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대사관 침입 자위대원 호송길에 “반자이”…중 관영매체 “2·26 닮은꼴” 비판
중 매체 “극우사상 군 스며든 것”
극우 인플루언서 정훈교육도 도마

현역 자위대 장교가 흉기를 들고 주일 중국 대사관에 침입한 사건 발생 사흘째 일본 정치권에서는 유감 표명 외 공식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중국은 관영 매체를 통해 이를 비판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27일자 논평에서 “일본 정부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사과’조차 하지 않고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가볍게 다루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유감’이라는 단어 뒤에는 국제법 의무에 대한 일본의 무관심과 극우 사상과 세력에 대한 위험한 방임이 있다”고 논평했다. 일본 방위성이 용의자인 자위대 삼등육위(소위급) 무라타 고다이(23)가 ‘업무 중 언행 및 태도에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일본 언론이 이를 인용해 ‘중국 대사와 대화하려는 의도’라고 보도한 것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일본 방위성은 26일 “법을 준수해야 할 자위관이 체포돼 매우 유감스럽다”며 “사실관계가 밝혀지면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의자와 관련해 “현재 직장에서는 언행과 근무 태도에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25일 “법을 준수해야 할 자위대원이 건조물 침입 혐의로 구속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중국 측에 국내외 법에 따라 사안을 엄중하게 처리하겠다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인민일보는 “일본 측 반응은 진심이 전혀 없다는 것이 명백하다. 최소한의 사과도, 최신 조사 상황 보고도,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언급도 전혀 없다”고 논평했다. 인민일보는 아울러 “이 과격한 사건은 90년 전 일본의 ‘2·26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며 “극우 사상이 군대·무장 조직에 스며들어 군인이 법을 무시하면, 필연적으로 내부 폭주와 외부 도발로 귀결된다”면서 “전 세계가 자위대원이 소란을 일으키는 것을 특별히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2 ·26 사건은 ‘황도파’로 불리던 일본 육군 청년 장교들이 1936년 2월 26일 일으킨 쿠데타였다. 이들은 사건 당일 육군성 등을 점거해 군 장성들을 살해했으며 총리도 살해해 정부를 전복하려 했다.
쿠데타 주축은 가난한 동북부 농촌 출신 위관급 장교들이었다. 이들은 대공황 시기의 경제난, 농촌 황폐화 등을 부패한 정치인 탓이라며 비판하며 일본을 ‘천황(일왕)이 직접 통치하는 국가’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 황도파로 불린다. 쿠데타는 도조 히데키가 이끄는 또 다른 파벌인 ‘통제파’에 의해 사흘 만에 진압됐다. 주동자 중 일부는 자결했으며 대부분 재판에 넘겨져 사형당했다.
2 ·26 사건은 실패한 쿠데타였지만 일본에서 군국주의가 발흥하는 계기가 됐다. 황도파와 마찬가지로 군국주의 세력이었으나 국가에 의한 정교한 통제를 주장했던 통제파는 쿠데타 진압으로 실권을 잡은 뒤 ‘천황’을 앞세워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을 일으켰다.
일본 경시청에 따르면 무라타는 주일 중국대사에게 “일본에 대한 강경 발언을 자제하라”고 직접 담판을 짓기 위해 대사관에 침입했으며 칼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자결하기 위해 가져갔다고 진술했다. 공범은 없다고 파악했다. 일본 교도통신이 26일 공개한 무라타의 검찰 압송 영상에는 누군가 구 일본군 군가를 부르고 “반자이(만세)”라고 외치는 소리가 담겼다.
일본 자위대 내에서 극우 인플루언서를 초청해 중국을 적국으로 하는 정훈교육을 시킨 것이 사건의 한 원인이라는 의견도 일본에서 제기됐다. 도마쓰 하루오 방위대 교수는 2023년에 발표한 논고 ‘위기에 처한 방위대 교육’에서 “외부에서 온 (우익) 논객이 교실에서 정치적으로 편향된 강연을 한다”, “자위관 교관들이 손쉽게 음모론에 물들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26일 내 여행 경보를 통해 중국인들의 일본 방문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중국 정부는 경보를 통해 대사관 침입 사건을 언급하며 “일본 내 중국인의 보안 환경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0902251823595
https://www.khan.co.kr/article/202603251600001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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