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가고 싶어야 산다"…지방 중소기업이 말하는 '현실 해법'

남궁영진 기자 2026. 3. 2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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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63.4% "수도권과 격차 체감"…청년 유입 여전히 난관
정보·임금·생활 인프라 부족…"지원 넘어 구조 개선 필요"
사진=뉴시스
정부가 지방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 175건에 달하는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청년이 '선택하고 버틸 수 있는' 실질적인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과의 임금·인프라 격차가 여전한 상황에서 단순 지원 확대만으로는 청년 유입을 끌어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비수도권 중소기업의 63.4%가 수도권과 경영환경 격차를 체감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66.2%)은 인력확보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중소기업 대표들은 "청년이 오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며 입을 모았다.

■ "지원금보다 정보·임금·환경 격차"…청년이 외면하는 이유

금속 건자재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A 대표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정보 비대칭 해소'를 꼽았다. 그는 "지방 중소기업의 급여와 복지 수준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다 보니 청년들이 지원 자체를 꺼린다"면서 "채용 플랫폼인 '잡코리아'나 '사람인'에 공고를 올려도 지원자가 한 명도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업계에서는 기업이 채용 공고에 수백만원의 비용을 들이고도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임금 문제도 크다. 현재 지방 중소기업의 평균 연봉은 2500만~3000만원 수준으로, 대기업 평균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무는 경우도 많다. 기업 입장에서도 자체적으로 연봉을 크게 올리기 어려운 구조다.

생활 환경 역시 청년 이탈의 주요 요인이다. 익산·김제 소재 영상보안 제조사의 B 대표는 "직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퇴근 후 할 게 없다'는 것"이라며 "아파트만 공급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헬스장이나 커뮤니티 시설 같은 생활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 "맞춤 인재·임금 보전"…현장이 제시한 해법

현장에서는 단순 지원보다 구조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선, 중소·중견기업 전용 채용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급여·복지·직무 정보를 정량적으로 제공하고, 취업 시 인센티브를 부여해 지원을 유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인력 양성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A 대표는 "대기업 수준의 스펙을 갖춘 인재를 기다리기보다,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무형 인력을 키워야 한다"면서 "1~2년 집중 교육을 통해 기술을 습득하는 '기술학교'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정부 지원이 거론된다. 장기근속 시 인센티브를 지급하거나, 일정 비율의 인건비를 보조해 기업이 연봉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융 지원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정부와 금융권, 기업이 '3자'로 참여해 고금리 적금 상품을 제공하면, 근속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산이 늘어나는 구조를 통해 청년의 이탈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산업단지 규제 풀어야…"일자리·인프라 함께 살려야"

전문가들은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임영주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실장은 "지방 중소기업은 산업단지에 집중돼 있지만, 업종 규제가 강해 신규 기업 유입이 제한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일자리 확대와 인프라 개선이 동시에 막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산업단지 입주 규제를 완화하면 기업 유입이 늘고, 자연스럽게 일자리와 생활 인프라도 개선되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청년이 가고 싶어야 지방 중소기업도 산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순 지원 확대를 넘어 임금, 정보, 생활 인프라를 아우르는 구조적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남궁영진, 심현리 수습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