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창업에서 찾는 대한민국의 미래[전문가 시선]

2026. 3. 2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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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은 인구와 활력을 잃고, 대학은 사회적 역할과 기능을 잃고 있다.

그 결과 지역은 핵심 인재를 잃고, 대학은 지역사회와 미래 산업을 연결하는 힘을 약화시키고 있다.

교육과 산업, 청년의 역량과 지역의 필요가 분절된 이 구조 속에서, 지역과 대학은 결국 미래를 스스로 설계할 선택지를 잃어가고 있다.

대학은 더 이상 청년의 지역 이탈을 전제한 경로가 아니라, 지역의 문제를 읽고 기술, 문화, 콘텐츠를 엮어 새로운 가치를 실험하는 사전 창업보육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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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시선 - 박상희 경희대 교수

지역은 인구와 활력을 잃고, 대학은 사회적 역할과 기능을 잃고 있다. 청년의 수도권 집중은 심화되고, 지역의 산업과 문화 생태계는 재생산의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더 안정적인 일자리, 더 큰 도시로의 이동이라는 익숙한 경로만을 정답처럼 쫓는다. 그 결과 지역은 핵심 인재를 잃고, 대학은 지역사회와 미래 산업을 연결하는 힘을 약화시키고 있다. 교육과 산업, 청년의 역량과 지역의 필요가 분절된 이 구조 속에서, 지역과 대학은 결국 미래를 스스로 설계할 선택지를 잃어가고 있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마주한 ‘선택지의 사막화’다. 이 현실을 넘어서는 데 필요한 것은 다른 선택지다. 정해진 모범답안 같은 취업만으로는 지역도, 대학도, 청년도 새로운 활로를 찾기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미 정해진 경로에서 속도를 겨루는 삶이 아니라, 각자의 문제의식과 감각으로 자기만의 시장을 만드는 창업이다. 중요한 것은 경쟁에서 앞서는 것이 아니라, 누구도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을 구축하는 일이다.

로컬 창업의 본질은 지역에 축적된 고유한 자원을 바탕으로 누구도 쉽게 대체할 수 없는 가치를 만드는 데 있다. 제주 해녀의부엌이나 공주 제민천 일대의 마을호텔형 상권 실험은 로컬 창업이 개별 점포를 넘어 골목과 상권, 지역 이미지까지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이런 변화가 일회성 사례로 끝나지 않도록 만드는 일이다. 그러려면 지역 안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자원을 해석하며, 이를 실험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바로 그 역할을 대학이 해야 한다. 서호주대에 재학 중이던 멜라니 퍼킨스의 문제의식이 캔바(Canva)로, 헬싱키공대 학생들의 게임 실험이 로비오(Rovio)와 앵그리버드(Angry Birds)로 이어졌듯, 대학은 청년의 실험과 문제의식이 산업과 브랜드로 확장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대학은 더 이상 청년의 지역 이탈을 전제한 경로가 아니라, 지역의 문제를 읽고 기술, 문화, 콘텐츠를 엮어 새로운 가치를 실험하는 사전 창업보육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정부가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와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및 ‘모두의 지역상권’ 추진전략을 통해 로컬창업타운, 로컬창업 오디션, 강한소상공인으로 이어지는 성장 경로를 강화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학은 이 성장 경로의 출발점이자, 지역 창업 생태계를 떠받치는 거점이 되어야 한다. 좋은 로컬 브랜드가 많아질수록 도시의 경쟁력은 높아지고, 국가의 정체성과 경쟁력도 함께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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