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논란보다 주목할 건, 불안한 시대에 그들이 건넨 메시지 [매경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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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이 열린 뒤 며칠이 지났다.
수없이 쏟아지는 말들 속에서, 음악으로 말하는 아티스트로서의 BTS는 뒤로 밀려났다.
그렇다면 새 앨범을 들고 온 BTS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무엇일까.
BTS는 이번 무대에서 자신들이 얼마나 거대한 존재인지를 다시 증명하려 하기보다, 왜 다시 노래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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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는 흐려지고 논란만 커져
“흔들리는 자신을 온전히 껴안고
불안해도 앞으로 나아가자“
BTS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음악에 대한 평가부터 갈렸다. 누군가는 ‘다이너마이트’처럼 단번에 귀에 꽂히는 쾌감이 부족하다며 실망스러워했고, 다른 누군가는 초창기 방탄소년단의 결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훨씬 세련되고 깊어졌다며 환호했다. ‘아리랑’으로 상징되는 한국적 요소의 접목 역시 논쟁의 대상이었다. 한쪽에서는 “맥락없이 그냥 얹어놓은 수준에 가깝다”고 혹평했고, 다른 쪽에서는 “한국적 뿌리를 강조하며 새로운 음악적 영역을 탐구했다”고 옹호했다. 관객 수는 어디서 추산했느냐에 따라 4만 6000명이 됐다가 10만 4000명이 됐다. 공권력의 과잉 통제에는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주장과 “축제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주장이 맞섰고, 광화문 광장을 놓고도 K팝 성지 탄생에 대한 기대와 시민 모두의 공간을 사유화했다는 비판이 교차했다.
모두가 BTS를 바라봤지만, 각자가 바라보는 BTS는 달랐다. 자신이 원하는 BTS의 모습을 정해놓고 그 틀 안에 BTS를 끼워 맞췄다. 누군가에게는 K팝과 K컬처의 위상을 드높여 대리만족을 선사하는 영웅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수조원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수출 역군이자 국가 브랜드의 첨병이었다. 수없이 쏟아지는 말들 속에서, 음악으로 말하는 아티스트로서의 BTS는 뒤로 밀려났다. 오랜 준비 끝에 완전체 활동 재개의 첫발을 내디딘 그날, 그들은 “크고 작은 불편함을 감내해 주신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렇다면 새 앨범을 들고 온 BTS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 답에 가장 가까운 곡은 타이틀곡 ‘스윔(SWIM)’일 것이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이 곡은 ‘삶의 여러 물결 속에서도 계속 앞으로 헤엄쳐 나가려는 결의’를 중심에 둔다.
리더 RM이 쓴 가사에는 큰 성공 이후의 혼란과 음악적 고민, 외로움과 세상의 기대가 주는 부담이 짙게 배어 있다. “엉망인 세상은 끝난 줄 알았는데, 나는 여전히 이 미친 세상 속에서 눈을 떠 / 세상 어디에 내가 숨 돌릴 수 있는 곳이 있는지 말해줘 / 이 나쁜 세상 속에서 나만 착한 척을 하고 있네 /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 난 깊은 곳에 빠져 있는데, 도대체 넌 어디 있는 거야.”
그러나 노래는 불안을 토로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겁먹지 말고, 물속으로 들어와 함께 헤엄치자고 손을 내민다. “난 그저 뛰어들고 싶다”는 반복은 도피하고 싶다는 체념이 아니라 두려움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다짐이다. “바닥을 박차고 올라가 난 절대 겁먹지 않아 / 해변에 머물던 나지만 이제는 바다 전체를 누빌 준비가 됐어 / 거센 파도가 밀려오는 게 느껴져 / 왜 도망가려 해? 차라리 이 안으로 뛰어들어.”
이 구절은 개인의 불안이나 팬들을 향한 위로를 넘어 사회적 메시지로도 읽힌다. 불안과 혐오, 분열, 전쟁과 재난이 일상이 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회피보다 직면을, 냉소보다 참여를 택하자고 건네는 말처럼 들린다. “난 그저 뛰어들고 싶다”는 반복 역시 확신이 없어도, 조건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발걸음을 떼겠다는 용기의 언어로 해석할 수 있다.
BTS는 이번 무대에서 자신들이 얼마나 거대한 존재인지를 다시 증명하려 하기보다, 왜 다시 노래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소음들을 잠시 뒤로 하고 그들이 꺼내 놓은 메시지에 귀를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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