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빅파마 '특허절벽' 기회"…대박 기업 찾는 법은? [인터뷰+]

한경우, 박상경 2026. 3. 2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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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ER 기술이전바이오액티브 ETF 운용하는 송재원 매니저
상장 후 8일간 비교지수 대비 11%P 초과수익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 키트루다 특허 2028년 만료"
"韓바이오 역량 크게 향상…기술이전 경험 축적 덕분"
"글로벌 투자 컨퍼런스 및 학회서 신약 개발 트렌드 탐색"
"누적 기술이전 계약 규모와 시가총액 비교해 분석해야"


“최근 빅파마(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은 유망한 신약 기술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블록버스터’(매출 규모가 매우 큰 의약품)의 특허 만료로 인한 매출 공백을 메울 새로운 신약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한국 바이오 섹터에도 큰 기회가 온 겁니다.”

TIGER 기술이전바이오액티브 ETF(상장지수펀드)를 운용하는 송재원 미래에셋자산운용 선임매니저(사진)는 최근 한경닷컴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TIGER 기술이전바이오 액티브 ETF는 지난 17일 상장된 뒤 26일까지 8거래일 동안 수익률 11.4%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비교지수인 KRX 기술이전 바이오 지수(0.32%)와 비교해 11.08%포인트 우수한 성과다. 펀드매니저의 판단에 따른 종목 선택과 비중 조정으로 초과수익을 챙길 수 있는 액티브 ETF의 장점이 도드라졌다.

특히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시장 금리가 치솟아 바이오섹터에 불리한 증시 환경이 조성된 가운데 거둔 양호한 성과란 평가가 나온다. 금융시장에서 시장 금리의 벤치마크로 여겨지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5일(현지시간) 연 4.328%로 마감, 지난달 말(연 3.962%) 대비 0.366%포인트 상승했다.

금리가 상승하면 바이오주의 경우 두 가지 경로로 타격을 받는다. 우선 개발 중인 신약의 가치를 산정하는 데 적용하는 할인율이 높아진다. 미래 수익을 현재가치로 할인하는 데 시장 금리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또 글로벌 빅파마의 신약 기술 도입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신약 기술 도입을 위한 자금조달 비용 부담이 커져서다.

하지만 송 매니저는 “지금 빅파마들은 신약 기술 도입을 위한 자금 조달 비용을 따질 때가 아니다”며 “특허 만료가 잇따르는 ‘특허 절벽’으로 인한 매출 급감을 막는 게 더 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약의 특허가 만료되면, 동시에 제네릭(복제약)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출시가 잇따르며 오리지널약의 매출이 잠식당한다. 빅파마 입장에선 기존 오리지널약의 매출이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에 잠식당하는 시점에 맞춰 새로운 신약을 출시해 회사의 외형이 쪼그라드는 걸 막아야 하기 때문에 신약 기술 도입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의약품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의 특허는 2028년 만료된다. 아직 2년여가 남았지만, 이미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암젠이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후보에 대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특허 만료에 맞춰 출시하기 위해 미리 의약품의 시판 허가 절차를 완료해놓으려는 것이다.

이 외에도 BMS의 면역항암제인 옵디보(니볼루맙·이하 특허 만료 시점 2028년), BMS·화이자의 혈액응고저지제 일리퀴스(아픽사반·2026~2027년), 일라이릴리의 당뇨병 치료제 트루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2027년), MSD의 당뇨병치료제 자누비아(시타글립틴·2026년), 리제네론·바이엘의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2025~2027년) 등의 특허 만료도 머지않았다.

한국 바이오 업계의 역량도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됐다고 송 매니저는 평가했다. 국내 바이오텍의 기술이전 경험이 축적된 덕이다. 빅파마에 기술을 이전한 바이오텍에서 거래 과정을 경험한 임직원이 다른 바이오텍으로 자리를 옮겨 또 다른 기술이전 거래를 성사시키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와 비교해 한국 바이오텍이 빅파마로 기술을 이전하는 사례가 늘어났다고 하지만, 이를 활용해 주식 투자 수익률을 올리는 건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신약 기술 거래가 워낙 은밀하게 이뤄지고, 발표된 뒤에는 해당 기업 주가가 무섭게 치솟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송 매니저는 “일반적으로는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바이오텍보다는 신약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종목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특정 후보물질은 한 번 기술이전 거래가 체결된 뒤 새로운 호재를 만들어낼 수 없지만, 플랫폼 기술은 반복적으로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맺을 수 있어서다. 특히 빅파마로 이전됐다는 사실이 해당 플랫폼 기술의 효용을 나타내주는 근거로 작용해 새로운 기술이전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송 매니저는 설명했다.

다만 송 매니저는 “작년부터 의약품 시장을 들썩이게 하고 있는 비만 치료제 분야의 플랫폼 기술을 개발 중인 종목은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만 치료제에 적용하는 플랫폼 기술은 주사를 맞는 주기를 늘려주는 게 대부분이지만, 이제는 편의성이 월등한 경구용(먹는 알약 형태) 비만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어서다.

이 같은 투자 아이디어는 올해 초 개최된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올해 행사에서도 비만 치료제에 관한 발표가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그중에서도 경구용 제제에 관한 발표가 많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비만 치료제 분야에서의 화두는 근육 감소 완화 같은 부작용 완화, 체중 감소 효과 극대화 같은 효능 증진이었다고 송 매니저는 전했다.

이처럼 신약 개발 기업과 의약계 인사들이 모이는 학회나 콘퍼런스를 통해 바이오 종목 투자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고 송 매니저는 말했다. 매년 초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시작으로 4월에는 미국 암학회(AACR), 5~6월에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6월에는 미국 당뇨학회(ADA)와 바이오 인터내셔널, 9월에는 유럽종양학회(ESMO)와 유럽당뇨학회(EASD) 등이 개최된다.

또 국내 기업이 아니라도 빅파마의 기술도입 거래 현황도 확인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말 그대로 빅파마가 어느 분야에 관심을 두는지 나타내주고 있어서다. 송 매니저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비만 치료제 관련 기술의 거래가 활발한 가운데, 올해 들어 항암 항체와 관련한 대형 거래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높은 투자 수익을 안겨줄 종목을 선택하기 위한 방법으로 송 매니저는 “누적 기술이전 계약 규모와 시가총액을 비교해보라”고 조언했다. 누적 기술이전 계약 규모가 비슷한 두 종목 중 어느 한쪽의 시가총액이 현저히 작으면, 특정 계기로 키맞추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시가총액이 작은 바이오텍을 자세히 분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송 연구원은 “시가총액이 2000억~3000억원 수준인 소형 바이오텍 종목의 경우 호재가 나오면 시가총액이 5000억원 수준까지 쉽게 커진다”고 말했다. 단기간에 50% 내외의 수익률을 챙길 수 있다는 말이다.

송 매니저는 2015년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제약·바이오섹터 리서치어시스턴트(RA)로 여의도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에도 복수의 자산운용사에서 헬스케어 펀드를 주로 다뤘다. TIGER 기술이전바이오액티브 ETF와 함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헬스케어펀드도 운용하고 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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