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한 이란, K-전력기기 '슈퍼 사이클' 새 뇌관 부상

진운용 기자 2026. 3. 2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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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대한전선·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일진전기 등 국내 주요 전력 인프라 업체들의 이란 공급 재개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 4주간 이어진 미군의 대대적인 공습에 이란 내 전력 및 용수 등 핵심 인프라가 큰 타격을 입으면서 향후 전개될 대규모 재건 사업이 한국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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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개 표적 타격에 인프라 큰 손상...휴전 후 천문학적 재건 필요
AI 열풍 이어 중동 특수까지..."수요 폭증에 공급 우위 지속"
효성중공업이 2025년 영국 스코틀랜드에 설치한 초고압변압기. [출처=효성중공업]

중동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대한전선·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일진전기 등 국내 주요 전력 인프라 업체들의 이란 공급 재개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 4주간 이어진 미군의 대대적인 공습에 이란 내 전력 및 용수 등 핵심 인프라가 큰 타격을 입으면서 향후 전개될 대규모 재건 사업이 한국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전력 시장에 따르면 한국 전력기기 업체들에게 이란은 2010년 이전만 하더라도 연간 수조원대 물량을 쏟아내는 핵심 수출국이었으나,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양국 간의 교역은 사실상 단절됐다.

그러나 관계 회복의 물꼬가 트인 것은 지난 2023년이다. 당시 한국에 동결돼 있던 이란 자금 약 60억 달러가 4년 만에 해제되면서 경제 협력 재개에 청신호가 켜졌다. 여기에 최근 발발한 이란 전쟁이 역설적으로 공급 재개 시점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군은 지난 한 달간 이란 내 1만여 개의 표적을 타격했고, 이 과정에서 이란의 핵심 상수도 시설과 변전소, 송전망 등 에너지 기반 시설이 심각한 타격을 입으면서 전력 인프라 재건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에너지 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예고하면서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발전소에 대한 타격을 오는 4월 6일까지 유예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낸 상태다. 만약 기한 내 협상에 진전이 없어 실제 공습이 발전소 본체로 확대될 경우, 이란이 감당해야 할 인프라 재건 비용은 천문학적 수준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이는 곧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케이블 등 전력망 구축에 필수적인 장비를 생산하는 한국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대한전선이 미국에서 케이블 포설을 하고 있다. [출처=대한전선]

현재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은 이미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슈퍼 사이클'에 진입한 상태다. 미국의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폭발하는 가운데, 생성형 AI의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증설이 전력 수요를 기하급수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AI 서버 한 대가 소모하는 전력은 일반 서버의 10배를 상회하며, 이는 전 세계적인 전력 설비 부족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1960~70년대 대규모로 구축된 미국의 인프라가 일제히 수명 한계에 도달하며 한국 기업들의 수주 잔고는 이미 수년 치가 꽉 차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발 재건 수요의 가세는 전력기기 업계의 호황기를 예상보다 길게 늘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동 지역의 인프라 훼손이 심각해 휴전 후 제품 공급이 시작되면 중동이 최우선 공급 지역으로 분류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물량이 한정된 상황에서 새로운 거대 수요처가 등장함에 따라, 현재의 공급자 우위 시장이 지속되며 슈퍼 사이클의 '연장전'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전력 기기 업계 관계자는 "중동 지역의 전력 인프라 훼손이 심각해 휴전 후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제품 공급이 이뤄질 경우 중동에 최우선적으로 제품이 공급될 것으로 보여 슈퍼사이클이 연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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