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전소 공격유예 10일 연장"…이란 "협상은 기만술"(종합2보)
이란 "美종전안 거부·5개 요구조건 제시"…美, 지상전 준비 구체화 정황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발전소 공격 계획 보류를 열흘 연장하며 협상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이란 정부는 미국이 제안한 15개 항 종전안을 '기만술'로 간주해 거부하고 자체적인 종전 조건을 제시했다.
양측의 기싸움 속에 협상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 결렬에 대비해 '최후의 일격'(final blow)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긴장이 유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오후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 정부의 요청에 따라 4월 6일 월요일 오후 8시(미 동부시간 기준)까지 (이란의) 에너지 발전소 공격을 10일 연기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3일 '48시간 통첩'을 거두고 '5일 공격 유예'를 발표했는데, 유예 기간을 이틀 정도 남기고 이를 재차 연장하면서 외교적 해결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그는 "가짜뉴스 미디어 등의 잘못된 발언에도 불구하고 (협상이)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상을 애걸하는 쪽은 내가 아니라 이란"이라며 "이란과 매우 실질적이고 중대한 회담이 진행 중"이라고 재확인했다.
이란산 원유 통제권을 장악하는 것도 선택지 중 하나라며 압박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배들에 통행료를 징수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도 이날 이란이 평화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강력한 징후가 포착됐다며 "탈출구를 찾고 있는 이란이 더 유리한 선택지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이번 초기 단계의 회담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 정부는 이날 미국이 파키스탄을 통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15개 항의 종전안을 거부하고 자체적인 종전 조건을 제시했다.
이란 타스님 통신과 국영 매체들은 이날 보도에서 이같이 밝히고 정부가 미국의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역제안은 크게 5가지로 구성돼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 인정을 골자로 한다.
아울러 이란은 △미국·이스라엘의 모든 공격·암살 즉각 중단 △전쟁 재발 방지 구체적 보장책 △전쟁 피해 명확한 배상 △역대 친이란 저항세력을 포함한 전면적 종전을 요구했다.
특히 이란은 미국의 협상 제안 자체를 신뢰하지 않으며 이를 '제3의 기만술'로 간주하고 있다고 타스님 통신은 전했다.
이란의 한 소식통은 미국이 협상을 내세워 평화적인 이미지를 연출하고, 국제 유가를 안정시키며, 그 뒤로는 이란 남부에 대한 지상군 침공을 준비할 시간을 벌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에 전달된 미국의 제안은 15개 항으로 구성됐다. △모든 우라늄 농축 활동 중단 △기존 농축우라늄 대외 이관 △미사일 사거리 제한 △역내 대리 세력 지원 중단 등이 핵심으로 알려졌다.
앞서 익명을 요구한 이란의 고위 관리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미국의 제안은 일방적이고 불공정하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협상 결렬에 대비해 4가지 대규모 군사 작전 선택지를 준비 중이라고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첫 번째는 이란의 핵심 석유 수출 기지 하르그섬을 침공하거나 봉쇄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요충지인 라라크섬 침공이다.
이 밖에도 아랍에미리트(UAE)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아부무사섬 등 3개 섬을 점령하거나, 호르무즈 해협 동쪽에서 이란산 원유를 수출하는 선박을 나포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미군이 이란 내륙 깊숙이 침투해 이란이 핵 시설 안에 보관해 둔 고농축우라늄을 확보하는 지상작전 계획 또한 준비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하지만 이런 계획은 전쟁을 끝내기보다 오히려 대규모 중동 전쟁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시나리오를 택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백악관 당국자들은 지상군 투입 가능성과 관련해 "가정적인 것"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의 협상 제의에 불신을 내려놓지 않고 있는 이란은 미국의 기습 공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경계를 높이고 있다. 미 해병대의 하르그섬 상륙 작전에 대비해 지뢰와 대공미사일을 추가 배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적들이 역내 한 국가의 지원을 받아 이란의 섬 중 하나를 점령하려는 작전을 준비 중이라는 첩보가 있다"며 "어떤 행동이라도 감행한다면 그 나라의 모든 핵심 기반 시설을 무자비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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