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프로포폴’ 장사한 강남 의사, 징역 4년 확정

오유진 기자 2026. 3. 2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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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압수수색 위법해 2심서 형량 줄어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 /뉴스1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를 환자들에게 불법 투약한 서울의 한 의사에게 징역 4년이 확정됐다. 당초 1심에서 징역 6년이 선고됐지만 경찰이 CCTV 영상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법적 절차를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 2심에서 형량이 줄었다.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보건범죄단속법 위반(부정의료업자) 및 약사법·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내과 전문의 문모씨에게 징역 4년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약 9억84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서울 강남에서 내과의원을 운영하는 문씨는 수면을 목적으로 찾아온 환자들에게 에토미데이트를 불법 판매하고 간호조무사들에게 환자의 요구대로 약물을 주사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문씨는 2019년 9월부터 2024년 9월까지 내원자 75명에게 총 5071회에 걸쳐 약 12억5410만원 상당, 4만4122.5ml의 에토미데이트를 판매하고 투약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건은 경찰이 별도의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압수한 병원 CCTV 영상을 증거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경찰은 다른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문씨 병원을 압수수색하던 중, 문씨와 간호조무사들이 다수 환자에게 에토미데이트를 불법 투약하는 장면을 발견했다.

1심은 “원래의 압수수색 영장 혐의를 수사하려면 필연적으로 다른 환자들의 영상도 나올 수밖에 없고, 이는 범죄를 증명하는 간접 증거로서 연관성이 있다”며 문씨에게 징역 6년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12억54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에서 형량이 징역 4년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9억8400만원으로 줄었다. 경찰이 압수한 병원 CCTV 영상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이 허락받은 목적과 무관한 영상을 우연히 발견했다면,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한 후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영장을 발부받아야만 그러한 정보를 적법하게 압수수색할 수 있다”며 추가 영장 없이 2주 이상 영상을 계속 확인한 행위는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CCTV 영상과 이를 토대로 특정된 일부 환자들의 투약 관련 증거는 배제됐고, 관련 부분 혐의는 무죄로 뒤집혔다.

대법원의 판단도 2심과 같았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 증거능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검사와 피고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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