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경영으로 세계 1위 일군 개척자…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2주기 추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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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2주기 추모식이 27일 차분한 분위기 속에 거행됐다.
당시 미국·독일·일본 등 소수 국가만이 보유하고 있던 기술에 도전한 효성은 조 명예회장의 강력한 의지 아래 연구개발에 집중한 끝에 1992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 네 번째로 스판덱스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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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판덱스·탄소섬유 등 세계 1위 제품 잇단 탄생 신화
중국·베트남 선제 진출 ‘혜안’…효성 경영 기반 구축해

이날 추모식은 오전 8시 30분 서울시 마포구 효성 본사 강당에서 40분간 진행됐으며 장남 조현준 효성 회장, 삼남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등 유가족과 임직원·내빈 등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행사는 묵념으로 시작해 고인의 생애를 돌아보는 약력 소개, 추모사 낭독, 생전 활동을 담은 영상 상영, 헌화 순으로 이어지며 고인의 삶과 업적을 되짚었다.
조석래 명예회장은 2024년 3월 29일 향년 89세로 별세했다. 1935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그는 조홍제 효성 창업주와 하정옥 여사의 장남으로 경기고와 일본 히비야고를 거쳐 일본 와세다대학교 이공학부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교 대학원에서 화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당초 학자의 길을 꿈꾸며 1966년 박사 과정 진학을 준비하던 그는 부친의 부름을 받고 귀국해 경영 일선에 뛰어들며 기업인의 삶을 시작했다.
효성의 모태인 동양나이론 울산공장 건설을 주도한 그는 1970년 동양나이론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동양폴리에스터, 효성물산, 효성중공업 등 주요 계열사를 이끌며 한국 제조업 성장의 기반을 다졌다.
1982년 효성그룹 2대 회장직에 오른 뒤에는 과감한 경영 혁신과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회사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시켰다.
특히 조 명예회장은 시대 흐름을 읽는 혜안(慧眼)과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기술 경영’을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그가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원천 기술 확보에 나선 것은 한국 산업 구조를 바꾼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 연구소에서 탄생한 대표적 성과가 바로 스판덱스다. 당시 미국·독일·일본 등 소수 국가만이 보유하고 있던 기술에 도전한 효성은 조 명예회장의 강력한 의지 아래 연구개발에 집중한 끝에 1992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 네 번째로 스판덱스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효성의 스판덱스는 2010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뒤 현재까지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효성은 또 철을 대체할 차세대 소재로 평가받는 탄소섬유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2008년 선제적으로 연구에 착수한 뒤 3년 만인 2011년 개발에 성공하며 미래 소재 산업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나일론을 잇는 혁신 소재로 꼽히는 고분자 신소재 폴리케톤 역시 독자 기술을 기반으로 10여년에 걸친 연구 끝에 2013년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세계 시장 개척에서도 조 명예회장의 혜안과 결단은 빛을 발했다. 조 명예회장은 중국과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을 일찌감치 내다보고 선제적으로 진출을 결정했으며 이를 통해 아시아부터 유럽·미주·남미까지 이어지는 세계 생산·영업 네트워크의 토대를 구축했다.
조 명예회장은 재계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맡아 경제계 현안을 이끌었으며 한미재계회의 한국 측 위원장(2000~2009년), 한일경제협회장(2005~2014년) 등을 지내며 ‘민간 외교관’으로서 한국 경제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한편 유가족과 효성그룹 주요 경영진은 본사 추모식을 마친 뒤 경기도 선영으로 이동해 별도의 추모 행사를 이어갔다. 효성은 이날 일반 임직원들도 자유롭게 헌화하며 고인을 추모할 수 있도록 본사 추모 공간을 오후 5시 30분까지 개방한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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