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대신 국가대표 훈련장으로 활용”…정선알파인경기장 활용 방안 제시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회장 최홍훈)가 평창동계올림픽 유산인 정선알파인경기장을 국가대표 전용 훈련장으로 상시 활용하는 방안을 공식 제시했다.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는 26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정선알파인경기장 국가대표 훈련장 활용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기장을 국가대표 훈련 거점으로 운영하는 구체적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간담회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설상 종목이 사상 처음으로 금·은·동메달을 모두 획득한 직후 마련된 자리로, 성과의 기반이 된 훈련 인프라 문제를 정책 과제로 연결하기 위한 자리다.
협회는 간담회에서 선수들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국내 훈련 인프라 부족 문제를 강조했다. 선수들은 국제 규격 코스를 상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경기력 유지와 직결된다고 입을 모았다.
2026 밀라노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은메달리스트 김상겸은 “올림픽 무대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결국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훈련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국제 규격 코스를 상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훈련장은 국내에서 사실상 정선알파인경기장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김상겸은 또 “현재 구조에서는 해외 전지훈련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고 이는 시간과 비용, 훈련 효율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며 “국내에 안정적인 훈련 거점이 확보되면 선수들이 시즌 내내 일정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고 이는 곧 경기력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스노보드 빅에어 동메달리스트 유승은 역시 훈련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승은은 “꿈나무 시절부터 해외 훈련을 해야 하는 현실은 비용 부담이 크다”며 “정선알파인경기장과 같은 훈련장이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면 적은 비용으로도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고 후배 선수들에게도 세계 무대를 준비할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체육회 김나미 사무총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국제 규격 활강 경기장이 존재한다는 점이 중요한 요인이었다”며 “정선알파인경기장은 올림픽 유산이자 동계스포츠 경쟁력 유지를 위한 핵심 자산으로 반드시 보존돼야 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날 정선알파인경기장을 국가대표 훈련장으로 상시 운영하는 방안을 공식화했다. 류제훈 협회 국장은 “막대한 국민 세금이 투입된 시설이 올림픽 이후에도 지역사회와 동계스포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취지의 올림픽 지원위원회 조항이 있었음에도 충분한 공론화 과정 없이 철거 결정이 내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는 4월 15일부터 철거가 진행될 경우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협회는 끝까지 철거 중단과 경기장 존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 국장은 또 문화체육관광부와 산림청 간 책임 공방도 문제로 지적했다. 올림픽 유산 관리 주체와 부지 관할 기관 사이의 정책 조율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국 선수들과 지역사회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협회는 중앙정부 차원의 명확한 정책 정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재민 심판위원장은 “한국은 김상겸, 유승은, 최가온 등 세계적 수준의 설상 선수들을 보유한 국가”라며 “전용 경기장이 없는 상황이 지속되면 종목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조성된 인프라를 철거한 뒤 다시 복원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며 정책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선알파인경기장은 전체 약 59만㎡ 부지 가운데 유전자 보호구역을 제외한 약 27만㎡ 규모로 조성된 국제 규격 알파인 경기장이다. 협회는 이 시설을 국가대표 훈련뿐 아니라 국제·국내 대회, 기술 검정, 스포츠 관광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에 따르면 경기장은 연간 약 57일 이상의 이벤트 운영과 함께 국가대표 훈련 등 추가 60일 이상의 활용이 가능하다.
협회는 “선수들이 체감하는 훈련 인프라의 중요성이 이번 간담회를 통해 다시 확인됐다”며 “정선알파인경기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위한 필수 인프라”라고 밝혔다. 이어 “오는 4월 15일 예정된 철거 이전에 정부와 관계 기관이 긴급 협의를 통해 철거 중단과 국가대표 훈련장 지정 등 실행 가능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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