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융권 판 커지는 요양원 대전…KB가 서울 최대 규모로 짓는다

최재원 기자(himiso4@mk.co.kr) 2026. 3. 2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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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먹거리로 떠오른 요양원
KB, 송파에 정원 350명 규모
2028년 하반기에 개원 목표
신한도 은평·송파·해운대 등
3곳 2030년까지 추가 개설
초고령사회 요양수요 크고
연금·신탁 등 시너지 기대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위치한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빌리지 모습.
대한민국 고령화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가운데 금융사들의 ‘요양원 대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탄탄한 자금력과 브랜드파워를 갖춘 금융사들이 초대형 시설이나 프리미엄 서비스를 앞세워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라이프생명은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서울 송파구에 정원 350명의 대규모 요양원 ‘KB 송파빌리지(가칭)’를 건립할 계획이다. 연면적 약 1만평(3만3000㎡)에 지하 2층~지상 10층 규모로, 이르면 올 하반기 착공해 2028년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계획대로 완공되면 서울에서 가장 큰 규모의 요양시설이 될 전망이다. 현재 운영 중인 요양원은 대부분 정원이 100명 안팎이고, 규모가 큰 곳도 200명을 넘지 않는다.

KB 송파빌리지에는 인공지능(AI) 기반 돌봄 기술과 각종 스마트케어 시스템 등 이른바 ‘에이지테크(Age-tech)’가 적용될 예정이다. 입소자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시스템과 생활편의 서비스를 결합해 미래형 요양시설로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본인부담금은 1인실 기준 월 350만~400만원 수준(장기요양급여 200만여 원 별도)에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시니어 브랜드 골든라이프를 가장 먼저 출범시킨 KB금융은 이미 수도권에서 요양시설 운영 경험을 쌓아왔다. 현재 서초·위례·은평·광교·강동 등 서울 및 수도권 5곳에서 요양원을 운영 중이다. 또 2023년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거주할 수 있는 실버타운 ‘KB 평창카운티’를 선보이며 시니어 주거 사업 영역도 넓히고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가 운영 중인 경기 수원시 광교빌리지 전경. [KB금융]
유복재 KB골든라이프케어 상무는 “KB는 실버타운, 요양원, 데이케어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며 “시니어의 신체 상태와 생활 방식의 변화에 따라 삶이 자연스럽게 전환되고 선택지가 확장되도록 설계된 구조”라고 설명했다.

다른 금융사들도 요양시설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를 통해 올해 1월 경기도 하남시 미사에 프리미엄 요양시설 ‘쏠라체홈 미사’를 개소했다. 신한 쏠라체홈은 입소자 생활편의성과 재활·여가 프로그램을 동시에 강화한 프리미엄 요양시설을 표방하는 게 특징이다. 자동 목욕시설과 수압 마사지 시스템, AI 바둑기계 등 다양한 고급 편의시설을 갖췄다. 장기요양급여를 빼고도 월 이용료가 50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최고급이다.

신한라이프케어 ‘하남 요양시설’(가칭) 투시도. [신한라이프케어]
신한라이프는 향후 부산 해운대(2027년), 서울 은평(2029년), 송파(2030년) 등에 추가로 요양원을 개설할 예정이다. 비수도권 가운데 처음 진출하는 해운대는 정원 124명 규모다. 서울 은평과 송파 쏠라체홈의 경우 실버타운과 요양원을 함께 짓는 복합 시니어 주거시설로 건립될 예정이다.

하나생명 역시 시니어케어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자회사 하나더넥스트라이프케어를 통해 내년 경기도 고양시 지축동에 프리미엄 요양시설을 열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앞으로 보험사뿐 아니라 은행 계열 금융사들도 요양시설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융사들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요양원은 대부분 서초·송파·위례 등 동남권이나 은평·고양 등 서북권에 위치한다. 입지적으로 대규모 녹지와 대형병원이 인접해 있어 노후생활을 보내기에 적합하다는 게 공통된 특징이다.

금융회사들이 요양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것은 초고령사회 진입과 맞물려 있다. 돌봄이 필요한 후기 고령자로 구분되는 75세 이상 인구는 지난해 기준 423만명이다. 베이비부머의 고령화에 따라 2040년엔 후기 고령자가 1000만명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장기요양 서비스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요양시설 시장이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요양시설이 단순한 부동산 사업이 아니라 기존 금융 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입소 고객을 대상으로 연금관리와 자산관리(WM), 신탁, 상속 설계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요양 사업은 안정적인 장기 수요가 보장되는 데다 보험·연금·신탁 등 기존 금융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만하다”면서 “고객의 노후생활 전반을 관리하는 ‘라이프케어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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