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미분양 심화…“수도권 중심 세제·대출규제 풀어야”

윤성현 2026. 3. 2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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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득세 감면·DSR 차등 적용…지방 맞춤 정책 부상
지방정부 재정 한계에 중앙정부 역할 중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한국세무학회, 디지털자산금융학회, 한국디벨로퍼협회 주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주거·금융정책 활성화 방안’ 세미나가 개최됐다. 윤성현 기자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지방 미분양 사태가 심화하고 있는가운데 수도권과 지방에 같은 규제를 적용하는 현 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수도권 일자리 집중에 따른 비수도권 인구 유출로 지방 주택시장 침체와 미분양 증가가 이미 구조화된 만큼, 지방에는 예외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세제·대출 규제, 지방 현실과 괴리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한국세무학회, 디지털자산금융학회, 한국디벨로퍼협회 주관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주거·금융정책 활성화 방안’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조계원·안도걸·차규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을 비롯해 신용한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 윤성만 한국세무학회장, 김한모 한국디벨로퍼협회장 등 주거와 금융업계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해 지방 소멸 위기와 주택시장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발제를 맡은 이현석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의 지방 미분양 문제를 개별 지역의 공급 실패가 아닌 수도권 집중화가 낳은 구조적 결과로 규정했다. 이 교수는 “2015년 전후를 기점으로 수도권의 국내총생산(GDP) 기여율과 취업자 수, 청년층 유입이 급격히 확대되었으며, 특히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이 수도권에 편중되면서 지방의 인구와 일자리 기반이 동시에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2021~2022년 사이 비수도권의 공급 확대와 신축 분양가 상승이 미분양의 직접적 원인이 됐으며, 특히 준공 후 미분양이 비수도권에 집중되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신규 사업 위축으로 번질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주거·금융정책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토론이 이어졌다. 윤성현 기자

지방 미분양의 원인으로는 경직된 세제정책이 꼽혔다. 강명기 한일회계법인 본부장은 “수도권과 지방을 같은 규제 틀에 넣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며 “지방 주택 취득은 수도권의 투기성 매입과 달리 빈집 확산을 막고 임대 공급을 유지하는 공익적 성격이 큰데도, 현행 세법은 이를 동일한 다주택 규제로 다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본부장은 “미국의 기회구역 제도처럼 소멸위기 지역이나 지방 투자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이연하거나 감면하는 방식의 과감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며 “프랑스와 일본 역시 구조는 다르지만 지역 투자에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장치를 운용하는 반면, 한국은 여전히 수도권 규제 중심의 세제를 지방에도 그대로 적용해 지방 주택시장 위축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법으로는 ‘프로젝트리츠’와 ‘환매보증제’ 등이 제시됐다. 이진 한국디벨로퍼협회 정책연구실장은 “프로젝트리츠는 리츠가 개발부터 운영까지 직접 수행해 초기 비용을 줄이고 사업 구조를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어 지방 시장에 적합하다”며 “환매보증제 역시 수분양자가 입주 후 일정 기간 거주한 뒤 가격 하락 시 사전에 정한 조건으로 주택을 되팔 수 있게 함으로써, 지방 시장의 최대 장벽인 가격 하락 불안을 해소하고 분양률 회복에 기여할 수 있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세제·금융·공급 해결책은…프로젝트리츠·환매보증제 등 대안 제시

이어진 토론에서는 지방에 한해 현 정부의 대출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황우곤 한국자산매입 정책본부장은 “현재의 대출 규제에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스트레스 DSR이 지방에도 유사하게 적용되면서 실수요자의 잔금 조달을 막고 지방 미분양 해소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황 본부장은 또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 외곽이 규제는 적용받으면서도 지원책에서는 빠지는 정책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지방 미분양 CR리츠나 환매보증제 같은 지원 대상에서는 제외되지만 스트레스 DSR 등 금융 규제는 그대로 적용받는다는 것이다.

임상빈 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은 또 “수도권은 자본이 과도하게 몰리는 만큼 규제와 개발이익 환수가 정책 중심이 될 수 있지만, 지방은 자본이 들어오지 않는 곳인 만큼 세금을 대폭 낮춰 수도권 자금이 흘러들어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계흥 국토교통부 부동산투자제도과장은 “미분양 매입과 안심환매 등에서 중요한 것은 제도가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느냐는 점”이라며 “제안들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민관 협력을 통해 제도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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