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모습, 허구 아닐 수도”…우주 환경이 바꾸는 인간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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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1000년을 살면 근육과 뼈가 줄고 피부 기능이 떨어지며 눈이 커질 수 있습니다. SF 영화 속 외계인의 모습이 허구가 아닐 수 있습니다."
27일 대전 KAIST에서 열린 'KAIST 스페이스 바이오 워크숍'에서 무라타니 마사후미 일본 쓰쿠바대 교수는 '우주에서의 생명: 지구와 그 너머에서의 생명의 미래 예측'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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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1000년을 살면 근육과 뼈가 줄고 피부 기능이 떨어지며 눈이 커질 수 있습니다. SF 영화 속 외계인의 모습이 허구가 아닐 수 있습니다."
27일 대전 KAIST에서 열린 'KAIST 스페이스 바이오 워크숍'에서 무라타니 마사후미 일본 쓰쿠바대 교수는 '우주에서의 생명: 지구와 그 너머에서의 생명의 미래 예측'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무라타니 교수는 JAXA(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와 공동으로 쥐 우주비행 실험을 수행하고 우주비행사 6명의 혈액 샘플을 분석해 우주 환경이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온 분자생물학자다. 현재 JSPS(일본학술진흥회) 5년 과제 'Life in Space(우주에서의 생명)'와 JAXA 플래그십 미션 '우주비행사 디지털 트윈'을 이끌고 있다.
화성의 중력은 지구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무라타니 교수는 이런 환경에서 1000년 약 30세대를 살 경우 인간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근육과 뼈가 줄며 피부 장벽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순히 생물학적으로 시뮬레이션하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며 유전적 변이, 영양 상태, 사회 구조, 기술, 윤리 등 비생물학적 요인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거는 실제 우주 실험에서 나왔다. 무라타니 교수팀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35일간 사육한 쥐를 분석한 결과 근육이 줄고 골밀도가 낮아졌을 뿐 아니라 근섬유 유형 변화, 대사 변화, 면역계 변화 등이 함께 나타났다. 중력이 없으니 몸을 덜 쓴다는 이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변화들이었다.
지구에서는 중력이 뼈와 근육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우주에서 그 자극이 사라지자 척추동물이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오며 수억 년에 걸쳐 만들어 낸 기능들이 하나씩 사라졌다.
더 놀라운 것은 영향이 당사자에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주에서 생활한 수컷 쥐의 정자로 태어난 자손에서도 다른 표현형이 나타났다. 우주 환경의 영향이 다음 세대에까지 전달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단기 예측을 위해서는 우주비행사 디지털 트윈 기술을 개발 중이다. 우주비행사 본인의 혈액으로 만든 세포를 지상에서 먼저 우주 환경에 노출시켜 그 사람이 실제로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하는 방식이다.
무라타니 교수는 "실제 우주 임무 전에 개별 우주비행사가 어떻게 반응할지를 미리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정 우주비행사가 방사선에 얼마나 민감한지, 근육 손실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될지를 임무 전에 미리 알 수 있다면 그에 맞는 약물이나 훈련 방식을 준비할 수 있다. 누구를 우주에 보낼지 가리는 것이 아니라 누가 가더라도 더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목적이다.
무라타니 교수는 두 연구 모두 우주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며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을 연구함으로써 그 발견을 지구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생물, 식물, 인간은 각기 다른 속도로 환경에 적응한다. 속도 차이가 벌어질수록 생태계의 균형이 흔들리고 새로운 질병이나 알레르기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후변화와 환경 파괴로 빠르게 변하는 지구에서도 같은 원리가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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