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경 주변 종양 치료 때 방사선 덜 쏘면 오히려 시력 떨어진다

변태섭 2026. 3. 2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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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경 주변에 생긴 양성 수막종을 치료할 때 시신경 손상 우려로 방사선을 적게 조사하면 10년 뒤 오히려 종양이 재발해 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간 방사선을 이용한 수술을 할 때 시신경이 망가지는 것을 막기 위해 종양 일부에 방사선을 쏘지 않거나 선량을 줄여왔으나, 이 같은 선택이 장기적으론 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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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경 인접 양성 수막종 환자 장기 추적
시력 보호 위해 방사선 줄인 부위서 재발
“종양의 81% 이상에 방사선 조사해야”
게티이미지뱅크

시신경 주변에 생긴 양성 수막종을 치료할 때 시신경 손상 우려로 방사선을 적게 조사하면 10년 뒤 오히려 종양이 재발해 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간 방사선을 이용한 수술을 할 때 시신경이 망가지는 것을 막기 위해 종양 일부에 방사선을 쏘지 않거나 선량을 줄여왔으나, 이 같은 선택이 장기적으론 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27일 백선하·이은정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은 시신경 인접 양성 수막종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시행한 뒤, 10년 이상 장기 추적한 결과를 발표했다. 환자들의 평균 종양 크기는 4.8cm³였고, 시신경을 보호하기 위해 방사선 조사 범위를 줄이다 보니 종양 전체에 방사선이 충분히 닿은 비율은 평균 76.7%에 그쳤다. 양성 수막종은 뇌와 척수를 감싸는 수막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뇌종양으로, 서서히 자라는 게 특징이다.

연구 대상 환자들의 수술 후 5년간 무진행 생존율은 90%였다. 그러나 10년 뒤에는 이 비율이 70%, 15년 뒤에는 43%까지 떨어졌다. 무진행 생존율은 암 치료 시작 후 병이 악화하지 않은 환자의 비율을 말한다. 연구진은 수막종 특유의 느린 성장 속도 탓에 암세포가 다시 커지는 시기도 늦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발한 종양의 대부분은 과거 수술 때 시신경을 보호하려고 방사선을 적게 쬐었던 부위에서 주로 생긴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추적 기간 중 시력이 떨어진 환자 2명(9.1%)은 모두 시신경 보호를 위해 남겨뒀던 종양이 10년 가까이 지난 후 다시 자라나 시신경을 압박한 게 원인이었다. 부작용을 피하려던 선택이 도리어 종양 재발과 시력 저하의 직접적 원인이 된 셈이다.

연구진은 치료 효과를 보기 위해선 종양 크기의 최소 81% 이상 부위에 충분한 방사선을 조사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시신경과 맞닿은 대형 종양은 방사선을 여러 번 나눠 쏘는 다분획 방사선 수술로 시력 보존과 종양 억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방사선량을 줄이는 기존 접근법이 장기적으론 독이 될 수 있다"며 "양성 수막종 치료에는 적절한 방사선 조사 범위와 충분한 선량 확보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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