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김경, 강선우에 공천헌금 1억 건네” 기소… 재판 전망은
이른바 ‘공천헌금’ 명목으로 1억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 무소속(탈당 전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27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20회 이상 조사 등 보완수사 끝에 김 전 시의원이 강 의원에게 공천을 요청하며 1억원을 건넸다고 결론 내렸다. 수사기관에서 두 사람의 진술이 다소 엇갈린 만큼, 향후 재판에서도 진실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건은 강 의원이 2022년 6월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병기 의원과 공천헌금 처리 방안을 논의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 파일이 지난해 12월29일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강 의원은 이재명정부의 첫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보좌진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낙마한 데 이어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은 2022년 1월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만나 1억원이 담긴 쇼핑백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시의원은 이후 강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구에 민주당 서울시의원 후보로 단수 공천을 받았고, 당선됐다.
수사에 착수한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두 사람에게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형법상 배임증재(김경)와 배임수재(강선우)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전직 보좌관 남씨도 강 의원과 같은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김 전 시의원은 녹취가 공개된 직후 돌연 미국으로 출국, 11일간 체류하면서 메신저 앱(어플리케이션)을 탈퇴했다가 재가입해 도주 또는 증거 인멸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는 귀국한 뒤 경찰에 자수서를 제출하고 혐의를 모두 인정하는 등 수사에 협조했다. 시의원직도 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의 징계 결정을 하루 앞두고 버렸다.
반면 강 의원은 경찰 조사에서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의원은 해당 쇼핑백을 받은 것은 맞지만, 금품이 들었는지 몰랐고 돈을 확인한 즉시 반환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경찰은 강 의원이 그 돈을 전세자금으로 쓰는 등 허위 진술을 한다고 보고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1억원을 추징보전 신청했다. 향후 재판에서 유죄 선고로 추징이 이뤄질 경우에 대비해 미리 재산을 확보해두는 조치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을 대질조사하는 등 보완수사 끝에 두 사람을 구속 상태로, 전 보좌관 남씨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김 전 시의원 측이 강 의원 측에 1억원을 건넨 정확한 장소와 시각이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검찰은 호텔 주차장 입·출차 내역과 진술 분석, 현장 검증 등을 통해 금품수수가 사실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강 의원이 그 돈을 받고 공천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김 전 시의원이 단수공천을 받아 시의원에 당선됐으며, 강 의원은 해당 현금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다만 검찰도 경찰과 마찬가지로 뇌물죄 성립 여부 등을 검토했으나 공천은 정당 내부 의사라는 점, 국회의원의 지위에 의한 직무로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적용하진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민주주의 근간인 공천 과정에서 금전을 대가로 공천권을 취득한 중대범죄”라며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했다.
재판 과정에서 강 의원 측은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과 같은 방어 논리를 펼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 전 시의원 측은 이미 혐의를 시인한 만큼, 선처를 호소하는 전략으로 재판에 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죄 수사에도 관심이 모인다. 경찰은 김 전 시의원이 강 의원에게 타인 명의로 1억3000여만원을 ‘쪼개기 후원’했다는 의혹과 김 전 시의원이 2023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다른 민주당 중진 인사들에게 ‘공천로비’를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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