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금요일, 알리는 흥분할 준비를 마쳤다…우리카드 전투력 다시 깨울까

류재민 2026. 3. 2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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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청년 알리 하그파라스트는 코트에서 종종 흥분한다.

알리의 흥분은 동료 선수들의 피를 끓게 만든다.

경기 후 만난 알리는 "흥분했을 때 더 잘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항상 이기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 모두가 프로 선수들이기 때문에 동료들도 내가 흥분하는 게 이기고 싶어서라는 걸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의 흥분이 실제로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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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에서 열정적인 모습으로 승리 이끌어
준PO서 최다 득점…“흥분할 때 더 잘해”
동료들도 긍정적 영향 PO서도 발휘 주목
알리 하그파라스트가 25일 경기 의정부시 경민대 기념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6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2026.3.25 한국배구연맹 제공

이란 청년 알리 하그파라스트는 코트에서 종종 흥분한다. 감독이 말리고 선수들도 말리고 심판도 하도 항의하니 헛웃음을 지을 정도다. 박철우 우리카드 감독대행은 이런 알리를 괴거 미국 프로농구(NBA)의 ‘악동’으로 유명했던 데니스 로드맨에 비유하기도 했다.

정규리그였다면 문제아로 낙인찍힐 수 있었겠으나 단기전에서는 다르다. 알리의 흥분은 동료 선수들의 피를 끓게 만든다. 우리카드의 봄이 길어질 수 있는 이유다.

알리는 지난 25일 경기 의정부시 경민대 기념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6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서브에이스 3개를 포함해 팀 내 최다인 18점(공격성공률 65.22%)을 기록하며 3-0 완승을 이끌었다. 실력도 없이 흥분만 하는 선수가 아니라, 본인의 실력에 더해 팀의 전투력까지 끌어올림으로써 봄 배구에서 존재감을 제대로 뽐냈다.

단판 승부로 운명이 결정되는 이날 경기에서도 알리는 자주 욱했고 많이 따졌으며 계속 저지당했다. 1세트 19-19까지 팽팽했던 두 팀의 경기는 2, 3세트 일방적인 경기로 흘러갔는데 이 때문에 알리의 흥분하는 모습은 팬들에게 색다른 볼거리가 됐다.

경기 후 만난 알리는 “흥분했을 때 더 잘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항상 이기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 모두가 프로 선수들이기 때문에 동료들도 내가 흥분하는 게 이기고 싶어서라는 걸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왜 그렇게 흥분하느냐’고 물을 때 진짜 악동들은 그때마저 흥분하기 마련인데 승리 후 만난 알리는 차분하면서도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알리 하그파라스트가 25일 경기 의정부시 경민대 기념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6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를 날리고 있다. 2026.3.25 한국배구연맹 제공

단기전에서는 알리처럼 승부욕이 밖으로 분출되는 선수가 팀에 큰 도움이 되곤 한다. 박 대행도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고 싶다”며 “밖에서 보기엔 열정이 넘치고 항의도 많이 하고 말도 많은데 정말 귀엽다”고 웃었다. 이어 “알리 같은 선수가 많을수록 에너지가 넘친다”면서 “팀 안에서 녹아들 수 있다면 충분히 본인 색깔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알리의 흥분이 실제로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있다. 김지한은 “흥분하는 모습 자체가 이기고 싶다는 마음에서 나오는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밖에서 보면 안 좋게 보일 수 있어도 저희는 싸우려는 의지가 고맙고 든든하다”고 자랑했다. 말리고 싶어도 말릴 수 없다는 걸 선수들도 잘 알기 때문에 알리에게 맞춰주려고 한다.

김지한은 그러면서 알리가 “왜 나 혼자 싸우냐. 같이 싸우자”고 독촉했던 일화를 전했다. 2004년생의 어린 선수가 저렇게 나서니 형들도 안 따를 수가 없는 모양이다. 김지한은 “심판분들께는 죄송하긴 한데 선수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좋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웃었다.

인터뷰 중 틈틈이 한국어로 또박또박 말을 꺼낸 알리는 한국어 욕도 많이 안다고 한다. 주로 알려주는 선수는 김형근과 김지한이다. 물론 김지한은 그런 적 없다며 부인했지만 알리는 재차 김지한이 가르쳐줬다고 강조했다. 다만 코트에서 직접적으로 상대방을 향해 욕까지 하면서 선을 넘는 것은 아니다.

알리가 제대로 흥분하면 우리카드도 완전히 다른 팀이 된다. 감독이 시즌 도중 사퇴하는 우여곡절을 겪고도 V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기적을 만들어낸 우리카드는 불타는 금요일인 27일 충남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과 3판 2승제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우리카드가 3월 경기는 모두 승리한 가운데 알리가 이날 경기마저 승리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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