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9명은 ‘지역살이’에 관심…원격근무 활성화로 지역균형 도모해야”

최미랑 기자 2026. 3. 2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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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지역에 방치된 빈집은 한국사회의 큰 문제로 부상한 지방소멸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이미지가 됐다. 사진은 강원도 철원군의 한 빈집. 정용인 기자

국민 10명 중 9명은 현재 정주하는 곳이 아닌 다른 곳에도 살아보는 ‘다지역 살이’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실제 이행할 수 없는 이유로는 ‘금전적 부담’과 ‘일자리’가 가장 많이 꼽혔다.

27일 국토연구원이 발간한 ‘지방소멸시대, 세대별 다지역 거주 정책의 수용성과 추진 전략’ 연구 보고서를 보면, 19세 이상 70세 미만 국민 89%가 다지역 거주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 중 66.9%는 다지역 거주가 지역의 생활인구 증가와 활력 증진에 기여한다고 인식했다.

연구진은 다지역 거주를 ‘한 사람이 두 곳 이상 지역에서 거주하며 생활하는 형태’로 정의했다. 직장, 가족, 여가 등에 따라 거주지를 유연하게 선택하거나 워케이션(지역에 머무르며 일하기), 한 달 살기 등 다양한 형태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거주자의 다지역 살이 의향이 84.9%로 가장 높은 반면 강원·제주 지역 응답자는 이 비율이 76%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 연령에서 1순위로 선호하는 다지역 거주 유형은 단기간 ‘살아보기 체험’이었다. 2순위 이하는 연령에 따라 갈렸다. 30대 이하 청년은 ‘워케이션’을, 40대 이상은 ‘복수의 생활거점’을 2순위로 꼽았다. 은퇴 후 고령층에 해당하는 60대 이상은 3순위로 ‘이주 및 정주 준비’를 꼽았다.

다지역 거주와 관련해 정부에 바라는 지원으로 20~50대는 ‘일자리 연계 프로그램’과 ‘교통비·체류비 지원’을 꼽았고, 50대 이상은 ‘세컨드홈 세제 혜택’과 ‘임시 주거 제공’을 꼽았다. 30대와 40대는 특히 원격근무를 뒷받침할 제도적 환경도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다지역 거주에 관심이 있는데도 실행할 수 없는 이유(복수응답)로 ‘주거비와 생활비 등 금전적 부담’(67.2%)을 가장 많이 꼽았다. ‘현재 일자리를 유지하거나 변경하기 어려움’(62%)과 ‘시간적 여유 부족’(58.9%)도 주요 사유였다.

현재 정부는 수도권에 쏠린 인구를 지역으로 분산하기 위한 정책으로 ‘복수주소제’의 단계적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주소 등록지 외 실제 생활이 이뤄지는 또다른 지역이 있는 경우 복수로 주소를 등록토록 해 지역 인구를 늘린다는 취지다. 또 인구감소지역에서 1주택 특례를 받을 수 있는 집값 기준을 공시가격 4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하는 등 ‘세컨드홈’ 세제 혜택도 늘리는 추세다.

지방자치단체 등이 시행한 청년 정착 지원 사업이 일부 성과를 내기도 한다. 일례로 전남 고흥군의 한 달 살기 지원 사업인 ‘고흥스테이’의 경우 참여한 36가구 중 15가구가 실제로 고흥군에 전입했다.

해외에선 일본이 지방소멸 극복을 위해 다지역 거주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기업의 원격근무 확대를 지역균형 발전과 연계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인재 유출이 심각한 부산의 경우 민간기업과 협업해 원격근무 활성화와 더불어 수도권 기업에 대해 비수도권 디지털 인재 채용을 의무화하는 법안 추진도 검토하고 있다”며 “원격 근무가 가능한 직종을 적극 개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방 인력의 원격채용을 도입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 볼 만하다”고 제언했다.

최미랑 기자 r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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