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경제 질식공포 - 美, 원유리스크… 누가 오래 버티느냐 문제”

정충신 선임기자 2026. 3. 27.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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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사전문가 3인 분석
김태준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장
“트럼프 5월 방중… 군사작전 종료시점 못박은것”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美, 이란본토 못들어가는 대신 섬 장악하면 끝”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주한미군이 대북방어만 한다는 생각 버려야”
이스라엘 때리는 이란 집속탄 : 27일 이스라엘 중부 해안 도시 네타냐 상공에서 이란이 발사한 집속탄의 자탄들이 떨어지고 있다. 자탄들은 마찰열로 인해 밤하늘에 불꽃들이 떨어지는 듯한 특징을 보인다. AFP 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미국·이란 전쟁이 오는 28일 한 달째를 맞는 가운데 종전 시계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국내의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이란의 물밑 휴전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섬 상륙작전 전개를 지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김태준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장은 27일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행동에는 달력이 붙어 있고, 개전 초부터 ‘4~6주’를 공언한 만큼 6주차인 4월 9일은 단순한 날짜가 아니다”면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공식 추모 기간이 종료되는 날이기 때문에 이란 내부 정치의 흐름에서 새 국면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소장은 “가장 결정적인 날짜는 5월 14~15일로,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일정을 이 날짜로 재조정해 확정했다”며 “군사작전 종료 시점을 최대한 5월 중순 이전으로 사실상 못 박은 정치적 선언”이라고 진단했다.

이 기간에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섬 상륙을 시도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은 “해병대 전력이 이란 본토나 호르무즈 해협 중심 안으로는 못 들어가는 대신, 이란 원유 수출의 허브인 하르그섬을 장악하면 상황이 끝난다고 봐야 한다”며 “결국은 누가 더 오래 버티느냐의 문제인데, 이란 재정의 원천인 원유 수출이 정지되면 경제 마비로 전비를 조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현재 미 제31해병원정대를 탑재한 트리폴리 상륙강습단이 아라비아해 근처에 도착했고, 캘리포니아를 출항한 박서 상륙강습단도 현장을 향해 기동 중이다. 두 상륙강습단이 합류하면 해병대 약 5000명의 전투력이 아라비아해에 집결한다. 여기에 82공수사단의 핵심 전력인 신속대응군(IRF)이 가세한 상태다.

미국이 양동작전으로 호르무즈 해협 입구 문고리에 해당하는 ‘세계 에너지 흐름의 목줄’인 3개의 섬(아부 무사·대툰부·소툰브) 상륙 작전을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 김 소장도 “하르그섬 점령 작전은 이란의 완벽한 사전 준비 앞에서 미군의 인명 피해가 과도하게 발생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실제 타격은 호르무즈 해협 입구의 섬으로 향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CNN은 지난 25일 이란이 휴대용 지대공미사일(MANPADS) 추가 배치 등 전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미군이 섬 점령 작전에 성공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사회가 제기해온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불법 점령 문제가 부상하면서 외교적 명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미군이 섬을 점령한 뒤 ‘이란이 불법으로 강점한 이 섬들을 합법적 영유권자인 아랍에미리트(UAE)에 반환한다’는 명분을 내세운다면, 이는 단순한 군사 점령을 국제법적 정당성을 갖춘 해방 작전으로 전환시키는 강력한 외교 카드가 된다”면서 “이란도 섬 하나를 빼앗기는 순간 ‘이대로 가면 경제적 질식’이라는 공포를 현실로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미 정부하에서는 주한미군 자산이 대북 방어를 위해서만 쓰여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버려야 한다. 이는 트럼프 정부 안보전략을 이해 못 해서 생긴 현상”이라며 “트럼프 정부는 해외미군 자산을 이란 전쟁과 같은 분쟁 시 마음대로 갖다 쓰겠다는 유연성 전략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 위원은 “미국은 한국이 대북 방어용 재래식 전력 부문을 책임지라는 입장을 밝혔고, 우리는 전시작전통제권 확보와 자주국방을 위해 이 부분을 수용한 것”이라며 “미국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는 만큼 앞으로 재래식 전력 강화를 위해 국방비를 늘리고 사드 등을 대체할 장거리 지대공 요격체계(L-SAM) 등을 조기 전력화하고 미사일·폭탄 등 전시비축물자를 늘려 미국에 대한 재래식 전력의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충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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