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교착 속 기름값 2000원대… 추경은 피해층 집중해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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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일정이 5월 14∼15일로 또다시 늦춰지면서 미국과 이란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이 더 커졌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2012년 이란 핵 사태 이후 3번째다.
상황이 급박한 만큼 '전쟁 추경'은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전쟁 추경은 운수·물류 등 직접적 피해 업종과 취약 계층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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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일정이 5월 14∼15일로 또다시 늦춰지면서 미국과 이란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이 더 커졌다. 종전 협상을 둘러싼 양측 주장도 크게 달라 교착 상태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2차 석유 최고가격 적용 첫날인 27일 주유소 휘발유값이 ℓ당 2000원을 웃돌아 소비자 충격이 본격화하고 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2012년 이란 핵 사태 이후 3번째다. 정부는 휘발유 최고가격을 ℓ당 1934원으로 지정하고 유류세 인하 폭을 7%에서 15%로 확대했으나 운영비와 마진을 포함한 주유소 휘발유값 상승을 억제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6일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반면,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8%에서 2.7%로 올려 잡았다. 경제 구조상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크게 높아, 유가 상승이 물가를 밀어 올리고 소비와 성장은 더 억누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은행도 “물가의 상방 위험과 성장의 하방 위험이 모두 높아진 복합적인 도전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구글의 터보퀀트라는 돌발변수까지 생겼다. 정확도 손실 없이 인공지능(AI) 모델 크기를 줄이는 압축 기술이 메모리 사용을 크게 줄일 것이란 우려에 반도체 주식이 급락하고 있다. 새로운 악재에 마이크론은 7%, 엔비디아 주가는 4.1% 떨어졌고, 샌디스크는 무려 11% 급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이틀간 각각 8%, 11% 하락해 한국 경제의 버팀목마저 흔들리는 조짐이다.
상황이 급박한 만큼 ‘전쟁 추경’은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정부는 25조 원 규모의 추경안을 31일 국회에 제출하고, 더불어민주당은 다음달 9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역화폐를 통한 민생지원금’과 ‘수도권에서 먼 지방 우대’ 원칙은 우려스럽다. 코로나19 때도 무차별적 민생지원금은 반짝 효과에 그쳤고 물가 부담만 키웠다. 과도한 지방 우대 역시 지방선거용이라는 오해를 자초한다. 효율성 논란과 보조금 비리로 점철됐던 ‘아파트 베란다형 태양광 사업’을 다시 꺼낸 것도 급박한 위기 극복과 거리가 멀다. 전쟁 추경은 운수·물류 등 직접적 피해 업종과 취약 계층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 고유가 부담 완화와 공급망 안정이라는 대원칙에서 벗어나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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