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최후통첩 외치다 돌연 변덕... 오락가락 트럼프에 시장 '출렁'

손성원 2026. 3. 2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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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항복' '정권 교체'→ '군사 무력화'
'48시간 최후통첩' 후 이튿날 '5일 유예'
지난해 6월 17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외부에 '꼬끼오 꼬끼오 타코'라고 적힌 현수막이 보이고 있다. '타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풍자하는 신조어로,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Trump Always Chickens Out)'의 줄임말이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관세 정책에서 잇따라 결정을 번복하면서 '타코(TACO·트럼프는 늘 겁먹고 물러선다)'라는 신조어를 얻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란 전쟁에서도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금융 시장도 요동치면서 급등락을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공격 개시를 공식화하면서 공습 명분으로 "이란 정권의 임박한 위협"을 거론했다. "이란이 핵 프로그램 재건을 시도했으며, 미국의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후 이달 6일에는 "무조건적 항복 외에 이란과 체결할 거래는 없다. (이란이) 새 지도자를 선출하면 경제적으로 이란을 크고 좋게 만들 것"이라며 전쟁 목표로 '정권 교체'를 내세웠다.

그러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돌연 한발 물러섰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0일 '대통령이 여전히 이란의 무조건적 항복을 원하냐'는 물음에 "트럼프 대통령의 뜻은 이란이 무조건 항복을 선언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작전은 최고사령관인 대통령이 군사 목표가 달성됐다고 판단할 때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종전 기준을 이란의 '무조건적 항복'이나 '정권 교체'에서 '군사력 무력화' 수준으로 낮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시점을 두고도 변덕을 부렸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당일인 지난달 28일 "2, 3일 후에 공격을 그만둘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이후 "4, 5주" 등으로 전쟁 기간을 넓혔다. 이달 13일에는 "내가 뼈저리게 느낄 때 전쟁이 끝난다"며 아예 답변을 피했다.

이란을 향한 위협도 수시로 뒤집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지금부터 48시간 내(23일)에 호르무즈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소들을 초토화할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군사작전의 '점진적 축소'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뒤였다. 그리고 시한 만료 직전인 23일 돌연 "이란과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공격을 5일간 보류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란 측은 미국과 접촉 자체를 전면 부인했다.

일관성 없는 행보에 글로벌 시장은 연일 크게 요동쳤다. 개전 이후 국제 유가는 약 3년 7개월 만에 배럴당 100달러대로 치솟았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9일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하자 배럴당 80달러대로 급락했다. 코스피도 개전 직후인 3일 7% 넘게 급락했지만, 10일에는 5% 이상 뛰었다. 하지만 코스피는 23일 트럼프 대통령이 '48시간 최후통첩'을 날린 뒤에는 6% 넘게 빠졌다가, 이튿날 '5일간 공격 유예' 언급이 나오자 다시 2.74% 오르며 일부 만회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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