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오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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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하면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북적이는 도톤보리 번화가 중심에 랜드마크 같은 글리코상, 눈을 사로잡는 대게 모형, 길거리에서 파는 감칠맛 나는 다코야키 등. 이 외에도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자리한 오사카 성이나 동심으로 이끄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이 종종 연상된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이유로 미식과 즐길 거리가 발달한 오사카를 찾는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이번 오사카 방문은 조금 달랐다. 포시즌스 호텔 오사카를 중심으로 여행이 전개됐으니까. 확실한 건 이번 여행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오사카의 새로운 얼굴을 만났다는 점이다.
포시즌스 호텔 오사카는 일본에 네 번째로 생긴 포시즌스 호텔이다. 도쿄 마루노우치에 처음 문을 열었고, 잇따라 교토와 도쿄 오테마치 지역에 생겼다. 그리고 최근에 오사카 지점이 개장했다. 2024년 8월 모습을 드러낸 호텔은 과연 어떤 점이 다를까. 포시즌스 호텔은 새로 문을 열 때마다 그 도시의 전통과 문화를 반영한다. 오사카에 위치한 호텔은 도지마 지구에 있어 현대적인 데다, '겐스이'라는 전용 층을 마련해 도심에서 전통적인 료칸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내로라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세 팀이 합작해 완성했다는 것. 층마다, 공간마다 조금씩 분위기가 달라 이동하고 머무는 순간순간을 보다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먼저 포시즌스 호텔 오사카에 들어서자마자 느낀 건 산뜻한 환대다. 리셉션과 로비,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과 베이커리 등 디자인은 큐리오시티가 맡았다. 수 세기 동안 아시아의 상업 중심지이자 활발한 무역이 이루어진 오사카에서 영감받은 공간은 종이와 석재, 나무 등 자연 소재를 활용해 마치 배를 타고 천천히 항해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격자 구조로 겹겹이 쌓고 독특하게 나눈 공간 역시 활기 넘치는 오사카처럼 곳곳을 새롭게 발견하는 경험을 선사했다. 실제로 호텔 꼭대기는 돛을 본뜬 모양으로 만들었다고.
포시즌스 호텔 오사카 리셉션부터 객실, 레스토랑과 부대시설을 쭉 돌아본 뒤에는 가볍게 식전 칵테일을 마시러 37층 '바 보타'로 향했다.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인 '자르댕'과 베이커리 '파린'을 제외한 레스토랑은 모두 37층에 모여 있다. 이곳의 인테리어는 디자인 스튜디오 스핀에서 맡았다. 광둥식 레스토랑 '장난춘'과 스시 오마카세 레스토랑 '스시 라비스 오사카 야닉 알레노', 바 보타까지 각 공간은 고유한 특성을 살리면서도, '화려한 미식으로의 초대'라는 키워드가 절묘하게 관통한다. 마침 3월 8일 국제 여성의 날을 맞아, 바 보타에서는 '행키 팽키(Hanky Panky)'라는 이름의 칵테일을 마셨다. 최초 여성 바텐더인 에이다 콜먼이 만든 클래식 칵테일이었다. 얼핏 마티니와 비슷하지만 진과 스위트, 베르무트를 같은 비율로 섞어 꽤 강한 알코올 향이 느껴졌다. 입맛과 기분을 끌어올리는 데는 제격이었다. 황홀한 바 보타의 분위기도 한몫했다.
이어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스시 라비스 오사카 야닉 알레노로 이동했다. 들어서자마자 눈에 띈 건 천장에 둥지처럼 펼쳐진 일본 작가 다다시 가와마타의 작품이다. 편백나무 젓가락으로 만든 작품은 스시 카운터 중심에서 에너지를 발산했다. 그리고 전 세계 19개 레스토랑과 17개 미쉐린 스타를 보유한 프랑스 셰프 야닉 알레노가 전개하는 스시 오마카세는 가히 환상적이었다. 눈으로 보기 좋고 맛도 좋은 접시가 연이어 나왔다. 모든 코스가 좋았지만, 기억에 남는 한 가지를 꼽자면 오마카세의 포문을 열어준 전채 요리다. 익숙한 나초 맛이 나기도 하는 꽃 모양 칩 사이 절인 참치를 넣어 맛과 식감이 훌륭했다. 그리고 일본 전역에서 엄선한 사케를 각 요리에 어울리게 페어링했다. 스모키한 향의 '텐구마이 야마하이 준마이 나나다이메 츠이토우슈'와 돔 페리뇽 셀러 마스터 출신이 만든 '이와 5 아쌍블라주'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포시즌스 호텔 오사카는 겐스이 층의 21개 객실, 스위트 24개 객실을 포함한 총 175개 객실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일본 미학을 담은 현대적인 객실과 겐스이 층의 다다미 객실을 모두 경험했지만, 태생이 한국인이라 그런지 다다미 객실에서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심플리시티가 설계한 겐스이 층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발을 딛는 순간, 꼭 다른 공간에 온 것처럼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겼다. 불교 용어로 술을 뜻하는 '겐스이'를 중심으로 또 다른 의미인 짙은 검은색과 물을 인테리어로 풀어냈다. 오사카에 흐르는 강을 고요한 심해처럼 표현해 호텔이 추구하는 가치와 연결된다. 겐스이 층은 체크인 방식과 조식도 독특했다. '사보'라는 라운지로 들어가 일본 전통차 서비스를 받으며 체크인을 하고, 아침에는 정성껏 차린 벤토 형태의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객실 내 욕실은 동양식이었다. 어릴 적 엄마 따라가던 목욕탕처럼 의자에 앉아 편백나무 바가지로 물을 떠서 씻는 방식이다. 물론 샤워기도 있었지만 추억을 떠올리며 따뜻한 물을 몸에 끼얹으니 하루의 피로도 금방 날아갔다.
떠나는 날 아쉬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스파와 최후의 만찬은 아름다운 작별을 건네기 충분했다. 오전 시간 '더 스파'에서 누린 '아로마 블리스 트리트먼트'는 고질적으로 뭉쳐 있는 현대인의 근육도 단번에 풀어줬다. 스파 테라피스트가 제안하는 네 가지 아로마 오일 중 마음에 드는 걸 고르면, 그 오일로 1시간 동안 마사지하며 몸의 긴장을 완화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점심은 포시즌스 호텔 오사카의 대표 레스토랑인 장난춘으로 향했다. 헤드 셰프인 레이먼드 웡 와이 맨의 손길로 탄생하는 예술적인 딤섬과 광둥 요리를 순서대로 맛봤다. 금붕어를 표현한 새우 딤섬과 오리, 부추로 채운 우아한 백조 모양의 페이스트리는 입에 넣기 미안할 정도였다. 티 페어링을 함께 곁들였는데, 스파클링 티부터 보이차, 홍차까지 요리와 어우러지는 향긋한 조화가 꽤 근사했다.
공항으로 향하는 길, 영화 <인사이드 아웃> 속 기억 구슬이 생겨나듯 오사카에 대한 새로운 인상이 추가됐다. 저마다 이 도시에 대한 기억은 다르겠지만, 전에 없던 오사카를 만나고 싶다면 포시즌스 호텔 오사카는 좋은 선택이 되어줄 테다. 도심에서 살짝 벗어난 도지마 지구에 위치했으며, 근처에는 미술관과 박물관 관람이 가능한 나카노시마섬이 있고, 무엇보다 호텔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미식과 웰니스 시설로 가득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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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지수
Images 포시즌스 호텔 오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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