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수상

고희진 기자 2026. 3. 2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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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 2024년 12월 노벨문학상 수상 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상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강(55)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영어판(영어제목 ‘We Do Not Part’)이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받았다. 소설 부문에서 한국 작가의 작품이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5년 출간 도서 시상식에서 이예원과 페이지 모리스가 번역한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영어판을 소설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이날 한강 작가의 소설과 함께 후보에 오른 작품은 캐런 러셀 <해독제(The Antidote)>, 케이티 기타무라 <오디션(Audition)>, 솔베이 발레 <부피 계산에 관하여 3(On the Calculation of Volume(Book III)> 앤절라 플러노이 <야생지(The Wilderness)> 등이었다.

한국 작가의 작품이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받은 것은 최돈미 시인이 번역해 2023년 출간한 김혜순 시인의 시집 <날개 환상통>(영어제목 ‘Phantom Pain Wing) 이후 두 번째이자 소설 부문 최초 수상이다.

NBCC는 <작별하지 않는다>(‘We Do Not Part’)를 수상작으로 발표하며 “제주 4.3 사건의 여파가 남긴 트라우마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며 “상실 속에서 창조와 진실에 대해 천착한 고찰”이라고 평했다. 이어 “이 예술적인 소설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압도적인 꿈처럼 긴 여운을 남긴다”고 덧붙였다.

한강은 이날 시상식에 참여하지 못해 책을 펴낸 호가스 출판사 측에서 대리 수상했다. 한강 작가는 출판사 편집장이 대독한 소감에서 “이 책을 위해 내 모국어인 한국어에서 영어로 놀라운 연결을 만들어준 두 번역자, 이예원과 페이지 모리스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여전히 우리들 안에 깜빡이는 빛이 존재한다고 믿고 싶다. 그리고 그 빛을 굳건히 붙들고 앞으로 나아가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의 비극과 인간의 고통을 세 여성의 시선을 통해 시적인 언어로 그려낸 작품이다.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등과 함께 한강 작가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책은 2021년 국내 출간된 이후 중국, 프랑스, 네덜란드, 일본 등 세계 여러 국가에 번역 소개됐다.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2024), 일본 요미우리문학상 연구·번역 부문(2025)등을 수상했다. 지난해 1월 이예원과 페이지 모리스의 공동 번역으로 펭귄랜덤하우스의 임프린트 호가스에서 영어권에 소개됐다.

한강은 국내 출간 당시 기자회견에서 소설의 제목에 대해 “작별하지 않겠다는 각오, 그것이 사랑이든 애도든 어떤 것도 종결하지 않겠다는, 끝까지 끌어안고 걸어 나아가겠다는 결의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은 사랑이라는 생각을 (전작인) <소년이 온다> 이후로 하게 되었고, 이 소설을 쓰면서 더 깊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NBCC는 미국의 언론·출판계에 종사하는 도서평론가들이 1974년 뉴욕에서 창설한 비영리 단체다. 1975년부터 매년 그 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영어로 쓰인 최고의 책을 선정해 시·소설·논픽션·전기·번역서 등 부문별로 상을 준다.

작가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영어판(영어 제목 ‘We Do Not Part’). 사진 펭귄랜덤하우스

☞ “죽음에서 삶으로 나오도록 나를 구해준 소설”
     https://www.khan.co.kr/article/202109072142055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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