상황이 되면 수사기관 통보 등의 형사 절차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현행법은 대출 용도 외 유용에 대한 처벌 근거를 명시해두고 있다.
일례로 차주가 용도를 속여 대출을 받거나 허위 매출·허위 계약서 등으로 금융회사를 기망해 대출을 받은 경우 형법 제347조 사기죄 처벌의 근거가 될 수 있다. 10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금융회사 임직원·모집인이 용도 외 유용에 가담했다면 각 업권법은 물론 형법상 배임·업무상배임을 적용받을 수 있다. 배임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 업무상배임은 10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금융권은 은행권 대비 상호금융권이 내부통제가 취약하고 용도 외 유용 또한 빈번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사업자대출 자금의 용도 외 유용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지방대출 비중이 높은 상호금융보다 은행권에 더 집중될 수 있는 시각도 있다.
금감원은 은행·상호금융권 모두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보다 상호금융 쪽 내부통제가 비교적 취약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수도권 대출은 은행권 비중이 높아 각자의 특성에 맞게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후 (kjh2715c@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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