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 인하에 ‘빅5’ 희비···녹십자 여유, 유한·종근당·대웅·한미 울상
녹십자, 인하 대상 비중 낮아 유리···유한, 인하 품목 다수
종근당, 혁신형제약 재인증 필수···한미, 개량신약 정책 주목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그동안 논란이 이어졌던 제네릭 약가 인하가 오리지널 대비 45% 수준으로 확정되면서 제약업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다만 매출 상위 '빅5' 제약사 사이에서도 주력 품목 구조에 따라 영향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GC녹십자는 인하 대상 비중이 낮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반면, 유한양행·종근당·대웅제약·한미약품은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전날(2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오리지널 대비 기존 53.55%에서 45%로 낮추는 약가 개편안을 의결했다.

이같은 복지부 방침이 발표되자 제약업계는 반발했다. 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약가 개편안이 보건안보와 국내 제약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건정심에서 16%의 약가인하 기본 산정율이 결정된 데 대해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전했다. 이어 비대위는 "정부는 사후적으로라도 이번 개편안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 제약산업이 국민건강 증진과 국가경제 기여라는 본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조정하고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같은 제약업계 모습은 대외적으로 표출된 내용이고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매출 기준 대형 제약사와 중소제약사간 온도 차이가 감지된다는 전언이다. 실제 앞서 거론대로 혁신형 제약기업은 산정률 49% 적용과 4년간 유지라는 혜택을 받게 된다. 혁신형 제약은 예외도 있지만 대형 제약사들이 대부분이다. 익명을 요청한 15년 경력의 중소 제약사 관계자는 "복지부 관료들이 이해관계가 달라 단합하지 못하는 의사들에 이어 이번에는 상위권 제약사를 분리해 대처하는 방식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외적으로는 연구개발에 주력한 혁신형 제약기업에 특혜를 주는 것을 문제 삼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2위인 GC녹십자는 약가인하 여파가 적은 편이다. 인하 대상이 아닌 혈액제제류와 백신제제류 매출비중이 지난해 기준 38.3%와 20.6%로 각각 집계된 것이다. 역시 약가인하와 무관한 OTC(일반의약품)류가 7.5% 비중을 점유해 총 70% 가량 의약품이 이번 정책과 거리를 두고 있다. 다른 제약사들이 공개를 유보하는 제네릭 비중도 GC녹십자는 10% 내외라고 밝히고 있다.
종근당의 경우 주요품목인 '프롤리아'와 '아토젯', '글리아티린', '자누비아', '딜라트렌', '이모튼', '고덱스', '타크로벨', '텔미누보', '펙수클루' 등 10개 품목 중 8개가 오리지널이다. 펙수클루를 제외한 나머지 품목의 특허 만료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핵심은 혁신형 제약기업이 아닌 종근당이 다른 제약사에 비해 불리하다는 점이다. 이에 종근당은 서둘러 혁신형 제약 재인증을 추진해야 한다는 업계 주문이다.
대웅제약 주요품목인 '나보타'와 '우루사', '펙수클루', '크레젯', '올메텍', '가스모틴' 중 나보타와 펙수클루는 약가인하 대상이 아니다. 반면 크레젯과 올메텍, 가스모틴은 혁신형 제약 혜택을 받지만 인하 대상으로 분류돼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한미약품은 개량신약 약가인하 측면에서 분석이 필요하다. 주요품목 '로수젯'과 '아모잘탄', '에소메졸', '한미탐스/오디', '팔팔', '아모디핀', '낙소졸', '구구', '피도글', '히알루 미니' 중 1개 품목을 제외한 9개가 개량신약이기 때문이다. 업계가 혼동할 수 있는 개량신약 약가인하와 관련, 복지부는 전날 제네릭과 제네릭이 등재된 특허만료 최초등재(오리지널)가 인하 대상이라고 밝혔다. 단, 복합제 자료제출의약품 등 '특허만료 최초등재·제네릭 기반 약제'도 변경 산정률에 맞춰 조정한다고 설명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약가 업무를 25년 수행한 모 제약사 임원은 "쉽게 설명하면 오리지널과 동일하게 제네릭이 등재된 개량신약은 인하 대상이고 등재되지 않은 개량신약은 인하하지 않는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임원은 "복지부가 밝힌 것은 약가인하 대상 성분이 합쳐진 복합제도 인하한다는 의미"라며 "단, A성분이 인하 대상이고 B성분이 인하 대상이 아닌 복합제 등 세부 규정은 향후 복지부가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주요품목에 개량신약 비중이 높은 한미약품의 약가인하 여파는 향후 발표 내용과 연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영향력 있는 빅5 업체는 혁신형 제약기업 혜택을 정부로부터 받아냈으니 향후 침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결국 혁신형 지위를 갖지 못한 중소 제약사들이 약가 인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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