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발전소 열흘 동안 안 때린다…“절박한 건 이란”
“떠나기 전 타격 목표 남아”…4월 중순 맞춰 종전 가능성 주목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만료 예정이던 이란 에너지 시설 공격 유예 시한을 열흘 더 연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통항 허용이라는 양보를 얻어냈다며 협상 타결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이란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최악의 악몽'을 겪게 될 것이라며 고강도 압박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정부의 요청에 따라 발전소 파괴 시한을 4월 6일 오후 8시로 열흘 중지한다"며 "현재 대화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이란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27일까지 5일간 발전소 및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유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한을 재차 연기한 것은 종전 협상을 위한 '외교적 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 행정부가 개전 초기 설정했던 '4~6주' 타임라인(4월 중순)에 맞춰 이란의 항복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황의 주도권은 여전히 워싱턴이 쥐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백악관 각료회의에서도 "합의를 절박하게 원하는 쪽은 내가 아니라 이란"이라고 강조했다. 협상 문을 열어두되, 이란이 핵 야망을 포기하지 않으면 군사 압박을 계속하겠다고 경고로 읽힌다.
그는 또 "내가 합의에 절박하다는데 그 반대"라며 "우리는 떠나기 전에 타격해야 할 다른 목표물들이 있다"고 말했다. 유예 기간 중에도 타격해야 할 다른 목표물들이 있다며 군사적 압박 수위를 늦추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란이 합의를 원하는 이유와 관련해선 "이란 정권은 이제 결정적인 패배를 인정하고 있고 국민에게 이것이 재앙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와 대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합의가 이뤄지면 호르무즈 해협은 개방될 것이라고도 했다.
협상 무대 뒤편에서는 종전안을 둘러싼 물밑 접촉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는 15개 실행 항목으로 구성된 종전 협상안을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이 전환점이며 더 이상의 좋은 대안은 없다는 점을 납득시킬 수 있는지 곧 보게 될 것"이라며 "가능하다는 강력한 신호들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서는 기밀 유지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이란은 미국 측의 종전안에 대해 "일방적이고 불공정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공격 시한인 4월 6일은 개전 6주차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합의에 대한 기대감도 감지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진에 전쟁을 당초 설정한 '4∼6주' 기간 안에 끝내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중 정상회담 일정을 5월 14∼15일로 재확정한 것도 '4월 종전' 구상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종전 의지와 군사적 위협을 동시에 담고 있어 협상 전망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이란이) 핵 야망을 영구 포기할 기회를 얻었지만, 그렇지 않으면 계속 박살 낼 것이고 이란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도 이번 유예가 이란 에너지시설에 대한 공격을 일시 중단하는 것이지, 이란에 대한 모든 군사행동의 중단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언급한 이란의 '큰 선물'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유조선 10척에 대한 통행 허용이었다고 전했다. 이란이 사실상 봉쇄해온 해협에서 처음 8척, 이후 2척을 추가해 10척의 통과를 허용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안전 보장을 위한 군사작전 참여에 소극적인 나토(NATO)에 대해서는 "매우 실망했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지적에 선을 그었다. 8년을 끈 이라크전처럼 '끝없는 전쟁' 수렁에 빠지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의 지적에 대해 그는 "장대한 분노 작전은 끝없는 전쟁이 아니며, 이란의 군사능력을 파괴하고 핵무기 보유를 막는다는 명확한 목표를 가진 결정적 작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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