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달걀값…가축 전염병 탓만이 아니라고? [뉴스in뉴스]

김채린 2026. 3. 2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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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밥상 대표 메뉴인 달걀 가격이 요즘 심상치 않습니다.

달걀 한 판 가격이 7천 원에 육박한다는데요,

달걀 수요가 늘어나는 부활절을 앞두고 가격이 더 치솟을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경제산업부 김채린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달걀값이 지금 얼마나 부담되는 수준인 건가요?

[기자]

네, 어제(26일) 기준으로 전국 평균 소매가를 보면요.

특란 30구, 한 판 가격이 6천942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역에 따라선 이미 7천6백 원이 넘어간 곳들도 있습니다.

이마저도 사실은 정부의 할인 지원으로 천 원이 인하된 가격입니다.

할인이 없다면, 실제 달 걀 한판의 소매 가격은 평균 8천 원에 육박한다는 얘기입니다.

이 정도면 가격이 평년 대비 20%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어제 제가 마트에서 만난 소비자들도 달걀값 부담을 체감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직접 이야기 들어보시죠.

[김영은/인천시 계양구 : "너무 비싸서 계속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저도 여섯 알짜리를 고르고 사게 됐어요. 제 기억에는 이렇게 한 판에 그래도 한 5천 원 정도일 때가 있었거든요. 그때 생각하면 사실 이렇게 할인해서 7천 원인 것도 비싸다고 확 느껴지긴 하거든요."]

[정상수/인천시 계양구 : "(달걀값이) 많이 올랐어요. 사기가 망설여지는 거지. 우린 매일 먹어야 하는데."]

[앵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가축 전염병, 고병원성 AI 때문이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9월 터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고병원성 AI가 반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잡히지 않고 있는데요.

이달에만 경기 포천과 경북 봉화, 전북 김제 등 산란계, 육용종계 농장 7곳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습니다.

방역을 위해 이달까지 처분된 닭은 1천만 마리가 넘습니다.

국내에서 사육되는 산란계가 8천만 마리 정도임을 감안하면, 전체의 최소 10% 정도가 처분된 걸로 볼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 시즌 고병원성 AI의 바이러스 유형이 3종이나 되고, 감염력도 과거에 비해 10배 이상 높아 방역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알을 낳을 닭이 부족해지다보니, 달걀 생산량은 1년 전보다 6% 넘게 줄었습니다.

시장 원리상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된 겁니다.

[앵커]

전염병 여파가 언제쯤 가라앉을지도 불투명한데 다음 달엔 부활절도 있고….

당분간 달걀 찾는 사람은 더 늘어날 텐데 걱정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성수기를 앞두고 달걀 물량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일부 대형 유통업체에서는 농장에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주고 달걀을 대량 매입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는데요.

취재진이 만난 달걀 중간상인들은 고충을 토로했습니다.

기존에 달걀을 사오던 농장 곳곳에서 고병원성 AI가 터져서 수급이 힘들어졌는데, 거래처를 잃지 않으려면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달걀을 구해와서 손해를 보고 납품해야 한다는 겁니다.

한 중간상인 이야기 들어보시죠.

[달걀 중간상인/음성변조 : "계란이 없으면 물류를 납품을 못 하잖아요. 그러니까 다른 데서라도 돈을 훨씬 더 주고라도 사다가 그것을 납품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서로 경쟁자가 옆에 있다 보니까 나만 (납품가를) 올릴 수도 없고."]

일부 중간상인들은 농장에서 수급 불안을 틈타 달걀 한 알에 20~30원씩 웃돈을 요구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를 제지해달라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도 진행 중입니다.

이에 대해 농장들은 현재 특란 한 판의 산지 가격은 5천3백 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유통 단계에서의 폭리가 문제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앵커]

업계에서는 달걀 가격이 오르는 데 정부 책임도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가 지난해 60년 넘게 유지되던 '산지 가격 고시'를 폐지하는 바람에 시장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건데요.

달걀 생산자 단체인 대한산란계협회는 농가와 상인 간의 협상 기준 가격인 '달걀 산지 가격'을 고시해 왔습니다.

시장에서는 이 가격을 참고해 거래 가격을 정해왔는데요.

정부는 산지 가격 고시에 담합 소지가 있다며 지난해 산란계협회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결국 일종의 기준 가격이 사라진 상태에서 흥정이 진행되면서, 부르는 게 값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대한산란계협회 입장 들어보시죠.

[안두영/대한산란계협회장 : "기준 가격이 있어야 누가 (값을) 더 받고 덜 받는지, 시장에 어느 정도의 가격이 형성되는지, 생산비가 얼마나, 농장에서 산지 가격이 나오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그 자체가 없다보니까 쉽게 말하면 유통에서 팔 때 부르는 게 값이 되는 시대가 된 거죠."]

유통사 단체인 한국계란산업협회 역시, 산지 가격 고시를 대체하는 '거래 기준 가격' 마련이 시급하다고 정부에 촉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치솟는 달걀값에, 정부도 어제 관련 대책을 발표했죠?

[기자]

네, 정부는 우선 시장지배력 등을 악용한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전문 연구기관 또는 공공기관을 통해 달걀 산지 가격을 조사해 발표하고, 별도의 조사위원회를 신설해 발표된 산지 가격이 적정한지 검증하겠다는 대책도 내놨습니다.

아울러 달걀을 거래하는 농가와 상인이 표준거래계약서를 쓰도록 법제화해 가격 결정 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했습니다.

장기적인 차원의 대책도 나왔는데요.

우리 국민의 1인당 연간 달걀 소비량은 지난해 350개로, 연평균 4% 이상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렇게 늘어나는 달걀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산란계 사육 시설을 추가로 짓고, 달걀 가공품을 비축해 수급 조절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촬영기자:유현우/영상편집:강지은 이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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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린 기자 (di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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