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대 발표 전 수천억 차익 거래…“측근이 이익 챙긴 것”

정의길 기자 2026. 3. 2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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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기간 중요 정책이나 활동이 발표·시행되기 전에 관련 정보를 미리 입수한 것으로 보이는 거래가 금융시장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3일(미국 시각) 새벽 트럼프가 자신이 예고했던 이란 발전소에 대한 공격을 5일간 연기한다고 발표하기 15분 전에 브렌트유 및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선물 약 6200계약, 명목가치 약 5억8천만달러(8700억원)가 1분 사이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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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직전 수상한 원유거래
미-중 무역전쟁 때도 의혹 거래 난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전국공화당의회위원회(NRCC) 연례 모금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기간 중요 정책이나 활동이 발표·시행되기 전에 관련 정보를 미리 입수한 것으로 보이는 거래가 금융시장에서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1기 집권 때인 2019년 중국과의 무역협상 당시 수상한 거래가 난무했다. 당시 6월28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 뒤 “무역협상이 다시 궤도에 올랐다”고 발표하기 직전 대규모 에스앤피(S&P) 500 선물 매수 포지션이 들어왔고, 그 후 지수가 84포인트 급등하면서 이 포지션은 약 18억달러(2조7000억원)의 이익을 얻었다.

그 해 9월10일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에스앤피 이(E)-미니 선물 8만2천개 계약이 장 마감 10분 전에 대량 매수됐다. 몇 시간 뒤 중국이 미국산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를 유예·철회하겠다고 발표했고, 트럼프도 “중국과 진전”을 밝혔다. 그 발표 직전 이뤄진 거래로 당사자는 약 1억9270만달러(2900억원)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거래를 부추긴 사례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전 세계 국가를 상대로 상호관세를 발표해 증시 등 시장이 급락했다. 트럼프는 4월9일 소셜미디어에 “지금이 매수하기 좋을 때”라는 글을 올렸고, 약 4시간 뒤 관세 90일 유예를 발표했다. 그 발표로 에스앤피 지수가 7% 이상 급등했다.

지난 23일 트럼프의 이란 공격 연기 발표 직전에 이뤄진 대량의 석유 선물거래를 보여주는 차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자신의 누리집에 올렸다.

이번 미국-이란 전쟁에서도 이런 의심 거래가 어김없이 나타났다. 지난 23일(미국 시각) 새벽 트럼프가 자신이 예고했던 이란 발전소에 대한 공격을 5일간 연기한다고 발표하기 15분 전에 브렌트유 및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선물 약 6200계약, 명목가치 약 5억8천만달러(8700억원)가 1분 사이에 거래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뒤 석유값이 급락했는데, 이 거래자는 큰 차익을 취했다. 중요 경제 발표 등 이벤트가 예고되지 않은 시간대의 거래로는 비정상적으로 많은 거래량이었다. 같은 시간대 미국의 대표 증권지수인 에스앤피500 선물에서도 거래량이 비정상적으로 튀어 올랐다. 이 구간에서 체결된 에스앤피 지수 선물 및 옵션 포지션은 약 10억∼15억 달러로 추정된다고 보도됐다.

이런 의심 거래 정황은 시장에서 큰 논란이 됐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24일 “당시 시장에는 이러한 급격한 변동을 이끌 만한 어떠한 공개 정보도 없었다”며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미리 알고 있던 측근 누군가가 이 정보를 이용해 순식간에 막대한 이익을 챙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폭격 여부와 같은 국가의 중대 기밀에 접근할 수 있는 자들이 이를 돈벌이에 활용하는 것은 국가 안보를 팔아넘기는 반역 행위”라고 비난했다.

온라인 예측시장인 폴리마켓에서도 지난 2월28일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지난해 6월 이스라엘 및 미국의 연이은 이란 공격 직전에 이를 예측해 베팅해 거액의 이익을 얻은 투자자가 확인됐다. 이 인물은 “3월1일 전에 이란에 대해 공습이 있다”는 것에 베팅해 8만5천달러 이상을 벌었다. 이 거래자와 관련된 계정을 분석한 결과, 2년 동안 군사 관련 사건에 거의 93%의 적중률을 보이며 100만∼120만 달러를 번 것으로 추산된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이런 내부자 거래 의혹이 당국에 의해 조사돼 규명된 적은 없다. 크루그먼 교수는 트럼프 정부에서는 공정한 조사가 불가능해서 향후 정권 교체 시 반드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책임자를 엄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거래 패턴이 노출되는 것 자체가 적대국에 기밀을 유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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