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일제히 급락… 이란戰 개전 후 최대 낙폭
브렌트유 5.66% 급등 108달러 육박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이 벌이는 전쟁이 길어지면서 휴전 협상을 향한 회의론이 시장을 덮쳤다. 국제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고 미 국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26일(현지시각)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69.38포인트(1.01%) 하락한 4만5960.1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 S&P500지수는 1.74% 내린 6477.16을 기록했다. S&P500지수가 기록한 하락 폭은 미국과 이란 전쟁이 시작한 이후 가장 큰 수치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지수는 2.38% 급락한 2만1408.08에 장을 닫았다. 나스닥 지수는 최근 기록한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이른바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통상 주가가 고점 대비 10% 넘게 빠지면 시장에서는 상승 동력을 잃고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로 판단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란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라고 압박하며 마감 시한을 다음달 6일로 연장했다. 이후 이란과 진행하는 협상이 “아주 잘 흘러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동시에 “군사 행동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같이 내놓으면서 두 나라가 외교적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분위기다.
이란 역시 타협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란 당국은 전쟁 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타결 조건으로 내세우며 투자자 불안을 키웠다. 이날 일부 외신은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중동발 불안은 곧바로 국제 유가 폭등을 불렀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하루 만에 5.66% 급등하며 배럴당 108.01달러로 치솟았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4.61% 오른 94.48달러를 기록했다. 유가가 오르면 물가가 덩달아 뛴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글로벌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38%까지 올랐다. 국채 금리 상승은 기업이 부담해야 할 대출 이자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특히 빚을 내어 미래 성장에 투자해야 하는 기술 기업에 큰 부담을 준다.

유가와 금리 동반 상승은 뉴욕 증시를 이끄는 거대 기술 기업 매그니피센트 7 주가를 일제히 끌어내렸다. 7개 기업을 묶은 지수는 지난 8월 말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메타 플랫폼스는 미성년자 소셜미디어 중독 관련 재판에서 불리한 판결을 받으며 7.7% 폭락했다.
반도체 기업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구글 연구진이 인공지능(AI) 구동에 필요한 메모리 용량을 대폭 줄이는 새로운 기술을 발표하면서 칩 수요 감소 우려가 불거졌다. 이 여파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6.97% 급락했고 , 아시아 시장에서 SK하이닉스 주가마저 장중 동반 하락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리졸츠 웰스 매니지먼트 조시 브라운 최고경영자(CEO)는 기술주가 더 이상 안전 피난처가 아니라고 꼬집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단순한 원유 수송 문제를 넘어 기술 기업에 필수적인 자원 공급망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악재라고 설명했다.
시버트 파이낸셜 마크 말렉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이 유럽중앙은행(ECB) 금리 인상 가능성과 트럼프 대통령이 시사한 군사 충돌 확대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유가 상황이 길어지면 결국 시중 금리를 자극해 성장주 가치를 훼손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롭 카피토 사장은 투자자들이 전쟁이 품은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전쟁이 끝나더라도 망가진 공급망이 원래 상태를 회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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