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재고는 충분한데 매대는 '텅'…경기 종량제 봉투 '이상 품절'
중동 전쟁 여파로 원료 수급 차질 우려 커지자 '사재기'
경기도 "과도한 불안 자제하고 평소처럼 구매해 달라" 당부

[더팩트ㅣ수원=박아론 기자] "75L만 남았다고요? 살 수만 있으면 그게 어디에요."
27일 오전 10시쯤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신도시 한 편의점에서 종량제 봉투를 구매하러 온 A씨(50대)는 "75L (봉투)만 남았다"는 아르바이트생의 말에 웃음을 지으며 재빨리 카드를 내밀었다. 원하는 종량제 봉투 규격은 아니었지만, 이미 여러 곳을 돌아다닌 뒤였기에 오히려 반가운 소식이었다.
A씨는 "언론 보도로 쓰레기 봉투 구매가 어려워질 수 있는 얘기를 듣고 전날에 이어 이틀째 나왔다. 사재기 현상이 이렇게 심각할 줄은 몰랐다. 이틀 만에 겨우 구해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아르바이트생 B씨는 "중동 전쟁 이후 지난주부터 쓰레기봉투를 찾는 고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물량은 금세 소진되고 이번 주 들어서는 아예 입고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동네 주민뿐만 아니라 못 보던 다른 지역에서 온 손님들도 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편의점에는 5분이 채 되지 않는 사이 종량제 봉투를 찾는 고객 5명이 몰렸다. 이곳은 75L 봉투라도 남아 있는 상황이었지만, 인근 다른 편의점은 이미 재고가 바닥나 고객들을 빈손으로 돌려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주변 다른 편의점주 C씨는 "평소 봉투 고객이 하루 평균 1~2명 정도에 불과했는데, 이번 주부터 하루 20~30명씩 몰리고 있다"면서 "예약 시스템을 통해 구매를 하는데 막혀 있어 지자체에 문의했더니, 당분간 현장 판매만 가능하다고 했지만 막상 가보니 '현장 판매도 당분간 불가하다'는 메시지만 받아 난감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비슷한 시각 안산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펼쳐졌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여러 고객이 빈손으로 돌아갔고 한 편의점은 출입문에 '종량제(봉투) 10L, 20L, 50L, 75L 없음'이라고 적은 손글씨 안내문을 붙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oo마트 전멸' 등 '종량제봉투 품절 포비아'가 확산하고 있다.
수원시는 전날 하루 동안 전체 종량제 봉투 판매점 1829곳에서 팔린 봉투만 129만 장으로 집계했다.
이는 지난달 평일 기준 하루 18만 장보다 7배 이상 많은 규모다. 경기 지역 전체로 보면 지난 20일~22일 사흘 동안 도내 판매소 2만 8400곳에서 900만 장의 봉투가 팔렸다. 기존 하루 평균 50만 장보다 6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경기 지역 쓰례기 발생량과 기존 하루 평균 소비 종량제 봉투량을 비교하면 이런 품절 사태는 이례적이다.
경기도는 현재 3700만 장의 종량제 봉투 재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흥·광주·성남·수원 등 12개 지자체도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치 물량을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동 전쟁의 여파로 종량제 봉투 원료인 나프타(Naphtha)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사재기' 현상이 발생했고 이를 품절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번 종량제 봉투 품귀 현상이 실제 원료 부족보다는 심리적 요인에 따른 사재기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필요 이상의 구매가 특정 시기에 집중되면서 실제 생산과 공급 상황과는 무관하게 현장에서 체감되는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기도는 시·군별로 발생할 수 있는 일시적인 재고 편차를 해결하기 위해 봉투 제작업체와 물량이 부족한 시·군을 잇는 실시간 공급망을 구축해 도 전역의 수급 균형을 맞출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재고는 충분한 만큼, 과도한 불안감으로 사재기하지 말고 평소처럼 필요한 만큼만 구매해 달라"고 당부했다.
수원시 관계자도 "판매점별로 발주한 봉투 물량에 맞추기 위해 제작 공정을 모두 가동 중"이라며 "불안 심리와는 별개로 봉투 수요에 최대한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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