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대신 실리"...삼성물산, 올해 도정 '수의계약' 싹쓸이 예고
서울 대치쌍용 1차 재건축 사업장서도 수의계약 유력
초기 단계부터 진행하는 프리콘 서비스로 경쟁 완화
![[출처=삼성물산]](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7/552778-MxRVZOo/20260327160850745dxle.jpg)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핵심 정비사업지 잇달아 수의계약으로 품을 기세다. 무분별한 경쟁은 지양하고 확실한 수익성을 담보하는 선별 수주 전략을 앞세운 것이 주효했다. 최고급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의 독보적인 가치를 지키기 위해 무의미한 출혈 경쟁을 철저히 배제해 온 경영 철학이 수주 가뭄 속 신의 한 수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4구역의 유력한 시공사로 삼성물산이 점쳐지고 있다. 현행법상 시공사 입찰에 단일 업체만 참여하면 유찰 처리되고 2회 이상 유찰될 경우 조합은 단독 응찰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애초 압구정 일대에서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간 치열한 2파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해 압구정2구역을 수주한 현대건설이 올해 3구역과 5구역 수주에 화력을 집중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삼성물산은 상대적으로 과열 경쟁이 덜한 4구역을 적극 파고들며 단독 입찰에 따른 수의계약 가능성을 높였다.
압구정 4구역은 현대 8차와 한양 3·4·6차를 묶어 지하 5층부터 지상 최고 67층까지 총 1641가구 규모로 탈바꿈하는 알짜 재건축 단지다. 예상 공사비만 2조1154억원에 달하는 서울 핵심 사업지다. 지리상으로 수인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갤러리아백화점 등과 맞닿아 있어 입지 측면에서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압구정4구역 항공사진. [출처=삼성물산]](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7/552778-MxRVZOo/20260327160852040ploc.jpg)
철저한 수익성 검증과 과열 경쟁 배제 전략을 골자로 하는 선별 수주 기조에 힘입어 삼성물산은 다수의 주요 사업장에서 잇단 수의계약 낭보를 전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서울 강서구 방화6구역 재건축 사업에 단독으로 응찰해 수의계약으로 시공권을 따낸 사례가 대표적이다. 해당 사업지는 지하철 9호선 신방화역을 품고 마곡지구와 맞닿아 있어 수익성이 담보되는 알짜 입지로 꼽혔다. 강서구 최초로 래미안 엘라비네를 선보이며 1순위 청약에서 해당 지역 기준 3426명의 청약자를 끌어모았다. 국민 평형인 전용 84㎡ 평형 가격이 17억원에서 18억4800만원으로 책정되며 다소 비싸단 시각도 있었지만, 평균 25대 1의 준수한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타입이 고르게 마감됐다.
알짜 입지를 선점하는 릴레이 수주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단독 입찰을 거쳐 총공사비 7721억원 규모의 여의도 대교아파트 시공권을 거머쥐며 여의도 재건축 시장에 깃발을 꽂았다. 여세를 몰아 최근에는 강남권 핵심 입지인 서울 대치쌍용 1차 재건축 사업장에서도 수의계약이 유력해진 상황이다. 해당 조합은 다음달 총회를 열고 삼성물산과의 수의계약 안건을 의결해 최종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 래미안 위해 가격보다 품질 우선...프리콘 서비스도 강점
삼성물산은 가격보다 품질에 우선순위를 두고 수익 확보가 가능한 프로젝트에만 참여한다는 확고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외형 확장을 위해 저가 수주전에 뛰어드는 대신 확실한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우량 사업장에만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수주 확보를 위해 상품별 전담 영업조직과 지역별 총괄조직, 거점 조직이 마케팅 활동을 담당한다.
프로젝트 개발 초기부터 디벨로퍼와 협업을 통한 EPC(설계·조달·시공) 수행 최적화로 연계 수주를 지향한다. 핵심 고객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기획 초기 단계부터 진행하는 프리콘(Pre-con) 서비스를 통해 경쟁 완화에 나서고 있다. 프리콘 서비스는 건설 착공 전 단계에서 설계와 예산,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3차원(3D) 시뮬레이션으로 공정과 원가, 안전 문제를 사전에 예측해 재작업과 지연을 줄이는 선진 기법이다. 디벨로퍼와 선제 협업해 최적화된 공법을 제안하고 발주처의 마음을 사로잡아 경쟁 구도 자체를 무력화하는 고도의 마케팅 전술로도 활용된다. 최근 건설업계 내 부실시공 논란과 원자잿값 상승 부담이 늘면서 국내 시공사들의 프리콘 도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프리콘 서비스를 앞세운 삼성물산의 수주전략은 과거 해외에서도 통한바 있다. 지난 2014년 인도 뭄바이에서 6억7800만 달러에 달하는 다이섹 초대형 복합문화시설 공사를 프리콘 역량을 앞세워 수주했다. 이를 통해 기존 입찰 경쟁사들을 제치고 비경쟁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권을 따냈다.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이 단독입찰을 추구하면서 공사비가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물산은 타사 대비 약 10% 높은 단가를 제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압구정4구역에 제안한 3.3㎡당 공사비는 1250만원 선으로 압구정3구역(1120만원)과 5구역(1240만원)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이는 래미안의 고품질 주거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물산 래미안의 경우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 조사에서 24년 연속 선두를 차지하며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외에도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 22년 연속 1위, 국가고객만족도 28년 연속 1위라는 기록을 유지하며 높은 소비자 선호도를 증명하고 있다. 자칫 무리한 경쟁입찰로 인해 공사비가 증액될 경우 고품질 제품을 제공하기 어려운 공사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 수익성이 확실하게 확보된 곳에 참여하고 무분별한 경쟁은 지양하는 원칙을 기조로 삼는다"며 "특히 경쟁사와의 과도한 경쟁은 되도록 배제하면서 최상위 브랜드인 래미안의 고품질을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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