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 아파트 급매 쏟아지자, 1.2조 규모 ‘갈아타기’가 잡았다[부동산360]
본지 ‘서울 내 자금조달계획서’ 입수
주식·코인 2400억 아파트 시장으로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가 예고되면서 서울 아파트 급매가 늘어난 가운데, 최근 한 달간 약 1조2000억원 상당의 ‘갈아타기’ 자금이 매수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또 대출 한도가 낮아지자 증여와 상속 등 ‘부모찬스’를 통해 집을 산 금액도 2600억원에 달했다. 주식과 가상자산 매각 대금도 약 2400억원 주택 매수에 동원됐다.
27일 헤럴드경제가 입수한 국토교통부의 ‘주택취득자금 조달 및 입주계획서(계약일 기준, 단독·다가구·연립·아파트 대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월 10일 이후부터 3월 15일까지 약 한 달간 서울 25개 자치구서 제출된 자금조달계획서는 총 5597건으로 집계됐다. 가장 높은 건수를 기록한 지역은 노원구(601건)였으며, 그 뒤로 은평구(416건), 강서구(397건), 성북구(373건), 송파구(361건), 양천구(320건) 등이 이어졌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2월 10일부터 개정된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그날 이후부터는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거래 계약을 체결하고 거래를 신고할 때 매수자 전원이 자금조달계획서와 입증 서류를 내야 한다.
자금조달계획 신고 내용에는 주식·채권 매각대금뿐 아니라 가상자산 매각대금이 새로 포함됐으며, 사업자대출 등 대출 종류와 해외자금 조달 내역까지 추가됐다. 정부는 이번에 바뀐 자금조달계획서 양식으로 사실상 주택 매수자의 모든 자금 경로를 낱낱이 살펴볼 수 있게 됐다.
새로 시행된 자금조달계획서 내역을 뜯어보니, 최근 한 달 다주택자의 급매물이 시장에 풀리며 체결된 과반 이상의 거래가 ‘갈아타기’로 추정됐다. 전체 자금조달계획서 중 가장 많은 건수를 차지한 매수자의 자금 출처는 ‘부동산 처분대금’으로, 기존의 주택(토지 포함)이나 임대보증금을 처분해 자금을 마련했다는 자금조달계획서가 3588건(64.1%)에 달했다.
부동산 처분대금 중 주택·토지 처분대금이 약 1조2661억원에 해당했고, 임대보증금(취득주택 외)도 5157억원 포함됐다. 기존 주택이나 전셋집을 처분하고 집을 산 이들의 금액이 총 1조7818억원에 달한 것이다. 이는 ▷금융기관 대출 ▷주식·채권 매각대금 ▷가상자산 매각대금 ▷증여·상속 ▷외화 등 다른 출처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가장 많은 부동산처분대금이 흘러들어간 서울 지역은 송파구(1461억원)로 집계됐다. 그 다음은 양천구(984억원), 노원구(929억원), 동작구(673억원), 영등포구(672억원) 순이었다. 대단지 및 재건축 아파트가 밀집돼 있는 송파구의 경우 타 지역발(發) 상급지 이동이나 동일지역 내 갈아타기 수요가 쏠린 것으로 보인다.

자금조달계획서에 대출을 기입한 매매는 3456건으로, 전체 61.7% 수준이었다. 이들이 기입한 총 금융기관 대출액은 1조1823억원으로, 1인당 평균 대출금액은 3억4200만원이다. 15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15억 초과 시 4억원, 25억 초과 시 2억원)으로 제한되고, 서울 전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선정됨에 따라 주택담보비율(LTV)이 40%로 제한되자 평균 대출 금액도 약 3억원대에 머무른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시장에 흘러간 증여와 상속 금액은 약 3000억원에 달했다. 자금조달계획서에 증여·상속을 기재한 건수는 약 1308건(23.4%)으로 증여 금액은 2576억원, 상속 금액은 28억원을 기록했다. 증여와 상속 금액 자체는 대출 규모 대비 적지만, 건당 평균 증여·상속 금액은 약 2억원에 달했다. 정부가 고가 주택을 겨냥해 주담대 한도를 규제하자 직계존속과 타인 등을 가리지 않고 증여를 받은 이들이 급증한 때문으로 해석된다.

서울 집에 들어간 주식·채권을 매각 대금도 2000억원을 넘겼다. 주식·채권을 매각한 이는 총 1176(21%)건으로, 매수자들은 한 달간 약 2360억원의 주식을 팔아 집을 샀다. 정부가 주택 시장으로 쏠리는 자금을 주식시장에 보내 기업성장을 유도하고자 강력한 주주친화 정책을 시행한 가운데, 주식을 팔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매수)’에 나선 이들이 1인 평균 2억원의 주식을 팔아 부동산을 매입한 것이다.
신고 내용에 새로 포함된 가상자산을 매각해 주택 매수에 나선 이는 총 57건(1%)으로, 서울 부동산에 들어간 코인 대금은 약 63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규모는 작지만, 인당 약 1억원 이상의 자금을 코인을 팔아 동원했다. 약 2900만원의 외화를 신고한 이도 1건 있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 달 서울에서 집을 산 이들의 절반 이상이 ‘부동산 처분’ 자금을 끌어온 데 대해, 주택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무주택 실수요자의 구매력이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무주택자는 전세보증금 등 자기자금과 금융기관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규제 등으로 한계가 생겼다”며 “‘내 집 마련’이 더 멀어진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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