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팔사팔 개미들, 저희야 감사하죠”…하루 수수료만 몇백억 번다는데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2026. 3. 2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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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여파 증시 급등락
일평균 거래대금 60조달해
한주에 순익1천억 넘을때도
미래·한투證 순익 4조 전망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81.75포인트(3.22%) 내린 5460.46으로 장을 마쳤고, 코스닥도 22.91포인트(1.98%) 내린 1136.64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환율은 1500원을 돌파했다. [뉴스1]
중동 전쟁 여파로 코스피 변동성이 심해지는 상황에서도 투자자 예탁금이 120조원에 달하는 등 증시 거래가 활발한 모습이다. 증시 활황에 주요 증권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역대급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일부 대형 증권사는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매주 수백억 원 규모의 순이익을 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 거래가 많을 땐 일주일 순익이 1000억원 이상인 증권사도 있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 올해 연간 순이익이 3조원을 넘어 4조원에 달하는 곳도 나올 수 있을 전망”이라며 “증권업의 구조적 변화도 이뤄지고 있어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미 증권사 실적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작년 국내 61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총 9조6455억원으로 전년 대비 38.9% 급증했다. 국내 증시 호황 속에서 주식 거래가 폭증하며 수탁수수료가 대폭 늘어난 게 주효했다.

주식 거래 증가는 증권사 수탁수수료 수익과 직결된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이 업계 최초로 순이익 2조원을 넘어섰으며 미래에셋증권이 1조5935억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 키움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도 순이익이 1조원을 넘었다. 리테일 사업 비중이 높은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5935억원으로 전년 대비 72% 급증했다.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20조원 안팎에서 움직였지만 지난해 10월 이후 약 35조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는 더욱 가파르게 늘어나 60조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주식 거래 활동 계좌 수는 올해 들어서만 350만개 이상 늘어나 사상 처음 1억개를 돌파했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월 27일 역대 최초로 100조원을 돌파했고 현재 120조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수가 등락을 반복하는 변동성 국면에서도 거래는 활발하다. 전쟁 발발로 코스피가 하루 만에 12% 하락한 지난 4일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124조원, 투자자 예탁금은 132조원으로 각각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식 거래가 늘어나자 증권주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피가 약 30% 상승하는 동안 KRX증권 지수는 약 72% 폭등하며 전 업종 중 가장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통상 코스피가 상승하면 증권업종 지수도 상승하는 경향이 있지만, 정책 호재에 시장 수익률을 압도한 것이다.

정부가 상법 개정과 주주 환원 확대 등 증시 활성화 정책을 내놓으며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부동산 규제 강화로 가계자금이 증시로 흘러들어와 증권업종 전반의 수익 증대와 구조적 재평가도 이뤄질 전망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의 증가는 증권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에 큰 영향을 주고 개인투자자의 증가는 신용공여 이자 수지 확대로 연계된다”며 “지난해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증권업종의 올해 이익 증가 모멘텀은 다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상인증권은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을 지난해의 2배 수준인 52조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현수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증시 활성화 정책이 주주가치 제고 기대를 높이며 가계 유동성이 예탁금·상장지수펀드(ETF)로 유입되기 쉬운 환경이 형성됐다”며 “거래대금이 유지되는 한 증권업 실적 개선으로의 연결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짚었다.

단순 수수료 수익을 넘어 증권사의 기초체력(펀더멘털) 자체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 사업자가 늘면서 증권사가 직접 자금을 조달해 운용할 수 있는 실탄이 풍부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이 IMA 사업 인가를 획득했다. 발행어음 사업 역시 키움·하나·신한투자증권이 합류한 데 이어 삼성·메리츠증권이 신청을 마쳤다.

자기자본 대비 IMA는 300%, 발행어음은 200%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해 이들 사업자가 모두 확정되면 연내 약 100조원의 자금이 자본시장에 추가로 공급될 전망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대형 증권사들이 IMA와 발행어음 사업을 통해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하면서 투자 매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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